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8 log
쓸수록 선명해지는 건, 빈자리였다. 글을 쓰다가 빈자리가 생기면 조사, 부사 등을 써어 넣곤 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그 자리에는 빈자리가 어울리니 말이다.
쓸수록 선명해지는 건, 해석이었다. 해석이 난해한 책들을 보면, 어렵다고 느낀다, 결론이 없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해석은 분명히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신념과 지조 있는 사람을 보고 매력적이라고 느끼 듯 말이다.
쓸수록 선명해지는 건, 확신이었다. 이 글을 써야겠다!라는 확신이 브런치에 수많은 글을 창작하게 했다. 그것은 누군가의 원함도 있었지만, 분명 어딘가에 글을 쓰는 나의 원함도 담겨 있음을 본다.
쓸수록 선명해지는 건, 기억의 완성이었다. 가끔 힘들었던 일, 아팠던 일로 끝날 일들이 누군가에 삶에든 찾아온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의 기억에는 ‘왜?’라는 물음에 답이 달린 기억의 완성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쓸수록 선명해지는 건, 나 자신이었다. 모든 것들은 나를 둘러싼 일, 내가 겪고 있는 경험, 등이다. 아무리 전문서적이라고 해도, 논문이라는 객관적 글쓰기가 바탕이 되더라도, 절대적인 객관성은 없다.
그렇기에 쓸수록 점점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명확히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