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특집 '학내인권단체']
1) 뿌리:침의 인원 구성과 체계, 활동 방식과 내용 등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설립 취지와 역사, 슬로건 등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뿌리:침(이하 ‘뿌리침’)에는 10명 이내의 회원이 있습니다. 단체는 회장을 포함한 운영진,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장단, 일반부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 활동으로는 만나서 이야기 나누기, 세미나, 비건 학식 주장이 있고, 작년에는 인권주간도 진행했습니다. 2016년에 단체가 설립되었는데요, 첫 설립은 ‘고려대학교 채식주의자 페미니즘 네트워크’였고 비거니즘 활동보다는 커뮤니티 중심이었습니다. 활동 위주의 단체가 된 것은 2019년에 ‘뿌리:침’이 된 이후입니다. 이름은 ‘식물의 뿌리’와 ‘육식문화를 뿌리치자’는 의미입니다. 여전히 커뮤니티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운영되는 중입니다.
2) 코로나 시기 뿌리:침 의 인력난은 어떠했는지,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현 상황은 어떠신지 알려주세요.
구성원 수가 적긴 했는데, 모이는 활동 위주가 아니다 보니까 인력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코로나 시기에 열성적인 인원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코로나 때는 밥 먹기가 힘들어서 먹을 만한 식당을 알려줄 커뮤니티가 필요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런 정보를 구하는 수요가 부족합니다. 인권주간 동안 에브리타임을 통해서 홍보를 열심히 했는데요, 진입장벽이었던 ‘비건만 들어갈 수 있는 이미지’를 없애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한 점이 구성원 모집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3) 뿌리:침 의 활동 중 백래시를 경험하신 적이 있으시다면, 그 형태와 내용은 어떠했으며 뿌리:침은 어떻게 대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편견이나 오해에 관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활동을 적극적으로는 안 해서 과격한 백래시는 없었으나 댓글을 통한 비꼬기, 간식행사에 비건 간식 도입을 요구할 때의 반발, 총학과의 마찰, 학내인권단체협의회(이하 ‘학인협’) 질의서에 대한 부정적 답변 등 비거니즘 자체에 대한 백래시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편견이나 오해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일하려고 합니다.
4) 다른 단체들과 학내에서 함께 진행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지금은 소수자인권위원회와 비건 지도를 제작 중이고, 학인협에서 열리는 사업에도 참여하고, 인권 단체와 가끔 연대도 하고 있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비건 학식 운동, 책·영상 세미나, 비건 식단 식사를 같이하고 싶습니다. 또, 민주 광장에서 비건 페스티벌을 소소하게 열고 싶습니다. 비거니즘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비건식을 소개하는 작은 행사를 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5) 많은 단체들이 그렇듯 정체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어떻게 조율하시는지 알려주세요.
뿌리침은 비건만 구성원으로 받지 않습니다. 간헐적 채식을 하시는 분도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비건 단체인만큼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비거니즘 실천에 대한 고충을 나누며 친해지곤 합니다. 엄격하게 실천 중인 분부터 다른 분들을 본받아 비건을 실천하는 논비건 분들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락토오보[1] 정도이신 분들이 요거트를 먹었다고 눈치를 보기도 합니다. 일종의 자기검열이 생기는 것 같아요.
6) 학내 간식행사 때마다 비건 식단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관해 혼란이 빚어지는데요, 뿌리:침 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학생회가 모두가 먹는 간식행사에 이상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듯이, 비건식이라고 해서 이상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건·논비건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비건 간식을 준비하고, 사전에 수요조사를 받는 방안이 이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비건 간식행사는 비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니까 논비건과 비건 간식을 비율로 고정하기보다, 논비건도 비건 간식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조금 불편하더라도 누구나 윤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간식행사면 좋겠습니다. 옳고 기분 좋음. (비건식이) 윤리적 소비자로서 하는 기분 좋은 선택지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1] 채소, 과일, 우유, 달걀까지 섭취하는 채식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