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 철거민 투쟁: 용주골 그리고 미아리 텍사스

[RE;] 상민 / 전 편집장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 (151호)

ㄴ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행정대집행 : 수치심을 넘는 삶 (152호)

ㄴㄴ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투쟁: 생존 너머의 삶 (154호)

ㄴㄴㄴ성노동자 철거민 투쟁: 용주골 그리고 미아리 텍사스



무릎 꿇고 면담 요청한 죄: 징역 6개월?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의 대표 별이(활동명)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이하 ‘차차’)의 활동가 여름(활동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당해 올해 몇 차례의 공판을 마치고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고소한 이는 다름 아닌 파주시로 시가 제기한 혐의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난해 1월 30일 집결지 내 CCTV 설치 를 방해했다는 혐의이다. 파주시는 이날 경찰, 용역, 대형 크레인을 끌고 와 집결지 내 부 전봇대에 성매매 단속 CCTV를 설치하려고 했다. 이는 김경일 파주시장이 2023 년 초 집결지 폐쇄 원년을 선포한 이후 일곱 번째 시도였다.[1] 한 성노동자가 CCTV 설 치 저지를 위해 건물 4층 높이의 전신주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고, 결과적으로 파주시는 계획했던 세 대의 CCTV 중 한 대만을 달 수 있었다. 이런 위험한 고공농성 상 황을 중재하기 위해 별이는 전신주 아래쪽에 올라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매달려있는 것이 힘에 겨워 내려왔다. 얼마 후, 파주시청은 그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4월 19일 있었던 성매수자 차단 야간 캠페인인 ‘올빼미 활동’ 당시 자작나무회와 차차, 그리고 연대 시민들이 파주시 공무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면담을 요청하며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는 혐의로, 별이와 여름에게 해당한다. 기존 공소장에는 별이가 바짓가랑이를 잡아 전종고 성매매집결지 폐쇄 TF 팀장을 넘어뜨렸 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지만,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그런 사실이 확인되지 않자 검사 측 에서 공소장을 변경하는 바람에 판결이 연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자체가 이처럼 시민 항의에 형사 고소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두 사건 모두 공무집행방해죄에서 말하는 “공무를 방해할 목적의 폭행 또는 협박”은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전신주에 매달린 사건의 경우 고공농성을 한 당사자도 아니고 아래쪽에서 중재를 했을 뿐인 자작나무회 대표 별이를 기소했다. 이는 명백한 과잉 대응이자, 투쟁에 대한 탄압이다.


검찰은 별이에게는 징역 6개월을, 여름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지난 8월 20일로 예정되어 있던 최종 판결은 두 사건 중 고공농성 건에 대한 추가적인 공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판사의 결정에 따라 미뤄졌다. 그 와중에 파주시의 고소·고발과 그로 인한 수사는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계속되고 있다. 파주시나 용역이 저지른 불법행위는 명백한 정황과 증거가 있어도 수사 단계에서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지만,[2] 자작나무회와 차차는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바짓가랑이 한 번 잡은 것만으 로도 기소가 되고 실형이 선고될 위협에 놓인다. 이것이 현재 용주골 투쟁이 2023, 24년과 같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2025년 7월, 용주골


용주골 투쟁을 다룬 지난 세 편의 글을 돌아보자. 151호에 실린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2023.10.)는 투쟁이 막 시작했을 무렵 쓰인 글로서 용주골 폐쇄가 “자본주의적 공간 생산의 논리에 따라 세입자를 쫓아내는 것일 뿐인데”도 단지 “그 세입자들이 ‘창녀’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위가 되는 용주골의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서 152호에 실린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행정대집행: 수치심을 넘는 삶」(2024.05.)은 용주골에 처음 행정대집행[3] 이 들어오려 했을 때인 23년 11월 22일의 상황을 기록한 글이었다. 이 글은 파주시가 어떻게 “행정논리와 페미니즘”을 동원 해 ‘수치심’을 통치의 기술로 작동시키는지 CCTV 설치 시도를 통해 말했다. 그리고 거 의 만 1년이 지나 발간된 154호에 실린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투쟁: 생존 너머의 삶」 (2025.04.)은 24년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있었던 7차 행정대집행 상황과 집결지 내 거점 시설 설치의 문제점을 다루었다. 그렇다면 23년 11월과 24년 11월 사이 용주골은 어떤 시간을 버텼을까? 그리고 그로부터도 반년 이상이 지난 현재(2025년 여름) 용주골의 상황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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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용주골의 전경. “김경일 더 이상 침묵으로 답 않겠다. 죽음으로 우리의 터전을 지키겠다”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벽에 걸려 있다. 그림 설명 끝.


2023년 11월 22일 이후 파주시는 지속적으로 ‘불법건축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시도했다. 불법건축물이라 함은 건물에서 튀어나와 있는 홀박스(유리방), 주방, 빨래방, 계단 등을 말한다. 용주골의 건물들은 몇십 년의 세월동안 영업을 하며 공간 부족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증개축이 이뤄졌다. 만약 행정대집행의 논리대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 관련 조치가 이루어졌어도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23년이 되어서야 이를 문제로 불법건축물을 철거한다는 것은 분명히 용주골에 압박을 가하기 위함이었다.


압박? 그렇다. 파주시는 용주골 집결지 건물들을 철거할 권리가 없다. 정확히는 건물주가 시에 건물을 판매해야만 그 건물을 철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주시가 선택한 방식은 오래된 ‘불법’건축물을 제거하며 영업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진행된 대집행 대부분이 본건물은 그대로 둔 채 홀박스나 계단 등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파주시는 공권력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용주골을 압박했다. 행정대집행 이외에도 용주골을 가리고 있던 펜스를 일방적으로 철거했고,[4] 가게 내부까지 감시할 수 있는 CCTV를 지속적으로 설치하려 했다. 뿐만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민들을 동원해 캠페인을 벌였는데, 밤 시간에는 피켓을 들고 성구매자의 집결지 진입을 차단하는 ‘올빼미 활동’을, 낮 시간에는 집결지 내부를 동물원 구경하듯 누비며 돌아다니는 ‘여행길(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행사를 진행했다. 상황에 따라 빈도는 달라졌지만, 이 둘은 2025년 8월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여행길이 내부에 남아 있는 이들을 여성인권의 이름으로 모욕하고 수치심을 주려는 시도라면, 올빼미 캠페인은 아예 밥줄을 끊어버리려는 시도이다. 별이와 여름이 무릎을 꿇고 면담을 요청했던 일 역시 이 ‘올빼미 활동’ 당시이다.


이에 더해 시는 건물주들 역시 압박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용주골 업소들에 솜방망이 벌금만 부과해 오던 시가 주택 용도로 승인받은 건물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며 용도변경 위반 행정처분 절차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5] 이런 협박성 조치를 통해 결국 시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건물주들이 시에 건물을 처분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파주시는 2024년 용주골 건물 중 ‘거점 시설’로 삼을 건물 하나를 구매했는데, 2025년에는 한술 더 떠서 집결지 폐쇄 정비 사업 예산 58억 중 38억을 거점 매입에 책정했다. 38억이라는 금액은 건물 8개 동을 구매하기 위한 것인데, 일반적으로 2억 원 선에서 거래되던 건물을 4~4.5억 원이라는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셈이다. 실제로 통과된 46억 중 38억으로 파주시는 건물들을 매입했고, 현재 집결지 내부에는 두 동의 거점 시설이 지어졌다(참고로 2025년 책정된 성매매 ‘피해자’ 자활지원 조례 예산은 약 3억 7천만 원이다). 하나는 “성매수 행위를 감시하고, 성매매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전진기지”로 계획된 3층짜리 건물이라면 다른 하나는 ‘성평등 파주’라는 간판을 걸고 있는 “전람회장”이다. 시민들을 위한 반성매매 교육의 장이자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는 보도 내용과 달리 평일 낮에 방문했음에도 내부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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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성매매집결지 폐쇄 합동 거점시절”이라고 적힌 건물 전경이다. 1층 유리창문에는 “성매매/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포스터들이 붙여 있다. 그림 설명 끝.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당장의 대집행은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 ‘불법건축물’로 불릴 만한 시설이나 건물은 대부분 이미 대집행이 마쳐졌거나 건물주들이 자진해서 철거했고,[7] 올해는 더 이상 파주시가 건물을 매입할 예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지난 3월 17일, 용주골 집결지를 포함하고 있던 ‘파주 I-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아예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됐다.[8] 이제는 주변 주민들조차 철거 이후 명확한 활용책도 없고, 집값을 올려줄 부동산이 들어서지도 않을 이 일방적인 폐쇄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9]


하지만 지난 9월 10일, 거점 매입을 위해 김경일 시장이 신청한 68억의 추가경정 예산이 시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이 만들어졌다. 차차와 자작나무회는 이에 대응해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차차의 SNS를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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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성평등 파주’ 건물 전경을 왼쪽에서 바라본 모습. 낮은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에 ‘성평등 파주’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오른편에는 아스팔트 길이 이어진다. 그림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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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성평등 파주’ 건물 내부. 왼쪽에는 흰색 스크린이 내려와 있고, 오른편에는 강의실 책상과 의지가 있다. 그림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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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업소 건물을 밀어버린 자리에 파주시가 만든 ‘치유 정원’. 건물들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에 낮은 식물들이 있다. 오른편에는 흔들 그네가 있다. 그림 설명 끝.


2023년 8월, 김경일 시장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면담에 참석한 자작나무회 종사자들은 3년의 유예 기간을 준다면 그 안에 자진해서 집결지를 비우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은 단호하게 그런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후 “다음 선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하고 혼잣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이 모든 난리법석의 근원은 다음 선거를 위한 시장의 업적 만들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23년 당시 김경일 시장은 그해 내로 용주골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년 반도 넘는 시간이 지난 2025년 여름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건물은 남아있다. 다만 영업하는 가게가 훨씬 줄어들었고, 상당수 종사자는 용주골에 살면서도 동두천이나 영등포 집결지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자작나무회 대표 별이는 이럴 거였으면 처음부터 3년의 시간을 주었다면 어땠겠냐고 말한다. 평소와 같이 일할 수 있게 해주었다면, 종사자들이 시의 각종 다양한 압박으로 장사도 못하고 몸과 마음만 다친 지난 3년을 용주골 바깥에서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파주시는 2023년부터 3년째 매년 그해를 용주골 집결지 폐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발표를 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해 왔다. 그리고 이제 내년 6월이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지방선거가 있다. 아마도 2026년 예산이 나오면 김경일 시장은 재선을 위해 마지막 업적 세우기를 추진하겠지만, 그럼에도 용주골이 지방선거 전에 아예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안의 갈 곳 없는 업주와 성노동자들만 절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보았을 뿐이다. 한 지자체장의 욕심이 불러온 비극이다.




2025년 7월, 미아리 텍사스


한편 용주골의 첫 행정대집행이 들어오기 직전인 2023년 10월,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에도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2009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미아리 텍사스를 포함하는 신월곡1구역의 재개발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10여 년간 별다른 진척이 없던 와중 2018년경부터 성북2구역과 결합 재개발이 추진되었고, 2023년 7월에 성북구청에 의해 사업시행 변경인가가 나며 곧장 10월 16일부터 이주가 개시된 것이다. 건물주들은 절대다수가 조합에 가입해 보상을 받고, 업주들에게도 콩고물이 떨어지지만 이곳의 성노동자들 그리고 현관이모, 주방이모들은 수 십년 이곳에서 일해왔음에도 아무런 보상도 없이 내쫓겨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아리에 남아있는 종사자들이 모여서 ‘미아리 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이하 이주대책위)’를 설립하였고, 구청 앞 1인 시위 등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2024년 9월 23일, 성북구청 앞에서 처음으로 집회를 개최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2025년 8월 14일) 기준 44차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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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성북구청 앞에서 진행하는 시위 사진. 성북구청 입구 앞으로 펜스가 쳐져 있고, 그 펜스에 ‘너희가 탄압이면/우리는 투쟁이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죽기로 싸우겠다’ 등의 팻말이 걸려 있다. 펜스 앞에서 대책위 당사자가 ‘우리는 살고 싶다’라고 써진 검은색 우산을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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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 조합 사무실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A. ©빌린용기

대책위 당사자 A가 조합 사무실 건물 앞에서 핑크색 수면 잠옷을 입고 구호를 외치는 뒷모습. 잠옷 위에 입은 몸자보에는 ‘우리는 성북구청장 묵인 하에 이렇게 쫓겨났다/ 미아리 텍사스 성노동자’라고 써 있다.


지난 6월, 자작나무회가 젠더폭력과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미국의 시민단체 ‘Women Cross DMZ’에서 자신들에게 보내준 투쟁 기금을 미아리 이주대책 위에 전달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자작나무회 별이는 용주골도 상황이 안 좋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집행이 들어 오지 않는 상황인 반면, 미아리는 이미 집행이 들어와서 집을 잃은 분도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기금을 전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세 편의 용주골 투쟁글 다음에 달리는 이 Re는 결국 미아리 텍사스 투쟁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미 집을 잃은 이들이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지난 4월 16일, 미아리 이주대책위원장 A의 주거지가 명도 집행당했다. 명도 집행이라 함은, 부동산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임차인 혹은 점유자를 강제적으로 내쫓는 것으로 명도 소송의 판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A의 점유가 불법적인지 아닌지 다투는 명도 소송은 4월 16일 당시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재개발 조합에게는 이 집에서 A를 쫓아낼 법적인 근거가 없었음에도 용역을 동원해 잠들어 있던 A를 무력으로 끌어냈다. A는 이 일로 소송이 끝나지도 않은 집을 잃었다.[10] 집행 이후 대책위는 연대 시민들과 함께 성북구청에 항의하는 의미로 천막을 세웠다. 구청이 집을 마음대로 없앴으니 구청 앞에 집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구청은 5차 계고장까지 붙이며 천막 철거를 예고했으나 실제 집행을 시도하진 않았다. A는 이날 이후 무더운 뙤약볕에서도, 폭우 속에서도 핑크색 수면잠옷을 입은 채 집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미아리와 용주골의 투쟁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용주골의 경우는 재개발이 표류하고 있는 사이 시에서 단독적으로 움직였다면, 미아리는 재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주 보상 의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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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8] 강제집행 이후 처진 펜스 내부에 여전히 남아있는 A의 집. (25년 6월 26일) 강제집행 이후 무너진 A 집의 잔해가 남아 있다. 사진 중앙 흙바닥에는 회색 천이 뒤덮여 있고, 잔해 뒤로 주택가 건물이 서 있다. 사진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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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9] A의 집이 완전히 헐렸다. (25년 7월 17일) 바로 앞 사진과 달리 완전히 무너진 A 집의 모습. 뒤로는 고층 빌딩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림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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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알선 혐의 수사 등 할 수 있는 카드를 다 쓰고 있지만 건물주가 건물을 팔지 않는 한 강제 집행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아리의 경우 건물주(이자 상당수 업주)들은 이미 건물을 처분할 권리를 조합에 넘겼고, 늦어도 9월 말까지는 모두 이주하기로 합 의한 상태이다. 이때 종사자들이 퇴거하지 않을 경우 명도 소송을 진행하게 되는데, 종 사자들은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명도 집행으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11] 심지어 4월 16일에는 명도 소송이 끝나기도 전에 집행이 이뤄졌음에도 성북구청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또한 업주들을 위한 보상책이 없는 용주골과 달리 조합으로부터 보상금을 받는 미아리 업주들은 종사자들이 투쟁에 합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그렇기에 남아있는 종사자 중에서도 일부인 30명 남짓만이 이주대책위에 속해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다른 조건의 두 현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들을 억압하고 쫓아내는 방식일 것이다. 공권력과 조합은 여성 인권을 명분으로, “수치심”을 무기로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한다. 대표적인 것이 반복되는 CCTV 설치 시도이다. 설치 주체는 관과 민으로 다르지만 용주골에서도, 미아리에서도 그 명분은 항상 집결지 내부의 ‘안전’ 이었다. 하지만 종사자들이 자체적으로 설치한 CCTV가 이미 있음에도 가게 앞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각도로 CCTV를 설치하려 드는 것은 아직까지 이주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종사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임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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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0] CCTV 설치를 막기 위한 투쟁 중 지어진 바리케이드. ©빌린용기 진입을 막기 위해 건물과 벽 사이로 여러 가구와 부품들을 쌓아 올린 바리케이드가 보인다. 그림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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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1] CCTV 전선을 자신의 목에 걸고 버티고 있는 이주대책위 종사자. ©빌린용기 길게 이어진 길목 중간에서 대책위 당사자가 CCTV 전선을 목에 걸고 있다. 길목 끝에는 등을 지고 서 있는 용역 혹은 경찰들이 보인다. 그림 설명 끝.


지난 7월 9일, 틈만 나면 CCTV를 설치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던 신월곡1구역조합은 상가위원회[12] 소속 업주의 가게를 명도 집행했는데, 여기에 종사자들의 이목이 쏠린 틈을 타 100여 명의 용역을 동원해 CCTV 설치를 시도했다. 이주대책위는 영업 중인 가게 앞의 CCTV 설치만은 막기 위해 애썼지만, 집결지는 너무 넓고 막을 사람은 너무 부족했다. 결국 자신의 업소 앞에 CCTV가 설치되려 하는 것을 본 한 종사자는 상의를 모두 탈의하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전까지는 아무리 항의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던 용역과 조합관계자들은 그제서야 그를 발견한 듯, 담요를 가져와 그의 나체를 ‘가려주려’ 했다. 그의 24시간을 감시하려던 이들이, 그의 벗은 몸이 잠시 보여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법석을 떠는 모습을 보며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151호에 실린 숙영의 글을 떠올렸다.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다른 기억 하나는 용주골의 성노동자들이 무릎을 꿇었던 장면이다. 다른 철거민들은 큰 소리를 내며 투쟁가를 부르는데, 왜 이들은 얼굴을 가리고 무릎을 꿇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무릎을 꿇는 행위는 자신의 존엄을 깎는 행위로 여겨진다. 용주골의 성노동자들은 무릎을 꿇어서 존엄을 깎아내리는 순간 에서야 자신의 존엄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들은 기꺼이 무릎을 꿇음으로써 무릎 꿇는 행위가 존엄을 깎는 일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을 비웃을 수 있었다. 무릎 꿇기는 일종의 비유일지도 모른다. 성노동이 자신의 존엄을 깎는 행위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이나 노동에 대한 인식은 그저 환상일 뿐이라고”(숙영, 2023,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 43).




성노동자/철거민/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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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2]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안)의 일부.


용주골 자작나무회와 미아리 이주대책위 투쟁의 또 다른 공통점은 종사자들이 스스로를 ‘성노동자’라고 이름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성노동자들을 ‘성매매피해자’로 명명하며, ‘자활’을 위한 지원금을 주겠다는 지자체 그리고 여성단체와 근본적인 불화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파주시의 경우, 용주골 폐쇄를 선언한 2023년 1월 ‘탈성매매 여성 지원조례’를 시행하며 2년간 인당 5,020만 원을 지원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25년 7월 24일부로 17명의 ‘성매매피해자’가 자활지원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13] 미아리의 경우 종사자들이 시설에 입소할 경우 기초생활수급자에 한해 매달 35만 원을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해 주겠다는 터무니없는 대책만이 있다가, 이주 개시 2년이 다 되어가는 지난 7월 1일에야 비로소 구청차원에서 종사자 1인당 최대 780만 원의 지원금을 편성했다. 구청은 ①탈성매매를 위한 자격증 취득 교육과 진학 교육 과정을 80% 이상 이수한 경우는 매달 70만 원을, ②공동 작업장과 인턴십 프로그램 등 자활 지원 사업에 참여할 경우나 ③일반 기업에 노동자로 취업해 일을 할 경우 매달 6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은 개인이 직업을 선택할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방안일뿐더러(①&②) 당장 필요한 생계를 꾸리기에는 소득이 없는 기간을 감수 해야 하고(①&③),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14] 무엇보다도 이와 같은 지원조차 오는 10월 1일부터야 신청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CCTV 와 펜스 설치로 인한 영업 방해와 명도 집행으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여있는 미아리 성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이라기엔 너무나 태평하다. 이러한 두 지자체의 태도 차이는 앞서 살펴본 상황을 고려하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용주골의 경우도 5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커 보일 수 있지만 주거·생계비로만 한정한다면 월 160만 원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종사자가 해당하는)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가정의 경우 기존 지원금과 중복수급이 안 된다는 맹점이 있다.


하지만 지원금 지급 기준이나 금액을 어떻게 변경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지원금은 모두 종사자들이 스스로를 ‘성매매피해자’로 인정하고 ‘탈성매매’를 하겠다는 서약을 해야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탈성매매 확약서를 쓰게 되면 개인정보 공개 열람에 동의해야 한다. 즉 성노동에 종사했음이 평생 기록에 남고, 다시 성노동을 하지 않는지 국가의 감시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하게 된 과정과 이곳에서 보낸 시간들을 오로지 착취와 피해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이 해온 일을, 살아온 삶을 ‘피해’가 아닌 ‘노동’이라 말하는 것은 이들이 노동자이자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용주골을, 미아리를 말할 때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이것이 단순히 어떤 ‘오염 시설’을 없애는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집과 직장을 통째로 소멸시키는 일이라는 점이다. 지자체와 조합은 식당을 없앤다고 종업원까지 챙겨줘야 하냐는 식의 논리를 들이민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십 년 먹고 잔 종사자들은 단순한 종업원과는 엄연히 다르다. 만일 이들이 하는 일이 성노동이 아니었다면 이들은 정상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 것이고, 전입신고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성매매가 불법이라서, 또 이곳을 주소지로 했을 때 찾아올 낙인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러한 맥락을 제거하고 단순히 이들이 서류상으로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강제 이주에 대해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은 명백히 잘못되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탈성매매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누군가의 직업이 어떤 ‘잘못된’ 일이라고 해도 그 사람의 집을 빼앗을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철거민 문제로만 접근할 수도 없는 까닭은 앞서 보았듯 이들의 세입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될 확률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성노동자들은 세입자라는 사실이 인정될지언정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세입자로서의 권리는 인정받지는 못한다는 것이 가장 최근의 판례이다. 하지만 그 판례의 주인공인 인천 옐로우하우스 4호집의 성노동자들은 끝끝내 집결지 안에서 싸워서 결국 조합과 이주 보상 합의를 이뤄냈다.


방금 나는 ‘싸워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렇다. 싸움, 다시 말해 ‘투쟁’이다. 옐로우하우스, 용주골, 미아리 모두 그곳의 종사자들이 조직해서 투쟁을 주도했다. 이들은 강제로 감금된 것도 아니고, ‘뭘 몰라서’ 업주에 의해 동원되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성노동자로서, 철거민으로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매주 목요일 아침,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성북구청 앞에 나와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이야 말로 철거로 인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고, 그 내용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간에 당사자들이 직접 내는 목소리를 우선적으로 들어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성북구청과 재개발조합은 둘째치고 이들을 위한다는 여성단체마저 이들과의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 특히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이하 전국연대)’와 그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연대는 이주대책위원장 A의 집이 법적 근거도 없이 명도 집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주대책위와 아무런 논의 없이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7월 15일에는 “미아리 여성들의 희망을 위한 긴급주거비 모금”을 시작하였다. 보다 측에서는 성북구의 탈성매매조례와 관계없이 종사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라고 하지만 정작 투쟁을 이어 나가고 있는 이주대책위의 종사자들과는 전혀 소통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관점에서 “미아리 여성들의 ‘희망’을 위한 모금”을 하는 것은 이들의 삶이 철거 당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기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이주대책위의 투쟁을 지워버리고 고립시킨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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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3]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 “미아리 여성들의 희망을 위한 긴급 주거비 모금 포스터”. 포스터 하단에는 “여성들이 단 한 달이라도 안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여러분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여성들이 쫓겨나는 것이 아니라, 삶에 희망을 품고 미아리를 떠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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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4] ©빌린용기. 지도에 신월곡 1구역과 재개발이 완료된 월곡 2구역이 색칠되어 있다. 그림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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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5] 건너편으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 역시 과거 월곡2구역으로 재개발된, 과거의 미아리 집결지 자리이다. 당시 종사자들은 정화위원회에 의해 집회 등에 동원되었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업주들만이 받아 갔다. 비록 15년도 더 된 일이지만 현재 남아있는 이주대책위 종사자들의 대부분은 당시에도 있던 이들로 이때의 일을 반면교사 삼아 종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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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6] 신월곡 1구역 재개발 조합의 예상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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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7] 현재(25년 7월 3일) 미아리 텍사스 풍경.





Re의 Re의 Re의 Re


어느덧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투쟁 문제를 다룬 네 번째 글이자 세 번째 Re이다. 그런데 사실 이 시리즈의 맨 처음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조차 어떤 글의 Re일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천 옐로우하우스, 전주 선미촌, 평택 쌈리, 대구 자갈마당, 부산 완월동, 수원역, 청량리, 용산… 그렇게 끝까지 가다 보면 박정희 시기 외화벌이를 위한 ‘위안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국 104개 지역에서 ‘윤락행위’를 합법화한 역사가 나올 것이다.[16] 하지만 이 글의 다음 Re가 그렇게 오래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이제 한국에 남아 있는 집결지는 12곳 정도에 불과하고 이들 모두 속도는 다르지만 폐쇄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곳은 미아리처럼 재개발이 진행될 것이고, 어느 곳은 용주골처럼 지자체 주도로 폐쇄 절차가 이뤄질 것이다.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종사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는 또 투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길어야 10년 정도면 다 끝날 것이다. 그렇게 이 Re 시리즈는 마무리가 될까?


집결지는 폐쇄될 수 있어도 그 안의 삶은 폐쇄될 수 없다. 집결지의 소멸이 성매매 산업의 소멸을 의미하지 않음 또한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 Re는 어떻게든 이어질 것이다. 이 시리즈를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성매매에 대한 낙인을 없애기, 다른 말로 하면 성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앞서 보았듯 종사자들이 집결지로 거주지 이전을 하지 못했던 이유, 제대로 된 세입자 계약을 하지 못했던 이유, 집결지에서 나가 사회로 다시 ‘복귀’하지 못하는 이유는 모두 성노동에 대한 낙인 때문이다. 성노동은 노동이다. 이는 성노동이 좋은 것이라거나, 권장할 만한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미아리 목요집회에서 외치는 구호 중 하나는 “우리도 성노동자이며 감정노동자이다”다. 성노동이 곧 성착취라면 성노동자에게는 어떠한 협상권도, 서비스에 따른 금액 차이 같은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렇지 않다. 성노동자가 제공하는 것은 “한도가 정해진 친밀성(멜리사 지라 그랜트, 2017: 163)”이다. 백화점 직원의 억지 미소가 노동이고, 화장실 청소부의 청소가 노동이고, 여성의 임신·출산·육아와 ‘집안일’이 노동이고, 나의 글쓰기가 노동인 만큼 성노동은 노동이다.[17] 하지만 설사 성노동이 비범죄화되더라도 한번 ‘음지’에 갔으면 영원히 ‘양지’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식의 사고가 통용되는 세상에서 성노동은 결코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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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8] Wavve의 레즈비언 연애 예능 프로그램〈너의연애〉에 출연한 '리원'은 과거 그가 진행한 '벗방' 사진을 찾아내 수집한 자칭 페니미스트들에 의해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이후 방영분에서 '통편집' 되었다. 현재 리원은 성인 플랫폼 탈출·연대 단체 연결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후원 플리마켓의 수익의 일부를 이주대책위에 기부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고백하자면, 성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나조차도 집결지 내부가 어떤 풍경일지, 그곳에서 일하는 성노동자들은 어떤 사람일지 잘 그려지지가 않았다. 소위 ‘일반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성매매 집결지는 어딘가 불편하고 낯선 공간일 것이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는 영등포 집결지 지도 사진을 올리며 “여기 절대 지나가지 마세요”라는 조언을 하는 트윗이 2만 회 리트윗이 되며 화제가 되었다. 이에 대한 인용 트윗들은 하나같이 이곳을 지나쳤던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너무 무서웠다거나, 역겨웠다고 말한다. 다시는 집결지 골목을 지나지 않겠다면서 왜 아직도 이런 곳이 그대로 있는지 분개하는 트윗이 이어지는 가운데 누군가는 “다음 세대의 젊은 여성들이 지나가지 못하는 길이란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너무 많이 말해서 이제는 좀 옹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나)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18] 이들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의 젊은 여성들” 역시 존중받을 수 없으리라 자신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성노동자와 집결지를 더럽고, 무섭고, 나와는 다른 별세계 이야기로 느끼는 감각, 즉 ‘창녀혐오’는 한국 사회를 살아온 이들이라면 쉽게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대상화와 타자화, 그러니까 ‘창녀혐오’야말로 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다.


운 좋게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지 않으면서 집결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매주 목요일 오전마다 성북구청 앞에 존재한다. 단언컨대, 책상머리에서 노르딕 모델이 맞니 비범죄화가 맞니 하는 고민을 하는 것보다, 집결지 골목을 지나며 불쾌했던 경험을 트위터에 적는 것보다, 미아리에 직접 한번 오는 것이 이 문제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훨씬 넓히는 일이 될 것이다. 내가 매주 목요일 아침 성북구청에 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곳에는 삶이 있고, 당신은 그것을 편견 없이 들을 마음만 가지고 오면 된다. 한 명이 미아리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여럿이 모이면 달라질지 모른다. 우리는 그것을 연대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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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9] 미아리 이주대책위의 목요집회는 항상 묵념으로 시작한다. 지난해 9월 첫 집회를 앞두고 세상을 떠난 종사자 B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B는 90만 원이라는 돈을 사채업자에게서 빌렸다가 5,000%가 넘는 이자와 그가 성노동을 했다는 사실을 지인에게 모두 알리겠다는 악질적인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가 이런 악질 고리대금업에 손을 내민 계기에는 조합이 집결지 주변에 펜스를 두르고, 쓰레기를 나뒹굴게 하며 장사를 방해한 것이 있다. 그리고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에는 혼자 키우는 아이의 유치원 교사까지 포함된 지인들에게 B가 ‘몸을 팔고 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이 있다. 성매매 비범죄화와 노동으로의 인정이 절박한 이유이다. 가해자에 대한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성북구청장이 나가라’ 계정에서 재판 관련 소식을 계속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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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0] 25년 2월부터 운영 중인 ‘성북구청장이 나가라’ 트위터 계정. 이주대책위 연대조직팀의 일원으로서 관련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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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1] 매주 목요일 정기집회 및 긴급상황에 대한 라이브 중계가 이뤄지는 ‘미아리 연대운영진’ 유튜브 계정. 25년 6월부터 운영 중이다.



상민 / 전 편집장 poursoi0911@gmail.com




[1]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행정대집행 : 수치심을 넘는 삶」(민상, 고대문화 152호)에서 다루고 있는 23년 11월 22일 행정대집행 방어전에서도 CCTV 설치를 막기 위한 조가 따로 있었다. (참고로 민상과 상민은 동일 인물도 서로의 필명도 아니다….)

[2] 이를테면 파주시는 CCTV 설치에 굴삭기를 동원했는데, 건설기계 승차석이 아닌 위치에 사람을 탑승시키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또한 불법건축물이라 해도 내부에 사람이 있으면 강제집행을 해서는 안 되지만 실제 행정대집행은 내부의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강제로 건물을 부수며 진행되었다.

[3] 행정대집행이라 함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 시 일어나는 강제퇴거 과정을 지칭한다. 대개 ‘공무수행’이라는 글귀가 쓰인 옷을 입은 용역과 경찰 등이 동원되어 대상 건축물을 철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철거민들과 용역 사이의 충돌이 발생하고 철거민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경우가 많아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소한의 의무이행 기한 도입, 기상특보 발령 시 행정대집행 금지, 의무자의 퇴거조치 완료 후 실행 등을 권고하고 있다(수민, 2025: 113).

[4] 용주골을 둘러싼 펜스는 1990년대 시청에 의해 설치되었다. 청소년 통행금지·제한구역 제도 실행의 일환으로 건설된 펜스는 집결지가 건너편 인가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결지 폐쇄를 선언한 후 시는 갑자기 안전상 위협이 있다며 여러 차례 펜스를 철거하려는 시도를 했다. 펜스를 제거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집결지의 존재를 외부에 노출시켜 집결지 폐쇄를 위한 민원, 신고 활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를테면 “청소년에게 집결지가 보인다”와 같은 민원이 근거가 되어 용주골 폐쇄의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다. 펜스는 하천 바로 옆에 위치한 집결지의 수해 피해를 막는 역할 역시 해오고 있었지만, 새 펜스 설치 등의 대안 없이 철거를 밀어붙였고 자작나무회와 차차는 이를 막기 위한 긴급 행동을 여러 차례 해야 했다.

[5] [보도자료] 파주시, 건출물 용도변경 위반한 불법 성매매업소에 강력한 행정제재 (2025.07.11.).

[6] 집결지 내 거점 시설 설치가 가질 수 있는 의의, 그리고 현재 용주골 내 설치된 거점 시설의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호에 실린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투쟁: 생존 너머의 삶」에 잘 정리되어 있다. 핵심부만 잠시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거점시설이 기록하고 기억하기로 선택하는 집결지의 역사는 “오로지 성매매를 위한 공간으로만 구성되고 기능”하는, “시간이 멈춘 듯 비슷한 착취와 폭력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서의 용주골이다. 이때 현재 용주골에서 살고 노동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20-30년 전에 머물러 믿을 수 없는 폭력과 착취로 얼룩진 과거의 이야기로 덮이게 된다. (..) 파주시가 성매매 집결지의 아픈 역사를 과거에 두고 여성친화도시의 미래로 나아가고자 할 때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자리를 잃고 만다(수민, 2025: 121).

[7] 82개동 중 행정대집행 28개동, 자진시정 41동, 시 매입철거 5개동으로 총 74개동에 대한 불법건출물 철거가 마쳐졌다.

[8] 파주 I-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2015년 8월 지정되었으나, 2021년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며 장기 표류했고, 조합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법정 기한인 2024년 12월 27일까지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파주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지난 3월 17일 정비구역 해제를 고시했다(유혜연. 2025.07.19.).

[9] 파주시는 용주골 집결지를 허문 자리에 파크골프장, 대형 도서관, 시립요양원 등을 세우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구체적 계획안은 없는 상황이다.

[10] 벌금을 감수하고서라도 소송 결과가 나기 전 명도 집행을 진행하고, 추후에 용역 업체를 해체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책임을 면피하는 것이 근래의 유행(!)이라고 한다.

[11] 2018년부터 재개발이 본격화된 인천 옐로우하우스의 성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상대로 지역주택조합이 제기한 명도소송에 대항하기 위해 법원에 월세, 공과금, 생활용품비를 지불해온 8년 간의 기록을 제출했다. 명도소송은 성노동자들이 가지는 주민으로서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었고, 이에 대항하는 8년 간의 기록은 성노동자들이 세입자, 즉 실질적인 주민으로 그 공간에서 살아왔으므로 권리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었다. 법원은 성노동자들이 제출한 증거를 기반으로 전입신고와는 상관없이 임대차계약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동시에 임대차계약의 목적이 성매매였으므로 민법상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세입자는 맞으나 세입자로서의 권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황수연, 2021; 숙영, 2023에서 재인용).

[12] 전국 대부분의 집결지의 업주 모임은 ‘정화위원회’라는 이름을 가진다. 용주골의 경우 정화위원회가 자작나무회와 함께 싸웠지만, 미아리의 경우 종사자나 이모들의 보상 대책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했고 이에 반대하는 업주들이 정화위원회에서 나와 ‘상가위원회’를 조직했다. 하지만 이미 투쟁을 하고 있던 이주대책위와 결합하지는 않았고, 2025년 7월 기준으로 상가위원회에는 5명 정도의 업주만이 남아있다.

[13] [보도자료]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위원회 개최 -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대상자 16, 17호 추가 선정 - 조례 개정으로 지원 사각지대 해소, 자립 지원 기반 강화 (2025.07.24.). 2022~23년 용주골에 있었던 피해자만을 지원 대상으로 하던 것에서, 과거 용주골에서 일했다가 다시 돌아온 종사자도 지원할 수 있게끔 조례를 수정함에 따라 지원 대상자가 두 명 늘어났다. 용주골 자작나무회도 지원받은 종사자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이들은 시의 사업 홍보에 항상 익명으로 동원되지만, 그들이 진술하는 용주골의 상황과 자작나무회 종사자들이 말하는 용주골의 상황에는 큰 격차가 있다.

[14] [후속보도자료] 조합과 구청은 자본을 위해 인륜을 저버리지 말라! (2025.07.17.)

[15] 또한 보다 측은 현관·주방이모를 업주와 마찬가지로 착취자로 보고 이들의 주거와 생계를 지원해주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주대책위에는 현관·주방이모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인 것이다. 현관·주방이모 모두 주거/노동 사실을 증빙할 법적 자료가 없고, 고립된 집결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해 오다가 쫓겨날 위기에 처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며, 종사자로 일하던 중 나이가 들면 현관·주방이모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종사자와 ‘이모’의 관계는 단순한 착취와 피착취로 설명될 수 없음에도 전국연대와 보다 측은 둘을 철저히 분리하는 입장이다.

[16] 숙영 (2023). 36-40.

[17] 넓지 않은 지면이라 더 자세한 논박을 담지 못했다. 관련해서 의구심 내지는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몰리 스미스와 주노 맥의 『반란의 매춘부』 2장 완독을 권한다.

[18] “대개의 경우 ‘여기에 사람이 있다’는 외침은 너무나도 당연해서 아무런 의미도 생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여전히, 수백번이고 다시 말해져야 할 구호다. 행정논리와 페미니즘을 ‘핑계’ 삼는 자본과 기득권 정치에 비해, 이곳엔 삶 말고 아무것도 핑계 삼을 것이 없다(민상, 2024: 91).”






참고문헌

단행본

멜리사 지라 그랜트 (2017). Sex Work – 성노동의 정치경제학. 박이은실 (번역). 여문책.

몰리 스미스·주노 맥 (2022). 반란의 매춘부. 이명훈 (번역). 오월의봄.


논문 및 저널

민상 (2024).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행정대집행 : 수치심을 넘는 삶. 고대문화, 152호, 88-92.

수민 (2025).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투쟁: 생존 너머의 삶. 고대문화, 154호, 112-126.

숙영 (2023).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 고대문화, 151호, 31-43.

황수연 (2021). 성매매 집결지의 복합적 이해와 성매매 종사자들의 투쟁: 인천시 숭의동 ‘옐로우하우스’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도시지리학회지, 24(1), 91-102.


기사 및 온라인 자료

권신혁 (2025.05.06.). [단독]폐쇄 앞둔 '미아리텍사스' 여성, 생계비 '월 35만원' 받는다. 뉴시스. Retrieved from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504_0003164223

신윤하 (2025.04.18.). [기자의 눈] "미아리서 몸 팔아" 딸 유치원에 간 문자…죽음으로 내몰렸다. 뉴스1. Retrieved from https://www.news1.kr/society/incident-accident/5757714

유혜연 (2025.06.18.). 파주시, 용주골 성노동자·인권활동가 고소… 공무방해 혐의 두고 법적 공방. 경인일보. Retrieved from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3473

유혜연 (2025.07.19.). “재개발도 해제 안 됐는데 왜 철거부터”… 파주 연풍리 주민들, 용주골 무리한 공권력 투입에 반발. 경인일보. Retrieved from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6631

유혜연 (2025.07.27.). [여러분 생각은?] 파주시, 성매매지 폐쇄 항의 ‘고소’. 경인일보. Retrieved from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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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태 (2024.12.30.). 파주시 ‘용주골’ 폐쇄 원년으로… 예산 46억원 확보 ‘성매수 차단’. 경인일보. Retrieved from https://www.kyeongin.com/article/1724527

임명수 (2025.05.15.). 파주 용주골에 들어선 깔끔한 건물, 성매매 골목 정화에 도움될까. 한국일보. Retrieved from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1415480000678

임태환 (2025.07.01.) 성북구, 탈성매매 여성에 자립 지원비 최대 780만원 추가 지원.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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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석 (2025.04.30.). '돌아온' 성매매 피해 여성도 품는다…파주시, 자활 지원 대상 확대 추진. 경인방송. Retrieved from https://news.ifm.kr/news/articleView.html?idxno=441350

[보도자료] 파주시, 건출물 용도변경 위반한 불법 성매매업소에 강력한 행정제재 (2025.07.11.).

[보도자료]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위원회 개최 -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대상자 16, 17호 추가 선정 - 조례 개정으로 지원 사각지대 해소, 자립 지원 기반 강화 (2025.07.24.).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11.15.). [사후 보도자료] 성노동자 인권 살리는 정의로운 판결 촉구 x 파주시청 규탄 기자회견 :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 활동,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라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접속일 2025.07.16.. Retrieved from https://docs.google.com/document/d/1KZK1aB-zYPcAUxKNmHMYN4Gu_JfFBEUKLGnJXkuVnNQ/edit?tab=t.0

여름 (2024.10.31.). 성매매 현장과 재개발, 정당화되는 강제퇴거에 저항하기 [이슈페이퍼]. 접속일 2025.07.16.. Retrieved from https://srhr.kr/issuepapers/?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24581068&t=board

[후속보도자료] 조합과 구청은 자본을 위해 인륜을 저버리지 말라! (2025.07.17.). 접속일 2025.07.28.. Retrieved from https://all-lives-united.tistory.co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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