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한 박자만 쉬어가자

반성일기 쓰기

by 힐링아지매



젊었던 30대 시절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하루빨리 60살이 되는 것이었다. 60살이 넘어가면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도 가벼워지고 삶에 대한 고민들도 줄어들고, 지혜롭고 현명하며 너그러운 어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50대 중반터는 노인들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대부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노인들을 만고 내 생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이만큼 쌓인 력과 경험치를 바탕으로 더 이기적이고 욕심도 많지고 자신의 주장과 고집이 강하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 불통, 소통 단절의 노인들이 많다는 것 알았다.


특히 자신의 경험 최고라며 확신하는 사람, 그리고 젊은 시절 하지 못했던 자기 발전의 시간들을 보상받으려는 듯 왕성하게 활동하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노인들에게서 그러한 성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도 알았다.


그 시절 그런 노인들을 보며 '나는 절대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다짐했었지만 어느덧 6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나 역시 나만의 판단과 결정으로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곤 한다. 지혜롭거나 현명하기는커녕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하고, 여전히 후회할 일들을 만들고 있다.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실수를 반복한다.


보통 생각이 많아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천천히 말로 표현하면서 정리해 보라고 조언을 하곤 한다. 그러면 복잡한 생각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생각하는 만큼 말이 빠르고, 말을 하면서 생각도 같이 정리되는 편이다. 말을 하는 순간에 아이디어가 생기고 고민하던 문제들이 풀리기도 지만 문제는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럿이 앉아서 편안하게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도중에 M의 자식들이 그 자녀들의 조기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했고 그 말에 이어서 K는 조기유학에 실패한 사례들을 늘어놓으며 부모의 과시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이며 그로 인해 아이들의 미래까지 망다는 말을 했다.


서로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인데 나는 K가 M에게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판단을 고 바로 K에게 '참 눈치가 없으시군요'라는 말을 던졌다. 좌중들은 그 말에 당황하는 K와 나의 직설을 들으며 한바탕 웃었고 M은 괜찮다고 말은 지만 같이 웃을 수도 없고 언짢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분명히 내가 끼어들 내용도 아니었고 판단할 필요도 없었는데 나의 생각은 말이 되어 튀어 나갔고 그 순간 바로 '아차~!'고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쳐야 했이왕 생각의 속도와 말의 속도가 같다면 '눈치가 없으시네요'가 아니라 '순수하시네요'라는 표현을 했더라면 K가 그렇게 당황하지는 않았을 텐데...

너무나 짧은 순간이었지만 밀려오는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약속 시간 때문에 먼저 일어나는 통수에 따가움이 느껴졌다. 몇 번이나 머리를 쥐어박으며 되뇌었다.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있는데 이젠 입을 닫고 더욱 조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입이 너무 쉽게 열렸 것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생각에서 멈췄던 말들이 요즘은 종 여과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튀어 나가곤 한다. 특히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그렇게 할 때는 나이를 방패로 어의 폭력을 휘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코 주워 담을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말을 쉽게 내뱉고 후회하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 할 수 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제발 한 박자만 쉬어가자.

나이도 한 살 더 먹었으니 제대로 나이 값을 하자.

뚜렷한 목표나 계획도 없이 2026년 맞이했지만 그날의 실수 덕분에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었다.

오래전에 썼던 감사일기와 반성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후회만 하고 있다고 있었던 일이 사라지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말과 생각을 고치는 연습을 하면 된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박자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말을 하는 연습
얄은 경험과 생각으로 혼자 짐작하고 판단하지 않는 연습
여과 없이 튀어나간 말들은 반성일기에 기록하면서 배려와 공감이 담긴 말투로 바꾸는 연습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하고 칭찬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


나도 모르게 젖어 있었던 생각과 말투를 하루아침에 고기는 쉽지 않겠지만 감사 일기와 반성 일기를 꾸준히 적다 보면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짜 좋은 어른이 되어 가는 나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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