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물건들은 정말 필요한가?
넷플릭스를 그리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지난 설 연휴 흥미로운 다큐를 하나 보게 되었다. 바로 <쇼핑의 음모>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였다.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도 있었고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기도 했는데 남편과 꽤 재미있게 관람하였기에 후기를 남겨본다.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떤 물품을 구입할 때면
'이 물건은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월급을 받으면 쇼핑을 하기에 바빴다. 따로 자취를 하지 않았기에 크게 들어갈 돈이 없었고 월급 = 용돈이라는 건방진 룰을 지키며 버는 족족 쓰기에 바빴다. 그 시절만 해도 '중고나라' 카페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의 당근마켓처럼 바로바로 동네에서 물건을 급처분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기에 더더군다나 집안에 물품들은 쌓여만 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당근마켓'이라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생겨났다. 아직 당근마켓을 통해 물품을 구입해 본 적은 없지만 많은 물건을 당근마켓을 통해 정리했다. 그렇게 물건을 정리하며 느꼈다.
'도대체 왜 정리해도 해도 버려도 버려도 이렇게 물건이 많은 거지?'
솔직히 말하면 나이가 들고 현대인들의 평균보다도 소비를 덜 하는 나이지만 당근마켓 물품을 정리할 때면 끝없이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일명 '쓸모없는 물건'을 계속 구입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쇼핑에 중독된 다른 이들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 (물론 나라고 쇼핑에서 자유할 순 없다. 다만 일반 평균치보다 조금 덜 할 뿐..)
<쇼핑의 음모>는 말한다!
1. 우리가 재활용한다고 믿는 것들은 결국 재활용되지 않는다?!
각종 플라스틱, 종이 기타 등등.. 결국 개발도상국으로 판매되고 그렇게 버려진 쓰레기 더미들은 바닷속과 땅 속에 매립된다. 특히 '옷'의 최후는 비참하다.
2. 전자제품을 수리하지 못하도록 하라?!
전자제품의 최후는 더욱 비참한데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업체 측에서 점점 부품의 수명은 단축시키고 AS를 통해 수리하지 못하도록 기계를 분리형이 아닌 일체형으로 변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이로 인하여 엄청난 양의 멀쩡한 기기들이 버려지고 있다고.. 이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한데 그 이유는 전자제품의 경우 분해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방출되고 따라서 이 전자제품을 만지며 일을 하는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은 건강마저 위협받는다고 한다.
3. 스토리 텔링만이 살 길이다. 재고는 쓰레기장으로?!
뉴욕에서 우연히 쓰레기장을 뒤지다가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유명 브랜드 제품들을 발견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멀쩡한 재고를 쓰레기로 버린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의 브랜드 제품이 노숙자들에게 발견되어 사용되는 걸 보고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 기업에서는 멀쩡한 제품을 가위로 자르거나 훼손해 버리기 시작했다고.. 그놈의 브랜드 이미지가 무엇이기에..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 보다 필요한 누군가 사용하면 좋은 것 아닌가?
TV와 인터넷을 켜면~ 여기저기 상품 광고들이 눈에 띈다. 협찬, 광고, 바이럴.. 기업은 생존을 위해 물건을 팔아야 하고 또 누군가는 그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 쓰레기는 점점 증가하고 이 지구가 쓰레기 더미가 될 지경이지만 지구인들의 쇼핑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과대 포장은 또 어떠한가.
우리는 어떻게 이 소비를 멈출 수 있을까.
물론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입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합리적인 방식으로 소비하고자 노력하자는 것이다. 광고는 끝없이 모든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새로운 것~ 또 새로운 것~ 더 새로운 것~ 그것이 없으면 건강해지지 못한다고. 그것이 없으면 사람들이 무시한다고. 그것이 없으면 최첨단 시대에 뒤쳐진다고.
나는 소비를 하며 생각한다. 이것은 쓰레인가 Vs 그렇지 않은가.
최악의 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여러분의 선택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