D-26 Log
하루의 끝에 쓰는 이 기록이 언젠가 뒤돌아 볼 때 그날을 생각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런 말이 있다. 음식은 추억으로 먹는 것이라는 말, 우리가 흔히 먹는 찌개, 고기와 같은 음식들은 우리의 이야기가 서려있다. 할머니가 끓여준 된장국, 어머니가 해주신 계란찜과 같이 말이다. 그래서인지 도전과 색다른 것들을 추구하는 나도 새로운 음식에 대해 도전하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다. 파스타, 리조또와 같은 것들도 잘 즐겨 먹지 않는 편이다. 거의 한식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고 있다.
글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써왔던 글을 탈피하는 것은 어렵다. 새로운 것을 들여오더라도, 결국 내 글에 잘 녹여내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결국, 온전히 나의 생각을 드러내고, 가치관을 담고 있는 것이 글이다. 그래서 글마다 묻어있는 감성이 다르다. 나는 어떤 감성이 들어있을까?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일까?라는 물음을 오늘도 던져본다.
매일 글을 쓰지만, 쓰는 작업이 순탄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나, 그렇게 인고의 과정을 거쳐 쓰다 보면, 오늘도 썼다!라는 뿌듯함이 자리 잡고 있다. 매일을 쓰고, 매일을 읽지만, 매일 다른 것들로 나를 담아낼 수 있게 앞으로도 사유하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