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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Dec 01.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79

87억짜리 바나나의 맛

Maurizio Cattelan(Italy,1960)

"Comedian" (2019)

2019년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에 처음 등장해 12만 달러 (한화 약 1억 7천만 원)에 팔린 개념 미술 작품 "코미디언", 미술 시장 현실을 조롱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87짜리 바나의 맛







눈 오니 강아지가 나가겠다고

끙끙거린다





"오늘 같은 날은

밖에 나가면 큰일 나

집에 콕 박혀 있어야 해!"





"부르릉~! 르릉~~!"





고요한 아침

적막을 깨고





눈에 바퀴가 박힌 오토바이의

헛도는 소리가 요란한데





밖에 나가면 큰일 날 날에

밖에 나갔어야만 하는

저 배달기사는





어떤 연고로

저리도

고단한 인생일까





아침 뉴스를 둘러보던 중





테이프로 벽에 붙인

유명 바나나 설치 작품을





약 87억 원에 낙찰받은 암호화폐 사업가가





바나나를 먹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다른 바나나보다 훨씬 맛있다."면서

웃었다는 기사가 유독 눈길을 끄는데





언젠가 아들은 물었다

"엄마, 가난한 사람은 왜 가난해?"





젊을 땐 답이 쉬웠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답은 계속 어려워만 지고





험지에 태어난 누군가는

태어나기 전부터 저가 원한 건 아닐 터





그러니





아무리 고매한 직업으로 성공해도

저만 잘 먹고 잘 산다면





우린  

"잘 나가 돼지" 되는 건 아닐까





"아들,

엄마는 네 꿈이

건물주가 아니라 너무 좋아."





저마음이 많이 어지러웠던지





아들은

심리학을 공부해보고 싶다 한다





성공 버는 어른 말고

멋지게 쓰는 어른이





우린 뭐 내가 잘나서

이 궂은날 집에 있니





뭐든 필시 공으로 받았으니

값없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인두겁을 쓰고 사니

가면 값은 내 하는 법





그나저나 저 배달 기사저씨

오늘 공치는 건 아닌가 모르겠





남의 바퀴가 가슴에서 헛돌아

자꾸 창밖을 내다본다





Michael Jackson - Heal The World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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