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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해 Oct 13. 2024

7화.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

한국어를 가르치며 사람을 배웁니다

3월 마지막 수업인데 학생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다. 15분 기다리다가 메시지를 남겼다.

"선생님 기다리고 있어요."

사실, 나는 학생의 전화번호를 모른다. 관리자분께서 카톡을 보시더니 연락을 해보겠다고 하셨고,

좀 있다 연락이 되어 20분 뒤에 수업이 시작되었다.


학생이 감기로 어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오늘로 수업을 연기했었다. 여전히 아파 보인다.

열은 내렸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야투 씨~ 수업 다음에 할까요? “

다음 주로 미루지 왜 오늘 한다고 했는지 내심 안타까웠다.


“아니에요. 선생님,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오늘 하자고 했어요 “


마흔네 살 니제르 학생 이렇게 나를 심쿵하게 해도 되는 거야? 반칙이다.

거의 드러눕다시피 수업하면서 그래도 한 시간을 꽉 채웠다.

나보다 학생이 더 많이 말하게 하는 것이 수업 철학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더라도 미안 하지만 오늘도 읽기를 시켰다.


‘~ 좋겠어요’

예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리 가족이 항상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내가 먼저 문장을 만들었다.


“우리 가족은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두 달 전 남편을 여의고 공부하는 다섯 아이 엄마 학생이 만든 문장이다.

건. 강.

내 마음도 저렸다.

그녀는 밝지만, 오늘은 아프다. 입으로는 가족의 건강을 희망했다.


두 달 전 먼저 보낸 남편의 얼굴이 아직도 카톡필에 있다.

내 마음이 쓰린데, 그녀는 얼마나 더 할까?


곱씹어 본다.


“모든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다음 편 7화. <라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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