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이를 낳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던 아내는 일을 그만뒀다.
본인 배속에서 나온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들을 본 순간 한순간도 떨어질 수 없었다.
"만 36개월까지는 수현이에게 몰입하고 싶어요."
평소책을 좋아하는 아내는 아이의 인격형성시기가 36개월까지 형성된다는 글을 읽는 순간 그동안 공부하고 쌓았던 캐리어를 내려놓았다.
얼마나 힘든 결정이었을지 난 안다. 학창 시절 내내 공부만 하고 , 치의대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교수님 소개를 듣다가 이제부터는 수현엄마 소리만 들어야 한다는 것을...
시간은 흘렀다.
그리고 수현이는 만 48개월이 되었다.
"이제 저 일 나가요."
드디어 아내가 다시 일을 시작했다. 만 4년 만이다.
"주 3일 출근하고 수현이 돌보려고 했는데 주 5일로 출근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아내는 수현엄마에서 다시 치과원장님이 되었다.
나는 수현아빠가 되었다. 유치원 등하원과 집안일의 대부분이 내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