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by 엘리

내가 시간에게 무슨 잘못을 한 걸까.

나는 살아본 적 없는 한 부분을 차지하고 기어코 태어나고야 말았다.

신을 알아서 죽기로 마음먹지도 못하고 타의로 존재한다.

너는 세상에 나온 좋은 점은 나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불편하다는 것-이라 말했다.



거칠게 비벼대는 파도 속에 단단하고 선명한 시간을 살고 있는 나는,

구릿빛의 피부가 주름 하나 없이 윤이 나는 그때를 떠올린다.

흐려지는 것은 형체인데 정신과 몸이 같은 편이 아니다.



노인이 소년이 되는 것은 추하다.

진실이라면 추하고 거짓이라야 아름다운 마음.



젊음은 폭죽이 터지던 환한 밤.

지루함은 불 향 가득한 까만 밤.



새하얗게 바스러진 뜨거운 열기를 아무도 모르니

나는 하루에 두 번 몸을 씻고 오그라든 입술을 펴본다.

낡은 수첩, 오래된 접시, 닳은 의자가 색이 바랜 나와 어울린다.

연기는 계속 슬플 것이고 무슨 어떤 의미가 되더라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