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詩
-김용택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마라
생각대로 살아라, 라는 말을
어디서 읽었다
사는 대로 생각하면
지금 사는 것처럼 살게 된다.
세상에 새로운 말은 없다지만
세상은 생각에서 나온 말로 살아왔다.
이런 옛말도 있다.
생일에 잘 먹자고
열흘을 굶었더니, 생일날 아침에 죽더라.
내가 지금 괴로운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두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라.
그래야 세상이 내 것이 된다.
세월은 간다.
그걸 두려워하라.
누구나 길이 없는 산 아래 서 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하게 될까.
어제는 가버렸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불행을 붙잡고 앉아 있지 마라.
일어서자.
지금이다.
출처: ⌜모두가 첫날처럼⌟ 문학동네 시인선 191, 김용택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