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별을 쫓는 이유

by 정주구


['아부지'에게 문자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

.

비 오는 거 상관없이 그곳에서 캠핑은 할 수 있어.
하지만 아쉽다.
너에게 정말 아름다운 별밤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

.

.

빙빙 둘러 사랑한다고 말씀하신 거라는 걸

나는 이제야 알았다.





지리산의 별은 아주 장관이라고 말씀하셨다.


무주군 덕유산에서도 완주군 대아 수목원에서도 변산 고사포 해변에서도, 아버지는 멋진 별들을 보여주셨고 나는 멋진 별을 보았지만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주구야- 지리산 야영장의 모든 불이 꺼진 후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 엄청난 별을 볼 수가 있어. 대단한 별이야. 하늘에 그득그득 채워진 별들이 실제로 있다니까? 엄청나. 나중에 주구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하며.


아버지의 나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이제 그 마음을 어렴풋이 알겠다. 딸에게 대단한 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하늘에 그득그득 채워진 별을 실제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




사랑한다는 말이었는데,

참 미안하다.

그 말을 되돌려주지 못한 게 많이 미안하다.


나중에 주구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음절들이 나를 키워냈다는 것을 이제야 나는 안다.


너에게 정말 아름다운 별밤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하는 아버지의 음절들이 나를 여태껏 보듬어주고 있었다는 것도 이제야 나는 안다. 그 음절들 하나하나가 나를 꽁꽁 싸매고서는 이 오랜 세월 동안 나 하나를 보호하고 있었다는 것도



나는 알 수 있다. 이제는.




<사진> 아버지가 보여주신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