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따였다

모질고 독한 사람이 무섭다

by 힐링아지매


같은 지점 내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던 팀 매니저가 지점장에 도전하면서 P, H두 명은 니저로 보직을 바꾸고 합류를 했고 나는 매니저로의 첫 도전이(24화)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새로운 프러포즈를 받으며 부산 본부 최초 여성 지점의 식구가 되었다.






식구 늘리기

조직을 키우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 직원 수다. 점장을 비롯해 팀 매니저들은 입사원 영입에 총력을 기울며 빠른 시간 내에 지점을 안정시켜야 한다.


팀 매니저은 후보자를 굴해서 회사 설명 세미나에 초대 하고 지점장은 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서 입사 지원을 하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부산 최초 여성 지점이라는 타이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앞으로 1년 안에 무조건 안전 궤도에 안착시켜야 다는 암묵적인 의무와 책임이 있었다.


불과 3개월 만에 금기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본사 연수를 다녀오자마자 우리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금이 가고 있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들이 길을 잃을 경우 북극성을 기준으로 방향을 찾는 것과 같이 우는 지점장을 중심으로 같은 표를 향해 나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석 달도 되지 않 시점에서 두 매니저와 지점장 사이에 불통과 불신이 생겼 나는 새우등이 되어 가고 있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언니 내일 기수들 모임에 갈 거지요?”


“아니 내일 신입 설계사 동행 나가는데 장거리라서 어려울 것 같아”


“언니 다른 지점 매니저들과 소통도 하고 서로 도움이 될 수 있게 정보도 주고받아야지요.”


지금은 다른 일에 할애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지점장의 리쿠르팅 압박이 아니더라도 나 역시 하루빨리 팀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에 동기들과의 모임보다 후보자 발굴과 팀원 케어가 더 시급하고 중요했다.


“주말에 1박 2일 동기들이랑 여행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갈 수 있지?”


“저는 그날 힘들어요. 신입 트레이닝도 하고 후보자 소개도 받기로 되어 있어요.”


“미리 얘기했는데 일정 조절 좀 하지.”


그녀들이 동기 매니저들과 만나 정보 교환과 우정을 돈독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나는 그 시간에 한 명의 후보자라도 더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정말 간절했다.


우리 조직은 상하 관계라기보다 따로 또 같이 움직이지만 각 팀의 조직이 탄탄할 때 서로 시너지를 내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점장
뛰어난 경력과 자신감은 넘치지만 배려와 공감이 부족하고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다.
P매니저
같은 직급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모두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며 '아직 시간도 많은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라며 나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H매니저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선택하여 잇속을 챙기는 사람이다.
나는
부족한 점이 많은 지점장이지만 좋은 점만 보면서 최대한 빨리 조직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오로지 일만 한다. 그로인해 지점장에겐 인정을 받았고 두 매니저에게 항상 시샘의 대상이다.

리쿠르팅에서도 골든룰은 적용된다. 사람을 만나는 횟수에 비례해서 도출되는 결과가 달라는 것을 잘 알기에 무식하게 성실하게 정말 열심히 일만 했다. 10명을 만나면 서너 명 초대가 이뤄지고 그 사람들 중에서는 한 명 정도 입사를 생각한다.

그러니 한 명의 후보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최소 10명을 만나야 하고 10명을 만나기 위해서는 30명 이상의 후보자들과 통화나 메신저를 주고받아야 한다.


‘우리는 할 일이 없어서 이러는 줄 아는 모양이네’


여행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대답에 P매니저는 기어이 볼멘소리를 하고 그녀가 말하는 우리라는 단어에는 나의 자리는 없었다.



기어이 일이 터졌다.

토요일 근무가 당연하던 시절 동기들과의 1박 2일 여행을 위해 두 매니저는 조기 퇴근을 감행하며 여행을 다녀왔고 월요일 아침 미팅에서 지점장의 발언이 트리거가 되어, 그녀들의 화살은 모두 나에게로 향했고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은근한 따돌림이 시작되었다.


정보 교환을 핑계로 모여서 험담이나 하는 영양가 없는 시간 대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것이 팀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당신이 말했어?'라고 묻지는 않았지만, 그녀들의 시선에는 '네가 그랬지'라는 확신이 뚝뚝 묻어났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오해는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팀원이 4명으로 늘어나면서 더 바빠진 반면, H는 팀원이 한 명뿐이고 P는 여전히 혼자다."



은따가 되다

후보자들의 회사 설명회를 마치고 나올 때 지점장의 평가는 극명하게 달랐다.

내가 초대한 사람들은 다들 태도와 인성까지 모두 칭찬을 했고 후보자들은 지점장이 대단하다며 엄지 척을 지만 두 매니저의 후보자들은 설명회 도중에 지점장 욕을 하면서 뛰쳐나오기도 하고 지점장이 너무 무례해서 자존심 상한다며 씩씩대고 지점장은 그들이 기본도 안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며 불쾌해 했다.


지점장의 요구는 확고했다. 조직에 필요한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회사 설명회 초대부터 후보자가 올바른 태도를 갖춰야 하며,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입실할 수 있도록 철저히 사전 안내를 하라는 것이다.


회사 설명회에 초대를 할 때는 복장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 찢어진 청바지나 집에서 입는 끈 나시 원피스는 아니지 않습니까.
복장에서부터 자신의 인격이 드러나는 겁니다.
제가 분명히 말을 했는데 그렇게 입고 왔네요. 죄송합니다.


그녀들은 지점장 앞에서는 사과를 하지만 뒤돌아서서는 거침없이 비난을 쏟아냈다. '지점장이면 다야? 리크루팅이 얼마나 어려운데. 기분 좀 맞춰주며 살살 달래면 되지 왜 저렇게 깐깐하게 굴어?'라며, 어렵게 데려온 후보자를 지점장이 망쳤다고 하고 지점장은 회사 설명회 때부터 제대로 준비시키지 못하는 매니저들에게 탓을 돌리며 팽팽하게 기싸움을 했다. 지점장과 두 매니저들 간에 불신의 골이 점점 깊어졌다.


“언니는 자존심도 상하지 않아요. P매니저가 저렇게 말을 함부로 하고 마음 상하게 하는데 왜 가만히 있어요.”


“내가 세상에서 무서워하는 사람은 독한 사람이야. 난 독한 사람은 못 이겨, 그래서 피하는 것뿐이야.”


“그래도 저런 소리를 듣고도 가만히 있는 언니가 이상하다. 나 같으면 가만 안 있어.”

(P매니저는 사에 나를 무시하고 무례하게 굴었다)


"말하면 통하겠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독하게 쏘아붙일 사람이라는 걸 아는데, 난 그게 무서워서 무시하는 거야. 둘이서 내 흉보는 것도 다 알아, 남편도 없고 학벌도, 돈도 없는 내가 본인들과 같은 매니저인 것도 싫고 나만 팀원이 늘어나는 것도 다 지점장 특혜라고 생각하면서 둘이서 험담하고 있잖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어."


본인들과 비교해서 어느 것 하나 나을 게 없 사람이 누구보다 빠르게 팀을 꾸리며 조직원이 늘어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해서 시기와 질투를 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에 우리 식구는 6명으로 늘어났고 우리 팀의 목표가 지점의 표가 되었다. 목표 달성 실패가 모두 우리팀의 책임이 되고 지점장 압박은 청난 스트레스가 되어 나를 짓누르고 있다.


사면초가 위기

아마도 팀원들이 없었더라면 그녀들 보다 내가 먼저 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매니저들은 지점장의 특혜를 받는다고 따돌리고 지점장은 자신의 방침에 따라 순순히 잘 따라주는 나에게 두 매니저의 불만도 쏟아내고 본부에서 받는 압박도 모두 풀어대는 바람에 마치 나쁜 감정들을 다 받아내는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았다.


매번 회의 시간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고 우리 모두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결국 P와 H 두 매니저는 마지막까지 팀원이 한 명도 없이 지점장의 무능함과 오만과 무례함을 핑계로 지점을 떠났다. 한 사람은 타사로 한 사람은 다시 설계사로 아갔다.


주어진 시간 1년이 다가오면서 지점장은 위기감으로 예민해졌고 외부에서 새 매니저를 영입하면서 활성화를 도모했지만 그녀 역시 기대에 못 미쳤고 와중에 나의 팀에도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출근조차 힘들 만큼 심한 어지럼증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무너졌고 팀도 덩달아 심하게 흔들렸다. 팀원 중 한 명이 다른 팀으로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고, 팀원 중 명이나 차례로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떠나고 제대로 케어해주지 않았다며 원망을 하고, 본업으로 다시 돌아간다며 떠났지만 내게는 그녀들을 붙잡을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조직이 반토막 난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점장은 오직 제 살길 찾기에만 급급했다. 남은 2명에게 6명의 성과를 내라며 무리한 요구를 했고, 심지어 새로 온 M매니저에게 힘을 실어 주자며 기존 팀원의 이관 요청을 받아들이라며 압박했다.(새 매니저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명분이 아니라 이관을 원하는 팀원이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환경에서 일 하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관을 승인했다)

지점장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는 리더임에도 자신을 믿고 따랐던 식구를 보호하기는 커녕, 조직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독단적이고 비겁한 사람이었다.


지점장의 밑바닥을

“본부에 매니저님 건강이 많이 좋지 않고 팀원들 관리도 힘들다고 보고 했어요.”


결국 부산 본부는 지점 폐쇄를 결정했고 그 모든 결과의 주원인이 바로 나였다는 것을 본부장과의 면담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고 팀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지점을 닫아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며 사실이냐고 역으로 질문을 한다.


지점장의 밑바닥을 제대로 봤다.

“지점장님이 제일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저와 우리 팀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 팀 업적이 부진해서 지점을 닫는 이유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처음으로 지점장에게 언성을 높이며 불만을 얘기했다)


“당신이 몸도 안 좋고 일하기가 힘들다고 했잖아요. 팀원 관리도 어렵다고 했고 내가 없는 말을 했어요!! ”


지점장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심장이 찔렸고 그때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역시 나는 모진 사람이 가장 무섭고 그걸 견뎌 내기에는 무나 약해져 있었다.


부산 본부 최초의 여성 지점은 1년 만에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만 남기고 흔적 없이 사라졌다.








때로는 자신의 이익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안면을 확 바꿀 수 있는 사람의 뻔뻔스러운 당당함이 부러울 때가 있다.


상황이 나쁠 때 드러나는 인성이 그 사람의 본질이다. 1년 동안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봤고 내가 얼마나 단순하게 내 앞만 보는 지도 알았다.


‘세상은 모두 니 맘 같지 않다’고 말씀 하시면서 그럼에도 너는 양심을 속이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시던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다.

비록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진 못했지만 내게는 한 명의 든든한 팀원이 남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했던 지난 시간들에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








keyword
이전 23화새로운 출발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