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13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교행을 워라밸이 좋다는 단순한 생각만으로 지원하여 합격했다면 그 업무강도를 경험하고는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렵기만 한 급여가 오늘도 날 괴롭히는구나. 급여에 딸린 업무가 도대체 몇 가지일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업무에 부담감을 가지고 오늘도 초근을 하고 어깨가 축 쳐진 채 집으로 향하고 있을 교행 꼬꼬마들에게 오늘도 연이는 전합니다.
여기는 사회인데,
과연 찐동기가 필요할까?
1. 업무의 부담감은 마음의 풍선을 빵빵하게 점점 채운다.
업무에 필요한 매뉴얼이 산재해 있고 필수적으로 봐야 할 법령과 지침이 참 많습니다. 급여작업은 둘째치고 업무 중간중간 자신의 급여가 잘못 되었다, 자신의 4대보험이 이상하다, 근로자 본인이 알아봐야 할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느냐, 12월 급여가 1월 급여와 비슷한데 왜 1월에 비해서 세금을 많이 떼느냐 등 교행 꼬꼬마가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실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민원이란 민원은 모두 오늘만 날인양 쇄도합니다.
알아볼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없고, 같은 공간인 행정실에 급여를 해 본 사람이 있고 가르쳐 주는 것에 탁월한 사람이라면 정말 운이 좋은 일이지만, 그런 일은 참 일어나지 않죠? 안 그래요? 아마 90%는 그런 행운은 만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하루 이틀 쌓이다 보면 알아볼 사항들이 하나 둘 쌓이고 알아보고 있는 중간에도 또 쌓입니다.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은 이틀 이상을 기다려주지 않죠. 더 화가 나 있는 그들을 마주할 때면 정말 하~~~ 한숨이 절로 납니다. 점점 뭔가 가슴이 답답합니다. 마음의 풍선이 빵빵해져서 가슴을 뚫고 나올 것 같습니다. 킹콩도 아닌데, 답답하여 자신의 가슴을 칩니다. 슈퍼맨도 아닌데, 차라리 슈퍼맨이었으면 잠시 아마존 밀림의 고요한 숲 속에서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따름입니다.
2. 빵빵해진 마음의 풍선은 불안한 자신의 마음을 초조하게 만든다.
자신의 한숨으로 점점 차오르는 마음의 풍선은 조금씩 조금씩 빵빵해집니다. 공시생 때는 잘 돌아가던 머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버벅거리고 끼이이이익 고주파 소리를 내며 자신의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점점 초조해진 마음은 더욱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죠. 뭔가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디서 어떻게 이것을 해결할지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제발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초조해진 마음속에는 잘하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합니다. 공시생에서 합격하여 공무원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될 것 같았는데, 전~~~혀 아니올씨다입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만 하고 해법도 보이지 않는데, 끄역꾸역 초과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3. 그런 초조한 마음이 여유가 없게 만들고 점점 피폐해진 정신으로 이끈다.
몇 날 며칠을 초과를 했더니 정신이 몽롱합니다. 목욕탕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어지럽고, 더운 여름날 밖에서 격렬한 운동으로 인한 탈진이 오는 것처럼 정신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피폐'라는 단어가 이렇게 마음에 와닿은 적이 없습니다. 공시생 시절에는 불굴의 의지로 몇 날 며칠의 밤샘을 견디며 짧게는 2년 길게는 3·4년 이상을 도전에 도전을 해왔는데, 참 이상합니다. 이렇게 무너진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갑니다.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하니, 어쩌면 답답한 이유가 뭔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업무에 투입된다는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정말 중요한 업무를 맡겨도 되나 싶은데, 자신이 '주무관'이라는 타이틀로 이 업무에 대한 숙지가 잘 되어 있지 않은데.... 온갖 뭐뭐 하는 데가 따라옵니다. 구차한 변명이 자꾸 따라와 자신을 괴롭힙니다. 공시생 때 처음 공부하는 과목은 어찌 접근했는지 기억을 안 하고 싶은가 봅니다. 무작정 해보고 또 부딪히고 깨지고 그렇게 하나 둘 익히면서 그 과목이 100점이 되도록 만들었을 텐데, 그런 의지가 지금은 아예 없어져버렸는지 진짜 까서 먹었는지 왜 기억이 안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4.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대화를 나눌 상대이다.
이제는 한숨을 쉬어도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남아 있지 않고 빠져나와 자신에게 한숨이 다가옵니다. 아주 역하고 힘든 기운입니다. 누군가 대화를 겁니다. 자신의 업무와 상관없는 업체 사람의 친절한 한 마디에 빵빵해진 풍선의 한숨이 조금 빠집니다. 신기합니다. '나우리회' 같은 카페에 자신의 처지를 담은 짧은 글을 씁니다. 누군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보다는 이곳에라도 얘기를 해야 자신이 편해진다는 일념의 하나로 글을 씁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처럼 자신이 처한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시그널입니다.
댓글이 달립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지방 교육청 주무관님들의 응원이 하나 둘 보입니다. 눈물이 납니다. 그들의 글이 마음의 풍선에서 한숨을 하나씩 하나씩 빼줍니다. 좀 편해진 마음이 되니 막막했던 업무에 대한 다른 것들이 조금씩 뭔가 보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입니다.
5. 그래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찐동기가 필요하다.
이렇게 모르는 사람이 단 댓글로도 마음의 풍선으로 흘러들어 간 한숨은 빠집니다. 자신의 상황을 알아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찐동기가 그래서 필요합니다. 마음을 탁 터놓고 마음껏 얘기할 수 찐동기가 있다면 어려운 이 교행 꼬꼬마 시절을 잘 견디며 교행 고수가 되는 그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교행 꼬꼬마이지는 않습니다. 점점 업무를 해결하는 속도가 붙습니다. 3시간 만에 해결한 그 업무가 다시 하면 2시간, 다시 하면 1시간, 나중에는 30분, 20분 만에도 가능하게 숙련이 됩니다. 나중에는 여러 개가 동시에 일어나도 해결이 가능한 상태가 되고, 모르는 업무를 맡아도 어떻게 이 업무를 해결할지에 대한 아우트라인이 그려집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해결 못하는 업무는 없게 되는 것입니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이죠.
교행 꼬꼬마 여러분, 오늘도 연이는 응원합니다. 혼자가 아니니 힘을 내고 있는 당신은 고수의 길에 들어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