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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나영 Apr 23. 2022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들

그러나 ... 

주변에 친구처럼 항상 있었는데 없어지는 것들이 참 많죠? 어릴 적 부푼 맘으로 작은 정사각형 모양의 매퀸토시 사용법을 배웠었습니다. 금세 없어지더군요. 커다란 017 커플폰 받아 들고 설레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전화기도, 번호도 사라지고, 이젠 작고 얇은 폰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하고 있네요.


과거 10년, 20년 전보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아직은 필요해서 우리 옆에 남아있지만, 차츰 없어지는 중이며, 조만간 아예 없어질 수도 있겠다 싶은 것들을 떠올려 봤습니다.





예를 들면, 매니큐어입니다. 세심하게 손톱을 다듬고, 매니큐어를 바르고, 말리는데, 1~2시간은 족히 걸리던 네일케어는 지금 꽤 간편해졌고 시간도 줄었습니다. 금세 굳는 젤 형태 매니큐어도 나왔고, 붙이기만 해도 되는 스티커도 나왔거든요. 큐빅도 박고 그림도 그리는 네일 아트는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액체 매니큐어를 직접 조심스럽게 손에 바르고 마르기를 잠시 기다려야 하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안일은 어떠한가요? 사람이 직접 손을 움직여서 다리미로 다림질을 하거나, 실과 바늘로 직접 꿰매야 하는 일은 조만간 아예 사라지지 않을까요?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못이나 나사를 박지 않아도 두 가지 객체들을 서로 붙일 수 있고, 클립 없이도 무언가를 쉽게 고정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열쇠, 자물쇠 등은 이미 사라지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생체 인식 기술이 참 발전했습니다.


대학도 커리큘럼이나 교육 방식, 운영 시스템 측면에서 많이 바뀔 것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이미 디지털화, 연합화 되고 있고, 유사 대학은 물론 수많은 글로벌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과 경쟁해야 하는 대학들은 이제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스스로 혁신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만약 변화하지 않으면, 지금의 대학 시스템은 사라지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도장, 손거울, 캔, 플라스틱 카드, 페트병, 종이 책, 종이 영수증도 점점 사라지고, 피아노, 선풍기, 안경, 우산, 빗자루, 실과 바늘, 벽시계, 펜, 마우스 등도 대체 품목이 나와 지금만큼 다수가 사용하지는 않지 않을까 상상도 해봅니다.


오롯이 효율과 편익 측면에서만 보았을 때 조만간 사라질 것 같아 보이는 품목들을 떠올려 보았는데요.


여러분 생각하시기에 사라질 리가 없는데, 제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한 품목은 무엇인가요?  또는, 저는 놓쳤지만, 여러분 생각하시기에 조만간 반드시 없어질 것으로 보이는 품목은 무엇인가요? 갑자기 궁금해져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또 하나의 간절한 소망도 생깁니다.


내 취향과 심리적 만족을 위해 사라질 것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 말이죠. 더 간편하고 빠르고 반짝반짝하고 팬시한 신제품이 나와도 날 잘 알 것 같은 오래된 친구 같은 물건들은 그냥 옆에 두고 쳐다보고 가끔 불편해도 사용해보고 싶은 맘이 스멀스멀 올라오네요.


꼭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피아노와 같은 악기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고, 기계음이 아무리 좋아도 인간의 감성과 숨결에 매번 다르게 반향 되는 피아노 소리는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숭고한 것 같습니다. 이혁의 피아노 선율이나 제 어머니의 피아노 찬양 소리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ixRX2Lifo&t=324s


너무 기술이 발달해서... 너무 디지털 세상에서만 다들 머물러서... 너무 신기하고 재미난 게 디지털 세상에 더 많이 생겨버려서, 제 딸아이와 같은 미래 세대가 <Her> 영화에서처럼 사랑, 걱정, 애정의 대화를 AI 인물과 해야 하는 경우나, 집에 콕 박혀서 오롯이 디지털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부캐로서의 삶만 살게 되는 세상은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PS.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끄적여본 그림들입니다.





 참고로 제 인스타그램에는 더 많은 그림이 있으니 <작가 소개> 란 링크 타고 오셔서, 구경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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