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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율 Apr 30. 2024

AI (artficial intelligence)

반복되는 기다림과 시행착오.

그 누구도 이 무모한 프로젝트를 지시한 적이 없다.

다만 정박사와 은별이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적인 일?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실현하는 일이 과연 인간적인 일일까

누구의 입장에서 봐야 두 고개가 같이 끄덕여질까? 그 중간에서 과연 카세트테이프 같은

이율배반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한쪽은 정상적인 방향으로 가고 반대쪽은 과오를 포함한 

흐름을 감고 있다. 

그 선택은 운명처럼 부녀가 '임호'를 만난 후부터이다.

그 일이 종료된 후 날아들 마치 장대비 같이 쏟아질 반윤리적 평가의 화살비를  

각오했다.

심장에 허벅지에 복부에 날아와 꽂혀도...

연구를 마칠 수만 있다면 아니 그것도 싫으면 모든 걸 1급 비밀화 하기.


연구비와 진행비는 어느덧 말라가고 있었다.

국가예산은 국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과제 보고서를 제출할 때 그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고가의 수제손목시계처럼 정교하고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

사전처럼 두껍고 공식은 반도체같이 유용해야 하며 결과물은 몹시 자연스러워야 할 것이다.

그 아무리 명성이 높고 전작이 훌륭해도 프로젝트가 실망스러우면 그다음은 없는 것이다.


임호의 상태는 어떤 것인가?

낙뢰가  몸을 통과하여 심장을 타고 흘렀다.

전기는 몸 안의 혈관과 신경 그리고 그리고 근육에 자극을 줬다.

낙뢰는 아주 짧은 순간 몸을 관통하여 빠져나갔다.

임호가 살 수 있었던 이유다.

개인의 신체적 차이와 낙뢰의 방향, 크기등이 운명을 결정짓는다.

임호의 경우는 불행 중 다행으로 약한 전기와 중요장기를 빗겨 나갔고

쇼크로 인하여 뇌의 충격을 준 것으로 심장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응급처치로 심장은 뛰었으니까 살아 있는 것이다.

쇼크의 대미지가 큰 것일 뿐.

운명처럼 살아있다. 살아서  정박사와 은별 앞에 누워있다.

"우리도 이제 인공지능 로봇을 소유할 때가 됐다"

정박사는 의도치 않게 피실험자가 된 임호를 앞에 두고 말했다.

"데이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은별이는 자신의 연구성과와 임호의 수용여부가 큰 걱정인 듯 말한다.


부녀의 말을 듣고 있는지 아니면 아직도 무의식 상태인지 알 길이 없다 아직은.

임호는 미동도 없다.


사리진 임호를 찾는 그림자가 있다.

이기자는 사고 이후 병원에서 자취를 감춘 임호를 찾아 나섰다.

그의 부모님 주변과 친구 그리고 주거했던 임호의 동네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본인이 가족은 아니지만 뭔가를 감추고자 하는 임호의 주변공기가 이상함을 눈치챈 것이다.

"뭔가가 있어!"

이기자는 실종신고를 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공개가 되면 특종은 날아가 버린다.

LPGA에서 고진영이 세계랭킹 1위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낼 때 상대적으로 

PGA 우승은 몇 번 했지만 아직 남자프로의 세계벽은 높다.

이기자는 개연성을 상상한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위험하고 은밀한 AI프로젝트

골프만큼 정교하면서도 기복이 심하고 오랜 연습과 감각이 요구되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몇 날이 흘렀다.

병실에 있던 복잡한 기계들이 하나 둘 없어지고 최소한의 산소호흡기만이 임호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었다.

이제 임호가 깨어 날 시간이 다가온 것일까?


비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고 폭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밤

영화 속 클리셰처럼 임호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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