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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련일기 Nov 28. 2021

요즘 어때?

#015 요즘 어때? (근황 TMI)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서로 얼굴을 보기 힘들어지면서 SNS로 “잘 지내?” 묻는 날이 많아졌는데요. 
단련 일기 멤버들도 하반기가 되면서 어쩐지 너무 바빠져서 서로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이번 11월 단련 일기는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써본 TMI 특집입니다. 
단련 일기 인스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로 받았던 질문에 대한 답도 있어요. 
재미있게 봐 주세요. :-) 

Q. 오늘 몇시에 일어났어?

수련 : 눈을 뜬 건 9시 쯤, 몸을 제대로 일으킨 건 10시 10분. 이번 주 저녁 내내 일정이 있어서 피곤했는지 몸이 일어나는 걸 거부하더라고. 빨래가 밀려서 오늘 아침엔 빨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시간쯤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가 겨우 일어나서 세탁기 돌림

연습 : 예전에는 8시쯤 책상에 앉았는데 요즘은 일찍 눈이 떠져도 책상에 앉으면 9시~10시인 것 같아. 커피 한 잔을 내려서 책상에 앉아. 멍하게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네. 

집중 : 8시. 어제는 7시 반에 일어나서 요가 했는데, 오늘은 주말이니까 요가 안 하고 그냥 차를 마셨어. 원래 커피를 마시는데 춥기도 하고 조금 기분이 우울해서 버베인이랑 세인트 존스 허브를 같이 우려서 마셨지. 주말엔 주중에 안 하는 일을 하고 싶달까.


Q. 오늘 뭐했어?

수련 : 세탁기 돌려놓고 식물에 물 한 번씩 주고, 앙꼬 화장실 치우면서 쓰레기도 봉투에 모았어. 주로 일요일에 종량제 쓰레기 버리거든. 당근에 오래 올려놔도 안 팔리던 물건이 있었는데 갑자기 근처로 갈 테니 에누리 해달라는 연락이 와서 오늘 아침에는 당근 거래도 했어. 빨래 널다가 시간이 후딱 간지도 몰라서 양말은 제대로 널지도 못하고 후다닥 역으로 가서 당근하고 점심 먹으러 오는 집중씨 만남.

오후에는 은행나무 보러 성균관대학교 안에 있는 명륜당(문묘)에 갔어. 거기에 500년 된 엄청 큰 은행나무가 있거든. 성균관대학교 쪽 골목을 들어가는데 10년 전에 여기 지나다녔던 생각이 갑자기 몰려와서 기분이 이상했어. 여기 은행나무도 10년 만에 본 거 같아. 그 사이 유명해졌는지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고, 바글바글한 은행잎 아래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구경했어.

연습 : 최근 몇 개월간 주말 없이 일했는데, 이번 주에 드디어 더이상 새로 잡을 시안이 없는 상태가 되었어! 오랜만에 마음 편히 쉬었지. 미용실도 가고, 병원도 가고, 사람들도 만났는데 이틀 만에 지쳐서 오늘은 집에 있었어. 빨래하다가 잠들고 그랬네. 오랜만의 휴일이라 좋아. (사실 오늘은 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그냥 쉬었어!) 

집중 : 토요일이라 쉬엄쉬엄 보낼 줄 알았는데, 프로젝트 결과 보고서도 써야 하고 점심땐 수련 네 들러서 물건도 돌려주고 밥도 같이 먹고, 오후엔 근처에 내가 참여한 마을 축제 프로그램 진행 돕다가, 그러고 나서 온라인 회의도 하고...(휴) 은근해야 할 게 많은 날이었어. 근데 다니는 길에 단풍이 아름다워서 기분이 썩 괜찮았어.


Q. 오늘 뭐 먹었어?

수련 : 점심은 또띠아랩이랑 피자, 그리고 콤부차

집중씨 받은 비건꾸러미로 야채와 각종 재료가 가득 생겨서 점심에는 그걸로 또띠아랩이랑 피자 만들어 먹었어. 먹다가 중간에는 엊그제 만들어 두었던 마라탕도 한 국자 했고. 한 달 전에 만들어 뒀던 콤부차도 한 잔 짠짠. 

저녁에는 스콘이랑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요기티(yogi tea)

연습 : 이런..! 생각해보니 오늘은 점심에 컵라면이랑 햇반을 먹은 게 전부야. 저녁은 카페에서 아인슈페너. 뭐 좀 먹어야겠다! 

집중 : 성미산 마을 축제 비건 요리 프로그램에서 받은 재료로...(앗. 위에서 수련이 이미 얘기했네!) 아무튼 수련 네 집에 가서 같이 요리해 먹었는데 혼자였으면 아마 이렇게 안 해 먹었을 거야. 같이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거 같아. (연습이도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Q. 술 좋아해? 주량은?

수련 : 여름에 매실주 만들어 둔 게 있는데 자주 마시고 있어. 모임이 있거나 여행 갈 때도 챙겨가서 한 잔씩 친구들하고 같이 먹고 있는데 다들 맛있다고 해줘서 좋아. 홀짝홀짝 마시니까 벌써 바닥이 보이더라고. 내년에는 더 많이 만들어볼까 해.

주량은 고무줄 주량인듯. 어쩔 땐 맥주 한 잔에 취하는데 어쩔 땐 섞어마셔도 안 취함. 요즘 술을 자주 마셔서 그런지 잘 안 취하는 것 같아. 술이 늘었나 봐.

연습 : 소싯적(?)에는 아침까지 술을 마시고 출근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집에서 한두 잔씩 하는 정도가 좋아. 술을 잘 알거나 특별히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노동량이 많을 때는 술이 안 쓰고 맛있어. 최근 빠진 술은 청하. 맛있는 음식에 곁들이기 좋더라. 맥주는 배부른데 청하는 조금 먹고 닫아두면 되니까 편해. 가볍고 싸고 어디서든 구할 수 있지. 몇 잔에 금방 취할 수 있고! 

집중 : 10월엔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져서 술을 한동안 안 마시다가 요즘 조금씩 다시 마시고 있어. 사실 지금 진판델이라는 캘리포니아 와인을 마시고 있는데 (ㅎㅎ) 진득하고 무거운 느낌이라 추운 날에 좋네. 보통 여름엔 밀맥주를 좋아하고, 겨울엔 레드와인을 마시는 편이야. 술은 좋아하는 거에 비해서 많이 마시지는 못하는 거 같은데, 맥주는 500cc가 적당하고 와인은 2잔 정도. 더 마시면 얼굴 변화는 없지만 취했을 수도 있으니 잘 챙겨줘.


Q. 요즘 즐겨보는 콘텐츠는 뭐야? 

수련 : 유튜브를 많이 보는 것 같아. 아이돌을 하나의 직업으로 존중하게 해준 <문명특급> 

2주에 한 번 자기만의 스타일로 라이브 노래 불러주는 <선우채널정아> 

영화 평론가들이 영화에 대해 수다 떠는 <무비건조>도 좋아해

책은 최근에 김초엽작가의 <지구끝의 온실>을 읽고 영화도 <듄>을 봤는데 아포칼립스류 특유의 황량한 느낌이 이어지는 것 같아 좋았어.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면 현실에서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고.

연습 : 요즘은 인풋 없이 아웃풋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음... 그래도 지난달에는 아침에 책상에 앉아서 <예술하는 습관>이라는 책을 한 장씩 읽었어. 여성작가들의 작업 습관을 모아놓은 책인데, 엄마와 아내 혹은 가장이라는 여러 가지 역할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당시의 내게 도움이 되더라고. 그리고 나는 유튜브로 흥미로운 사람들을 엿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중 한 분을 소개하자면 '김알파카' 

집중 : 얼마 전까지 넷플릭스에서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봤어. 첨엔 자극적인 하이틴 드라마인가 해서 1화 보다가 말았는데 수련이 의외로 내용이 좋다고 그래서 다시 보기 시작했지. 보다 보니까 여성과 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 여태까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나 싶고. (갑자기 구성애 선생님이 생각나네)


Q.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 같아?

수련 : 일단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까… 회사와 돈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재미없는 답이려나. 회사나 내가 하는 일이 “내”가 아니고, “나” 일 수 없다는 것을 언젠가부터 깨닫게 된 후론 좀 더 건조하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그래도 일이 재미없지는 않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사용자들의 반응도 즉각즉각 오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일 하는 게 지루하지는 않아.

연습 :  사람은 무언가 하나에는 중독되기 마련인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게 일이 아닐까 생각해. 좋아하는 일을 하고, 배우고, 돈도 받으니까 좋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적도 있어. 몰입을 경험하고, 나의 쓸모를 확실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보상도 매력적이지. 하지만 지나치면 나 자신이 사라지는 것 같아.  언젠가는 일과 사랑 놀이의 균형을 찾을 수 있겠지? 일단 주말부터 찾자.  

집중 : 그림 작업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내가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그치만 무엇보다도 무엇을 위해 일한다기보다 일하는 순간 몰입할 수 있을 때 큰 기쁨을 느끼는 편이라, 일하는 순간을 위해 일할 때가 가장 좋아.


Q. 좋아하는 작업 환경이 있다면? 

수련 : 창문으로 빛이 은은하게 들어오고, 약간은 칼칼한 바람이 불 때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 재택 2년 차가 되면서 올해 여름에서야 책장도 새로 사서 좋아하는 그림도 옆에 붙여두고, 모니터도 새로 들이고, 테스트폰도 책상이 아니라 거치대에 올려서 책상을 넓게 쓰고 있어. 버리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면서 내 자리는 왜 이렇게 좁지 하며 투덜투덜.

연습 : 나는 아직까지는 집에서 일하는 게 좋아. 적응이 문제긴 한데 적응하고 나면 장점이 많지. 출퇴근 거리도 짧고 모든 게 한곳에 있으니까.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거나 뒤적거릴 일도 없고 말이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작업환경은 자신 있는 음식만 파는 맛집의 주방 같은 풍경이야. 실용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는. 하지만 지금의 나는 작은방에서 복작복작 이것저것을 하고 있지! 이것도 나쁘지 않지만 비좁고 정신없게 느껴지기도 해서 좀 더 큰 책상으로 바꿨는데 책상 크기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 ㅎㅎ 새로운 작업에 들어갈 땐 책상 위를 비우고 한 번 닦아내. 바탕화면도 아무것도 없게 비우고, 휴지통도 비우고, 손을 씻고 손톱을 깎기도 해. (근데 노마딕한 삶을 살려면 카페에서 일하는 것에 적응 하는 게 좋대!) 

집중 : 아무 것도 없는 빈 책상. 근데 그런 적이 있었나? 앞으로 내 작업실이 생긴다면 아무 것도 없는 빈 벽이 꼭 있었으면 해.


Q. 스트레스 어떻게 풀어?

수련 : 일단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 것 같아. 걷거나 뛰거나. 한강이나 동네 뒷산에 올라가서 자연 보면서 몸을 움직이면 갇혀있던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 물 흘러가는 거 멍하니 보면서 빛의 색깔이 변하는 거 보다 보면 별 일이 별거냐 싶기도 하고.

연습 :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거나 명상 앱을 틀어놓고 15~30분 정도 자고 일어나. 알 수 없는 감정이 너무 쌓였을 땐 일기를 쓰거나 일부러 슬픈걸 보면서 울기도 해. 

집중 : 달리기가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 듯.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페이스가 단축되더라. (분노의 질주!!!)


Q. 오늘 하루 10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어?

수련 : 지금 계절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공간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만화책 읽고 뒹굴거리기. 왠지 현실이라면 10시간 뭐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뒹굴거리다 5시간쯤 보내고 아차, 하면서 그제서야 밖에 나가볼 것 같아. 뭘 해야겠다는 구체적은 생각은 안 들고, 10시간이 생긴다는 생각만으로 좋네.

연습 :  지금이 새벽 12시 28분이거든? 자야 할 시간인데 만약 10시간이 더 생긴다면 현실적으로는 오늘 못한 일을 좀 해야겠지. 하지만 그런 의도의 질문이 아니므로 생각해 보자면, 만약 내가 차가 있다면 운전을 해서 한강을 보고 오거나 멀리 사는 친구한테 놀러 갈 것 같아. 그 친구는 새벽에 깨어있거든. 하지만 나는 운전면허도 없으니까 뭘 할까? 방 청소를 할까? 향을 피우고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들으면서 가만히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읽다 만 소설책을 보거나.  

집중 : 한두 시간은 음악 듣고 인터넷 서핑하며 빈둥빈둥 놀고, 슬슬 지겨워지면 방 안에 물건을 다 꺼내서 정리하고 싶어. 일 년 내내 '방 정리 해야 하는데~'라는 말만 하고 지낸 거 같아. 좋아하는 물건만 딱 남기고 나머진 다 버려버렸으면 좋겠다.


Q. 마흔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련 : 최근 몇 년간의 새해 목표였던 ‘근육 만들기’. 올해 근력운동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만큼 단기간에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 같지는 않아서 천천히 꾸준히 만들어보려고 해. 힘이 좀 세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고 있는데 이렇게 알게 모르게 어느 날 생겨있기를!

연습 : 왠지 더 깊이 생각하고 답해야 할 것 같지만 이제 자야 할 시간이라 생각나는 대로 말하자면, 방 두 칸으로 이사 가기, 운전면허, 유럽여행, 영어 공부, 아쉬탕가 마이솔 클래스 다니기(?) 그리고 적다 보니 장기적인 목표가 생각났는데 비우고 가벼워지기, 단순하고 자유롭게 살기. 

집중 : 전에도 얘기했지만, 마흔엔 우아해지고 싶은데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서 전전긍긍이야. 최근엔 주택청약은 뭐에 써먹는 걸까 잠시 찾아봤는데 대체 뭔 말인지 혼돈의 카오스야. 현실을 내려놓고 대답해도 괜찮은 거라면 마흔 전에 주택 청약에 당첨되는 경험을 해보고 싶군!(하하하. 쥐뿔도 없으면서.)


Q. 마지막으로 방안의 힐링 아이템을 소개해줘!

수련 : 초록색에 약간 집착이 있는지 초록이 들어간 그림을 좋아해. 곳곳에 좋아하는 느낌의 ‘초록’이 들어간 그림을 붙여두고 틈틈이 보다 보면 기분이 좋아짐. 물건을 잘 못 버려서 모아둔 여행 갔다가 주워온 돌멩이, 앙꼬 털이 들어있는 작은 유리병, 귀여운 명함이나 스티커 등등도 곳곳에 두고 지칠 때마다 꺼내보곤 해

연습 :  이전 질문에서 목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는데, 따뜻한 물에 아로마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앉아 있으면 향에 취해서 기분이 좋아지지. 요즘엔 주로 오렌지 + 로즈마리 조합으로 하고 있어. 과일향 오일은 저렴하니까 큰 용량을 사두고 풀 향이나 씁쓸한 향을 섞어서 쓰면 좋더라.  

집중 : 인센스 스틱. 가끔 외출할 때 다용도실에 문 열어두고 인센스 피워 놓고 나가는데, 외출했다 집에 돌아올 때 방 안에 퍼지는 은은한 향이 좋아. 뭔가 마음을 새롭게 하고 싶을 때 특히 피워두는 편이야. 인센스들을 집안 여기저기 놔두는데 방을 돌아다니다가 인센스 향이 슬쩍 날 때 기분이 환기되고 좋은 거 같아. 아 참. 연습이가 나눠준 팔로산토도 피워봤는데 향이 강하지 않아서 좋고 뭔가 정화되는 기분이더라. 나무를 태우니 모닥불 피우는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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