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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광문 Nov 11. 2021

인생 전반 끝 인생 후반전 출발

인생은 오십부터라 했던가?

Life time must to be going.


사람도 나이가 오십이 넘으면 자기 자신을 책임질 나이를 넘어서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몫이 하나씩 늘어나는 시기가 됩니다. 건축을 업으로 시작한 지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진행을 저해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발주처와의 문제, 민원제기, 도면 수정, 설계변경 등의 기술적 문제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책임감을 가지고 하나의 아이디어가 3차원의 건축물로 준공이 되어 탄생하기까지 참고 인내하여야 합니다. 그 모든 난관과 장애를 해결해 가며, 어려움도 감수하면서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건축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화가처럼 화폭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그림 한 장 그것은 건축의 시작일 뿐 진정한 완성은 건물이 구조물로 완성되어야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도 있다고 봅니다. 착공을 거쳐 건물이 완공되어가는 중간 과정 또한 설계기간과 동일하게 감리기간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다변수입니다. 도면이나 스케치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는 세세한 디테일과 퀄리티는 현장의 감리자의 역할로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산부인과에서 새 생명을 받는 의사처럼, 건축사도 조심스럽게 혼신을 다하는 정신으로 프로젝트에 임해야 준공 후에 후회가 적을 거라고 배웠습니다. 쉽게 경제원칙을 내세워 편리성과 타협하고 정당화해버리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최선을 다하지 않는 직업인이라면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을 때의 후련함과 기분 좋은 피곤함, 그것을 위해 자기 전문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건물이 완성되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정열과 고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흔히들 디자이너와 설계적인 측면에서만 평가하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시공과정에서 더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어서 시공에 참여했던 수많은 협력업체와 외주 프로그램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더 비일비재합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상 감리자가 현장의 기지로 해결하면서 풀어나가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디자인과 시공적인 측면을 모두 이해하고 절충해서 공유하며 공존의 미덕을 살려야 비로소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파트너와 리더 건축사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어야 보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디자이너는 평소에 매니지먼트와 리더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건축에 임해야 합니다. 디자인의 아이디어는 한 사람에게 나올 수 있지만 최종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는 팀워크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아키텍트는 그 팀의 중심이며 리더입니다. 최근 건축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해가고 있고, 소득 수준도 높아져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의 요구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축사의 인식과 사회적인 위상이 병행될 때 비로소 더 좋은 도시 라이프가 형성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어린이가 쌓기 놀이를 할 때 갖는 순수한 마음을 더해 건축 열정을 가진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생의 절반을 살았는데 '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의 삶을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환경요인에 덜 매달리고, 작은 스트레스에 과민반응을 하지 않기 위해 매일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물질의 풍요로움이 아닌 것을 너무 명확히 알고 있지만 매 순간 잊고 살면서 그것을 쫓아 헤매고 다닙니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 많으면 그만큼 누릴 수 있는 행복과 만족감도 커질 거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만족감의 욕심이 점점 더 커져가면서 불안감으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이 정도면 됐어! 충분해!'라고 했지만 그걸 충족한 순간 더 큰 욕심이 생겨 버립니다.


'이젠 마음을 비웠어! 모든 걸 내려놓았어!'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워보면 훨씬 마음속 평화가 쉽게 찾아옵니다. 재산을 불리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항상 가슴이 졸이고 두근두근 합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라고 외치는 순간 시원한 박하사탕을 먹는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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