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_1
불안한 과정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분들의 손에는
지금 어떤 게 들려있나요?
여행은 무엇일까요?
여행은 인생입니다. 인생은 여행입니다.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떠났다가 꼭 무언가를 얻어서 돌아오죠. 운 좋게도 그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은 예상했던바와 달리 역경을 만난 후 결국 제자리로 떠밀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무언가는 꼭 손에 쥐고 돌아옵니다. 인지여부에 따르겠지만 분명 어떤 여행기든, 그리고 인생이든 떠나면 무언가를 쥐고 돌아옵니다. 분명히요. 장담하죠.
우리는 쥐고 온 것들로 스스로의 태엽을 감고 또다시 떠날 준비를 합니다. 계속 반복합니다. 그것들은 치밀해지다가 선을 이루고, 높낮이를 일으키고, 밀도를 이룹니다. 그 선과, 높낮이와, 밀도에 따라 우리의 시야가 넓어지다가 결국 인생의 여행들이 한눈에 들어올 때쯤, 또 무언가를 깨닫겠죠. 그 곡선의 면이 하나의 여행 서사와 닮아있다는 점을요.
여행기에서 쥐고 오는 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자각하기 나름입니다. 누구는 양손 가득일 수도 누구는 불안해하며 자각하는 과정자체를 회피할 수도 있겠군요. 그래서 저는 느끼려고 노력합니다, 불안해도요. 내 곡선의 밀도가 촘촘해지기 위해서죠. 여러분들에게 이 과정을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 꼭 무언가를 느껴야 하고, 밀도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니 오해 마세요. 그저 저의 생각을 털어놓는 것뿐입니다. 왜 그럼 글을 썼냐고 묻는다면, 음- 저는 아직 나열할 필요가 있어서 글을 쓴다고 답하겠습니다. <깐깐한 사람들 데리고 여행하는 법>을 끝내는 지금까지도 계속 그 여행에 대해 생각합니다. 저라는 사람이 좀 그런 사람이에요, 끝을 잘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어쩔 수 없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표현할 수 있겠군요.
이렇게까지 한 여행을 해부하는 일은 사실 저도 처음입니다.
글을 쓰고, 사진을 골라내고, 그림을 그리고, 생각하고, 괴로워하고.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열심히인 적은 없었습니다. 불안한 과정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여행기의 시청자로서, 여러분들도 일정 부분 같이 여행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글들은 여행을 마치고 난 후, 제 손에 들려있는 '무언가'입니다.
독자분들의 손에는 지금 어떤 게 들려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