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제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잊지마! 원래 내꺼야!’

[화보] 편집장 하영

[그림1] 제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슬로건 ⓒ하영

제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슬로건 “잊지마 원래 내꺼야”가 적힌 포스터. 그림 설명 끝. 


제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지난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잊지마! 원래 내꺼야!’로, 다음은 슬로건 설명 전문이다.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의 시민권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원래 장애인의 것이었음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권리임을 선언하려고 합니다. 

장애인이 가진 시민으로서의 권리는 누가 허락해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사회가 모두의 시민권을 당연히 보장해야 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미뤄온 것입니다. 

매일 아침 지하철 승강장에서 장애인의 시민권을 이제 더는 빼앗길 수 없다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서울시의 폭력으로 인해 열차에 탑승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열차에 타지 못한 장애인들의 빼앗긴 시민권을 되찾겠다 선언합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의 나, 나의 권리는 나의 것입니다. [1]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지난 4년 동안 서울시의 『2024년 서울특별시 장애인단체활동 및 행사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예산을 지원받았으며, 올해도 유일한 후보 단체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선정단체 없음’이라 통보하고 미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예산 미집행과 장소 대여 문제 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최를 위해 ‘영화로운 연대’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영화제는 결국 무사히 막을 올렸다. 


[그림2] 발달장애 당사자들이 만든 알기 쉬운 영화 포스터 ⓒ하영

발달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알기 쉬운 영화 포스터들. 영화를 설명하는 그림과 글씨가 적혀 있다. 그림 설명 끝.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모든 작품에는 배리어프리 자막[2]과 수어통역이, GV 행사에는 실시간 수어 통역과 문자 통역이 제공되었다. 또한 점자 프로그램북과  ‘알기 쉬운 프로그램북’을 배포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줄거리 설명과 단어 해설을 제공했다. 장애인, 노인 등 누구나 볼 수 있는 배리어프리 영화, 일명 ‘가치봄’ 영화가 일반 상영관에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모두를 위한 접근성을 보장했다. 또한 영화제에서 상영된 모든 영화는 주체적인 장애인 인물이 등장하거나, 장애 당사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거나, 이동권이나 탈시설 등 장애와 관련된 의제를 이야기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은 대체로 10석의 휠체어석을 두며, 그중 7석은 맨앞 자리에 위치한다. 상영관 입구 내부가 계단으로 되어 있어 따로 직원을 호출하지 않으면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게다가 상영관 내부 장애인석 역시, 이동식 좌석을 치우고 휠체어석을 마련하는 구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용에 불편함이 따른다.[3] 시⋅청각 장애인 등을 위한 가치봄 영화의 수 자체가 매우 적고, 휠체어 이용 관객이 관람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보니, 이들이 직접 극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3일 동안 마로니에 공원은 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한데 모여 있는 열린 광장이었다.


이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서울을 넘어 파리와 베를린에서의 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를 기획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한,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한, 노동하기 위한, 교육받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영화로 기록하고 스크린으로 연대하는 영화제를 응원한다.  


편집장 하영 | choibook@naver.com


[1]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2024.03.28.).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안내: 잊지마! 원래 내꺼야![온라인 게시글].

[2] 등장인물의 대사뿐 아니라, 배경 음악과 소리에 관한 해설이 포함된다. 

[3] “영화 한편 보기 너무 힘들어” 영화관 휠체어석 직접 가보니 (2024.04.18.).  매일신문.


참고문헌

기사 및 온라인 자료

김유진 (2024.04.18.). “영화 한편 보기 너무 힘들어” 영화관 휠체어석 직접 가보니. 매일신문Retrieved from https://www.imaeil.com/page/view/2024041816345681987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2024.03.28.).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안내: 잊지마! 원래 내꺼야![온라인 게시글]. 접속일 2024.08.09.. Retrieved from https://420sdff.com/notice/?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Tt9&bmode=view&idx=19035263&t=boar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