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엘리

책임지는 기쁨이라는 것은 아직도 철이 없는 내게는 어려운 감정이다. 그저 살아있는 생명이니까, 그들과 내가 사는 방식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같이 살 수 있으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고 한숨지으며 맡은 바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외면할 수 없어 구조하고 임시보호를 하고 입양을 보내고, 또 때로는 함께 살며 그렇게 지내고 있다. (올해는 공장에 버려진 아기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와 하나는 좋은 곳으로 입양, 나머지 한 녀석은 집에서 보호하고 있다.)


넓은 세상에서 작은 친구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크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그들은 세상의 전부이기도 하다.

그들이 눈앞에 있는 존재이거나 볼 수 없는 어떤 것이 되었다 해도 변함없는 사실은, 작은 친구들과 이어지면 평생 특별하고 애틋한 시간을 선물 받고 간직할 수 있게 된다는 것. 펫로스를 경험하고도 다시 책임지는 일을 선택하는 마음속에는 타인이 헤아릴 수 없는 시간들이 있고, 그런 그들의 인연과 내가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고 추억할 수 있었던 이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쉼이 되고 위안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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