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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Doh Aug 08. 2024

인사 배틀

에휴,, 천사가 되고 말지,,,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 손님이 카운터로 와서 인사를 건넸다.

“Hi”

상냥하게 답했다.

“Hello”

그녀는 다시 인사를 했다. 약간의 힘을 주며,

“Hi”

나는 약간 당황하며 다시 답했다.

“Hello”

그녀는 이제 눈까지 힘을 주며 더욱 강한 어조로 말했다.

“Hi”

나는 어이없는 웃음을 띠고 큰 소리로 답했다.

“HELLO”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그저 상냥하게 아침 인사를 건넸을 뿐인데,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작은 분노를 일으키게 만든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이른 아침부터 과하게 진한 화장을 하고 나타난 그녀는 적개심으로 무장한 듯했다.


기분 좋은 아침, 잔잔하고 평화로웠던 바다에 갑자기 성난 파도가 들이닥쳤다. 그럼에도 나는 약간의 흔들림만 있었을 뿐, 파도에 휩쓸릴 만큼 큰 요동은 치지 않았다. 이렇게 또 나는 초연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익힌다.


10년 가까이 일하며 처음 마주한, 인사를 세 번씩이나 무섭게 건넨 그녀.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던 오늘, 남은 하루 동안 나는 엔젤이 되기로 했다.

우하하하하하.


Life is fun! fun! fun!

발음에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다간 Life is f***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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