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곳이 좋아지는 이유는 그곳에 좋은 경치, 맛있는 음식이 있거나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함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한번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같은 곳을 두 번 이상 보기 위해 가는 것은 그곳을 그리워할만하게 만드는 좋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의 힙한 카페: DUPLIT. 이곳에서 오랜 독서 친구들과 교제를 했다. 컵마다 Nice To Meet You 라고 써있다.
북토크를 위해 영국에서 16시간 이상을 날라와서 머물게 된 부산에서의 3박 4일. 다시 부산을 갈거냐고 묻는다면 언제든 다시 간다는 답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강연의 시간 동안 서로 주고받고 웃었던 기억들을 잊을 수 없다. 좋은 강연은 좋은 스피커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청중이 만든다. 강연 때마다 종종 얘기하는데, 책을 쓰고 나서 최대 수혜를 받는 사람은 책을 읽는 독자도 아니고, 그 책을 읽고 나서 큰 깨달음으로 인생이 변한 사람도 아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작가 자신이다. 책을 쓰기 위해 공부도 제일 많이 하게 되고, 또 그것을 여러 방식으로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작가 자신이 훈련을 받게 된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과 폭넓고 깊은 교류를 하게 되고 진실한 친구들이 생긴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산에서의 시간들은 나에게 선물과도 같은 감사의 시간들이었다.
북토크 주최측에서 주신 정성스러운 꽃다발.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부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앳된 부산 숙녀분이 북토크에 참여했었다며 빵을 손에 쥐어주고 가신다.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이런 황송함에 어떨떨하기도 하고 기억해주심에 감사했다.(부산에서는 어디서든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야할 것 같다.^^ 수많은 인파가 있는 기차역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니.)
이게 그 빵이다.
그 때는 얼떨결에 놀래서 감사하다는 말도 충분히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그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