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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이팅게일을 죽였는가

[칼럼] 편집위원 다연

모든 것이 익숙해졌다.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병원 노동자의 절박한 목소리는 당연한 소음이 되어 희미해졌다. 그들은 그렇게 ‘코로나 영웅’이 되었으며 ‘덕분에’라는 해시태그를 등에 진 채 인터넷의 거대 물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모든 것이 익숙해졌다. 허나 그들은 끝내 익숙해지지 못했다. 아무리 반복해도 매순간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에 부치는 일들이었다. 반복되는 매일에도 특히 좌절스러운 오늘이 있는 것처럼.


머리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입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전신 보호복에 3㎏짜리 전동식 호흡장치{PAPR}를 차고 온종일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참으며 일을 마친 후 땀으로 다 젖어버린 방호복을 벗으면, 탈수되어 새하얘진 얼굴과 함께 발 밑에는 물 떨어지는 소리가 찰랑거린다. 그 상태로 차가운 밤 공기를 쐬어 감기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그들은 오프, 즉 쉬는 날에까지 시간을 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위험수당은 고사하고 매달 제대로 된 임금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일이 태반이다. 공공병원 간호사들의 처우는 더욱 끔찍하다. 2020년 9월 기준, 국가 전체의 공공병상이 10% 미만인 상태에서 공공병원 의료진들은 코로나19 환자 중 81.7%를 치료했다.[1]


하지만 정말 코로나가 시작이었을까. 간호사 처우 문제는 훨씬 이전부터 우리의 곁에 있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도 신입 간호사의 퇴직률은 45.5%에 달했다. 이들의 노동은 팬데믹으로 잠시 주목받았지만 현장은 변하지 않았다. 열악한 근무환경은 그들을 병원에서 떠나게 만들었고, 결국 면허등록 간호사 41만 4,983명 중 21만 5,293명, 즉 절반만이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정리한 OECD 보건통계 2021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국내 간호사 수는 4.2명밖에 되지 않으며, 이는 OECD 평균인 7.9명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더 이상 영웅이라는 말은 기쁘지 않다고 했다. 오늘도 한 명의 동료가 떠났다고 했다. 어제는 잠을, 오늘은 식사를 포기했다고 했다. ‘태움’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모두가 떠나도 환자 곁에 끝까지 남아있을 사람은 바로 간호사라고, 그래서 이 직업을 사랑하지만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게 될까 두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아닌 다른 것이 왔을 때, 우리들의 영웅들은 또 한 번 버텨낼 수 있을까.


“나는 잘 하고 싶지만 잘 모른다[2]”는 마음, 부족하지만 당신의 중요한 말들을 꼭 알아듣고 싶다는 수줍은 마음에 응답한 일곱 목소리들.


이소희, 삼성서울병원 간호사(ICU, PSY 근무) 출신 심리 상담가

강예현, 경상남도 감염지정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 중인 6년 차 간호사

송은진(가명),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4년 차 간호사

전은서, 강남성모병원 VIP 병동에서 근무 중인 5개월 차 간호사

한동수, 울산대 간호과 교수이자 간호사 연구소 대표

유현민, Penn Presbyterian Medical Center MICU 전문간호사{NP}이자 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저자

간호사 요, 대형병원 5년 차 간호사이자 어쩌다 간호사 저자


#1. 백의(白衣)의 천사(天使)? 백(百)일의 전사(戰士)

밥을 말 그대로 흡입해요. 병동(중환자실) 특성상 CPR 방송이 많이 나왔었기 때문에 식사하면서도 계속 방송에 귀를 기울여야 돼요. 방송이 나오면 밥을 거의 못 먹었어도 후다닥 달려가는 거죠. 근무 초반에 밥을 천천히 먹다가 선배한테 혼난 적이 있어요. 너는 이 와중에 밥이 들어가냐고. 근데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일이 많아요. 지금은 간호사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그 때 이후로 아직도 주변에서 저보다 빨리 먹는 사람이 없어요.

이소희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소재로 한 연극 〈섹스 인 더 시티〉는 병원의 어두운 비품실의 모습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3] 좁아 터진 그 곳으로 파란 간호사복을 입은 간호사 세 명이 연이어 들어온다. 그리고는 의자도 아닌 것에 걸터앉아 야식이자 아침으로 편의점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를 허겁지겁 해치운다. 과장된 장면이 아니다. 호로록 먹어치울 수 있는 간편식은 간호사들의 오래된 친구다.


〈그림 1〉극단 낭만유랑단 배우들이 지난 11월 10일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콘서트홀에서 연극〈섹스 인 더 시티〉를 공연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중환자실은 특히 더 쉴 틈이 없어요. 정말 한순간도 가만히 있었던 적이 없어요, 그래서 사실 물조차 잘 안 마시게 돼요. 정말 습관이 됐달까. 화장실 갈 시간이 진짜 없거든요. 될 수 있으면 참죠. 기껏해야 1, 2분이면 되는데도 잠깐 제가 자리를 비웠을 때 갑자기 환자 바이탈 사인이 흔들리면 큰일 나잖아요.

송은진(가명)


목마름과 배고픔을 달랠 최소한의 권리는 간호사에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배가 너무나 고픈 나머지 밥 뜬 숟가락을 입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아닌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버린 신규 간호사, 피 묻은 폐기물 박스 앞에서 언제 콜이 울릴까 마음을 졸이며 지난 밤 근무번이 두고 간 삶은 달걀 하나를 누가 볼 새라 황급히 통째로 입 안에 쑤셔 넣는 간호사는 이 세상에 버젓이 존재한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운 사이 환자에게 행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화장실조차 가지 못했던 어느 선배가 방광염에 걸리던 모습에, 끼니를 거른 채 환자의 마지막을 지키던 어느 선배가 근무 내내 끙끙 앓다가 결국 내시경을 받으러 가던 모습에, 생리대를 갈 시간조차 없어 피가 흠뻑 번져오던 어느 선배의 유니폼에, 자기 몸부터 챙겨야 하는 거 아니냐며 언쟁을 벌이곤 했다. 하지만 그랬던 나 역시 식사 때가 훨씬 지나도록 내 환자 곁을 떠나지 못했고 … 그러면서도 끝끝내 환자를 지키지 못할 때면 죄송함과 부끄러움에 몸서리쳤다.[4]


또한 간호사는 환자의 간호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병원의 갖가지 일들 역시 도맡는다. 병동 자산인 모니터 기계는 몇 개인지, 집게는 몇 개 있는지 하나하나 개수를 세고 소독을 한다. 병동 화장실 손잡이가 망가지지는 않았는지, 휠체어가 다른 병동에 가 있지는 않은지, 병실 및 냉장고의 온도는 적절한지 확인한다. 환자에 대한 직접 간호 시간을 야금야금 잡아먹는 이 일들은 여느 재생산 노동과 마찬가지로 절대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알아주는 이들은 오직 동료뿐이다. 별거 아니어 보이는 일련의 일들은 경우에 따라 환자 처치에 큰 영향을 미치며 환자의 안위와 직결될 수 있다.


환자 간호는 기본이고, 배식업무, 청소, 시설물 관리, 택배 관련 업무 등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간호사가 1차로 해결하고 해당 부서에 알리는 시스템이에요. 이런 병원의 각종 잡일조차 너무 당연하게 간호사의 업무라 칭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예현


이토록 많은 일이 주어지지만 간호사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기업이 되어버린 병원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율을 요구한다. 최소한의 간호사가 최대한의 간호를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의료 질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욕창이라는 합병증은, 환자들이 전혀 움직일 수 없기에 몸을 수시로 뒤집어주는 ‘포지션 체인지’가 자주 이뤄지지 않으면 근육이 파열될 정도로 심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간호 인력이 부족하니 그 빈도수가 낮아지며, 그렇게 최소한의 간호를 지속하게 되면 합병증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기관지 질병 환자의 호흡과 직결된 가래 역시 마찬가지다. 간호사가 맡는 환자 수가 많아질수록 가래를 제거하는 횟수 역시 줄어들고 이는 치명적인 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너무나 많은 업무 탓에 간호사에게 진정한 의미의 ‘돌봄’이란 거창하게만 느껴진 지 오래다.


잘 사는 사람들은, 높은 사람들은 나중에 아픈 일 있으면 VIP 병동에서 좋은 간호를 받겠죠. 근데 정말 중요한 사실은,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의 몫이라는 거거든요.

전은서


학부에서는 교수님들이 ‘전인 간호’의 중요성을 강조해요. 전인 간호라는 건 환자 전체를 보살펴야 한다는 거에요. 사람이 암에 걸리면 육체적인 아픔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도 무너지고 사회랑도 연결이 끊어지고… 이런 힘듦들이 다각도적으로 있잖아요. 그분들의 물리적인 아픔과 함께 오는 정신적인 아픔에도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저희는 배우는 거죠.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간호사가 되었을 거예요. 근데 담당 환자가 많아지면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면 되게 허무해요. 나는 분명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들이 되게 슬퍼지고.

이소희


#2. 헬(Hell) 듀티(Duty)3교대 지옥

3교대 간호사의 삶의 질은 형편없다. 일반적으로 3교대 근무는 8시간 단위의 ‘데이(Day)’. ‘이브닝(Evening)’, ‘나이트(Night)’로 돌아간다. ‘오프(쉬는 날)’는 그 양만큼이나 질이 중요하지만, 하루에 2개의 근무 일정을 소화하는 등의 ‘쉬어도 쉬는 게 아닌’ 패턴은 근무표에서 자주 확인된다. 밤샘 근무 횟수가 많을수록, 혹은 야간 근무와 낮 근무가 불규칙하게 배치될수록 노동강도는 더 커진다.


〈그림 2〉출처: 플랫팀 (2021.05.28.). 간호사의 잠 못 이루는 밤. 경향신문.


이를테면 ‘나오데(Night-Off-Day)’와 ‘더블듀티(Double Duty)’는 간호사들의 과로를 부추기는 대표적인 근무패턴이다. ‘나오데’는 ‘나이트오프데이’ 근무 형태의 줄임말로, 밤 11시에 출근하여 다음날 오전 7시에 퇴근하고, 다시 그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 경우다. 나이트 근무 후의 오프날에는 밤샘의 피로가 누적되어 개인적인 용무를 보기도 어려우며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더블듀티’란 두 타임 연속 근무를 말하는 것으로, ‘데브닝’은 하루에 데이, 이브닝 근무를 동시에 소화해 16시간 가까이 일하는 더블듀티의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무리한 근무표를 바탕으로 간호사를 떠나게 만드는 ‘헬 듀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


나오데나 더블듀티 말고도 이브데이라는 것도 있어요. 이브닝은 근무시간이 15:00~23:00까지로 인수인계가 끝이 나면 12시가 넘거나 1시가 되어버려요. 다음날 근무가 데이인 경우에 퇴근 후 씻고 자려고 눕자마자 일어나서 출근해야 하는 근무가 되는 거죠.

강예현


집 밖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만으로도 너무 피곤합니다. 여기에 강한 업무강도까지 더해지면 아침엔 거의 곤죽이 돼 버려요. 그럼 집에 가서는 쓰러져 자는건데, 또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다시 새벽 출근을 해야 해요. 몇 개 없는 오프는 나이트와 이브닝을 끊어내는 데에 쓰이고 진짜 휴가다운 오프는 없어요.

간호사 요


간호사는 인력은 부족한데 사직률이 높잖아요. 근무하다가 누군가 사직을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그 구멍을 누가 때워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오데’도 나오고 ‘이브데이’도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간호사들은 본인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못해요. 오프를 희생해서 나와야 되는 간호사한테 너무 미안해가지고. 그래서 본인이 열이 너무 나는데 환자들 열 재고 있고.

한동수


과로를 부추기는 교대근무 패턴은 이 뿐만이 아니다. ‘쩜오프’ 또는 ‘응급오프’는 환자가 줄었을 때 근무가 예정된 간호사를 당일 갑자기 오프로 돌리는 관행이다. 덤으로 주어지는 오프가 아니라 추가 근무로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 아무 예고도 없다가 출근길에 갑자기 “환자가 줄었으니 오늘 나오지 마라”, “오늘 환자 중증도가 낮으니 출근하지 말라”며 본인이 원하지 않는 시기에 강제로 연차휴가를 소비시키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오프날 환자 간호 이외의 병원 스케줄이 당연시되기도 한다. 3교대 간호사에게 온전한 오프는 보장 되어있지 않다.


“그날 오프지? 그날 교육 그냥 들으면 되겠네”, 아니면 “그럼 그날 회식 나와” 이런 식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심할 때는 제가 한 달에 온전히 쉬는 날이 3일이었던 적이 있어요. 아, 온콜 제도도 있었지. 혹시 들어보셨어요? 저는 온콜이 제일 끔찍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소희


그는 간호사의 체력을 바닥내는 여러 제도 가운데서도 특히 ‘온콜(On-Call)’이 가장 싫었다고 말한다. 온콜 제도란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병원에 복귀해 진료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서 대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휴식 시간 내의 활동·이동 제한을 요구하고 스트레스를 가중하지만 현재 법률 상에서 온콜은 휴게시간으로만 치부되고 있을 뿐이다. 프랑스처럼 대기시간에 대한 보상(시간당 급여의 약 10% 미만)을 원칙으로 하거나, 미국과 같이 호출 대기로 인해 생활에 제약이 심한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거나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 등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간호사의 지속적인 야간 작업에 대한 문제 또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 지속적인 야간 작업이 유방암과 같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야간작업을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5] 누군가의 암을 치료하는 이들이 정작 본인의 암 발생률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아이러니하다. 업무의 특성상 24시간 근무가 불가피하지만, 나이트 근무에 더해지는 불규칙한 근무 배치와 높은 노동 강도가 건강상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3교대 얘기에 수면에 대한 것도 빠질 수가 없죠. 호르몬 불균형이 와요. 수면을 제대로 계속 취하지 못하니까 난임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저 같은 경우가 그랬어요. 간호사로 근무를 계속하고 싶었는데 아이가 생기지가 않았어요. 휴직했는데도 생기지 않아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권유를 받았어요. 그래서 진단서를 가지고 부서에 근무표를 개정해달라 요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아이를 갖기 위해 결국 사직을 하게 됐죠. 근데 사직하고 한 반 년 지나니까 바로 애가 생기더라고요.

이소희


3교대의 오버타임 문제도 심각하다. 본래 8시간 근무가 원칙이지만 간호사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6시간인 것으로 조사된다. 출퇴근 전후 이뤄지는 ‘공짜’ 추가노동은 간호계의 오랜 관행이다. 1시간씩 일찍 출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경우가 많으며, 근무 이후 추가노동이 2시간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이뤄진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7%가 30~90분의 하루 평균 연장근무를 한다고 답하였으며 그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0.5%에 달했다. 일부만 보상 받는다는 응답자는 38.1%로 전체의 78.6%가 ‘공짜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오버타임도 결국에는 인력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거죠. 특히 저 같은 신규는 일도 상대적으로 빨리빨리 못하고, 모르는 것도 많고 이러니까 기본적으로 한 시간씩은 무조건 일찍 가고 늦게 와요. 근데 그게 너무 당연해서 뭐라고 말도 못해요.

전은서


다행히 3교대 근무의 여러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병원에서도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은 간호사 이직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간 원인이 3교대에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폐지하고 두 차례 시범적용을 거쳐 아래 4가지 근무형태 중 하나를 매월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유연근무제'를 작년 6월 도입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3교대 근무자는 1%대로 줄어든 반면 야간전담이나 12시간 2교대 근무를 선택한 근무자는 50%에 달했다. 유연근무제 도입 이후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이직률은 한 자릿수로 내려갔으며 근무 만족도 역시 올라갔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1999년부터 야간전담간호사제를 운영해왔으며, 일부 병동에서는 2교대 근무 또한 시행 중이다. 허나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과 높은 노동 강도 속에서 ‘헬 듀티’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들 중 80.1%가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6]


〈그림 3〉6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간호사 본인이 직접 근무유형을 선택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삼성서울병원의 4가지 근무형태

출처: 헬스경향 이원국 (2021.06.08.). 간호사 3교대의 고충…현장 목소리 담아 ‘유연근무제’ 도입. 경향신문.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3교대가 없어요. 전부 다 2교대죠. 그러니까 오전(오후) 7시부터 오후(오전) 7시까지 밤낮으로 12시간씩 근무를 해요. 미국은 7일에 36시간을 풀타임 근무로 보기 때문에 일주일에 3일을 일하고 4일을 쉬는 거예요. 물론 단점도 있겠죠. 그렇지만 지금 한국의 3교대보다 나쁠 수는 없어요. 어떤 근무 형태이던 간호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현민


#3. 진짜 태우는 이는 누구인가

지난 2018년 故 박선욱 간호사와 2019년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으로 병원 내 괴롭힘, ‘태움’이 알려졌다. 태움이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 담긴 일종의 은어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이나 따돌림 등으로 그를 ‘길들이는’ 규율 문화를 뜻한다.


겪어본 바로는, 간호계의 위계 질서가 연차에 따라 형성이 되어 있어요. 약간 군대식 같다고나 할까요. 간호사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한다라는 명분하에 아랫사람을 혼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치만 비판과 비난은 다른 의미잖아요. 사실 태움은 그 비난이랑 관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유현민


태움으로 인한 사망이 산업재해로 인정받고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태움은 대물림되고 있으며 갑질 문화는 개선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간호사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간호사 태움 문화가 더 교묘해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맨날 무시당해서 뭘 물어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눈치도 보이고. 학교에서 배우는 거 랑 실제로 간호사 됐을 때 업무랑 너무 달라서, 처음부터 다 배우다 보면 당연히 많이 지적당할 수밖에 없어요. 퇴근 후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는데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느낌… 그러다 보니 점점 자존감이 바닥을 치더라고요.

전은서


저보다 후배인 선생님이 더 신규 선생님을 태우는 것을 보았는데, "너네 엄마여도 그렇게 할 거니?" "네가 그러니까 다른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거야" 등등...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는 주지 말아야지요.

간호사 요


〈그림 4〉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선욱 간호사의 유품과 그 안에 남겨진 유서. ⓒ행동하는 간호사회


태움은 주로 프리셉터(preceptor)-프리셉티(preceptee)[7] 관계 내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프리셉터가 아닌, 동료간호사, 간호부서장, 의사 등에 의해 발생하는 태움 역시 존재하지만, 프리셉터 제도가 유지되는 한 태움이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허나 매일같이 이중고에 허덕이는 프리셉터의 입장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그들은 본인의 환자들을 담당하며 주어진 업무를 해내는 동시에 신규 교육까지 맡아야 하는 업무과중에 시달린다. 더군다나 신규간호사의 높은 이직률 탓에 1년 내내 똑같은 교육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셉터는 높은 노동 강도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프리셉터는 본인 환자들을 간호하고, 주사도 놓고. 그 많은 업무를 다 하면서 신규까지 교육해야 되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도 일이 너무 버겁고 미쳐버리겠는데, 신규들이 일을 잘 못하면 또 그거까지 뒤집어써요. 신규가 무슨 투약 오류를 내거나 실수를 하면 수간호사는 또 그 간호사를 커버했던 프리셉터를 혼내니까요. 그러면 신규는 이제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고, 그러니까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 한 번 말했을 때 못 알아들으면 점점 뭐라 하게 되는 거겠죠. 그래서 저는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는 간호사가 따로 인력으로 배치가 무조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송은진(가명)


태움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오랜 악습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태움을 개인적이고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만 쉽사리 결론지어서는 안 된다. 그에 못지 않게 간호계 전체의 불합리한 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일이 힘든 부서일수록 태움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태움으로 인한 간호사들의 극단적 선택을 간호환경이 만들어 낸 ‘구조적 살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들 역시 태움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역시 간호사 인력 부족을 꼽으며, 현장의 인력만 충원된다면 태움 문제의 절반은 해결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한 번은 제가 태우려고 하는 거예요. 정말 소름끼쳤어요, 저는 저희 병동에서 정말 최고로 태운다고 소문난 사람들한테 정말 태움을 심하게 당했어서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했거든요. 근데 나도 그러려는 느낌이 드니까 내 자신이 너무 싫어지는 거죠. 근데 이런 걸 누구 탓이라고 딱 말할 수가 없어요. 태움을 하게끔 만드는 환경 속에서 태우는 사람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엇 때문에 우리가 서로를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이소희


태움의 심각성이 대두되자, 2019년 6월부터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이 실시되었다. 보건복지부가 국공립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전담간호사 신설에 따른 월 인건비 320만 원을 지원하는 형태다. 교육전담간호사의 경우 100병상당 1명을 지원하는 형태로 제도가 운영된다. 신규간호사 인력에 비해 그 수가 여전히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입장도 존재하지만, 교육전담간호사의 역할과 필요성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교육전담간호사 지원 사업 기간 신규 간호사 및 신입 경력간호사 1년 내 사직률은 평균 15.8%로, 사업 이전 3년간 평균 사직률인 23.5%보다 7.7%p 감소했다.[8] 또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전담인력에 대한 신규간호사 만족도는 4점 만점 중 3점 이상이었다.[9]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은 2021년을 끝으로 시범사업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다행히 연장되어 예년과 같은 수준의 사업비가 계속 지원된다. 다만 이번 예산은 공공병원에 한해 지원되는 것으로, 여전히 민간병원까지는 지원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10] 간호업무 효율성 향상 등을 위해서라도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간호 현장 내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중이다.


이제껏 이야기한 세 가지 문제(업무과중, 3교대, 태움)는 결국 인력 부족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간호사 한 명이 맡는 환자 수는 얼마나 될까. 병원의 형태와 목적이 다양하기에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일반병원 중 대형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당 12~20명, 요양병원에 경우 많게는 40여 명의 환자를 돌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지방으로 갈수록 그 숫자는 늘어난다.


지금까지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해 간호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는 면허는 땄으나 의료기관에서 일을 하지 않는 ‘장롱면허’ 간호사만을 확대했을 뿐이다. 이 글 내내 소개한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이다. 의료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사의 수는 여전히 너무나 부족하다. 불행히도 정책은 실패했고, 간호학과 증원은 결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기존 간호사의 노동환경 개선을 통해 그들의 이직률을 낮추는 일이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첫걸음이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해결책’이란 결국,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으로 정해 간호사들의 노동강도와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력부족 → 노동강도 강화 → 이직률 증가 → 인력부족 및 신규 숙련도 저하 → 노동강도 강화’의 악순환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재 의료계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7명’ 법제화 및 공공병원 확대와 공공병상 확충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허나 지난 10월 25일, 담당 환자수를 법으로 제한하는 ‘간호인력 인권 향상을 위한 법률’ 국민동의청원이 청원 성립 요건인 10만 명의 동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간호사의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 역시 필수적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시민에게 간호사는 의사를 보조하는 이들에 불과하지만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환자를 치료하는 동등한 협업의 주체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기에도, 응답을 기다리기에도 너무나 지친 그들은 병원 내에서도 특히 약한 집단이 되어버렸다. 변화는 늘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 속에서 이루어진다. 방대한 이론과 전문성을 가지고 수천 번의 실습을 해낸 강인한 이들이 바로 간호사라는 사실을 더욱 많은 이들이 알기를 바란다.

그 누구도 자신을 지키기 이전에는 다른 누군가를 온전히 지킬 수 없다. 간호사도 마찬가지다. 간호사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일터를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일터를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은 역시 ‘인력’, 간호 인력 확보일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간호사들이 국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간절한 외침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기를.


에필로그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서로의 안녕을 진심으로 바란다는 말을 주고받은 지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 사이에, 그러니까 단풍이 모두 지고 첫눈이 내리는 동안만큼은 당신이 되어보고 싶었어요. 당신이라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부끄럽지만 정말 그런 상상을 했답니다.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부족하지요. 무척 기대된다고 하셨는데, 담지 못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요, 아주 크게 슬픈 날이 있었습니다.[11] 아마 당신은 더하셨겠지요. 그리고 저는 그날도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졸업하자마자 신규 간호사가 된 그는 저보다 한 살이 많았습니다. 끼니를 챙길 시간도 없어 월 10만 원씩 제공된 식대마저 다 쓰지 못했습니다. 속옷이 땀에 젖을 정도로 뛰어다녔다는 그가 숨지기 전 담당한 환자는 23명이었습니다. 선배 간호사는 그가 작성한 차트를 눈 앞에서 던졌습니다. 버틸 수 없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는 사직마저 거부당했습니다.[12] 9개월차 간호사는 좁은 병원 기숙사에서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론화되지 않은 간호사들의 죽음은 이보다 더 많겠지요. 온 마음을 다해, 힘든 시간을 버텨왔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이 죽음이 그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당신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사명감만큼이나 자부심을 느끼며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죽음으로 가고 있는 환자를 삶으로 끌어오려 매 순간 당신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 정말 압니다. 그렇기에, 당신의 직업이 사람들에게 단순히 힘들고 어려운 일만으로 생각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은 아주 멋지고 충만한 일이잖아요.


제 관심 자체만으로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요. 묵묵히 당신 말을 그저 듣고만 있던 저는 사실 아주 조금 부끄러웠답니다. 이 작은 글로 인해 또 다른 누군가가 당신의 일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보잘 것 없는 이 마음을, 더욱 기울인 채 절대 거두지 않겠습니다.


날이 추워졌습니다. 추운만큼 아픈 사람도 더 많아질 텐데. 부디 너무 힘들지 않으시길,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요. 오늘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들을 돌보고 있을 소중한 당신과 당신의 동료에게, 감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편집위원 다연 / mandy1423@naver.com


[1] "코로나 2년 '간호사 영웅'은 이제 그만, 병원 떠나지 않게 해달라" (2021.10.22.). 프레시안.

[2] 이슬아 (2021.07.19.). 경향신문.

[3] 연극 〈섹스 인 더 시티〉는 2016년 초연 당시 부적절한 관행인 임신순번제와 태움(직장 내 괴롭힘), 메르스 문제를 부각했으나 최근 공연에서는 간호사의 노동 자체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중심이 되도록 변주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월까지 파주, 수원, 안양 등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이 공연을 총 12회 열었다.

[4] 김현아 (2018). 438.

[5] 나오데, 더블듀티, 이브데이...간호사 떠나게 만드는 '헬 듀티' (2021.06.21.). 라포르시안.

[6] 3교대 간호사 80% "이직 고려"···예측 가능 근무체계 시급 (2021.08.16.). 데일리메디.

[7] 간호대학 졸업 후, 병원에 입사하여 신규간호사가 되면 프리셉터를 배정받는다. 신규간호사는 자동적으로 프리셉티가 된다. 실무를 중심으로 한 1 대 1 멘토멘티와 같다. ‘엄마’라고도 불리는 프리셉터는 프리셉티에게 간호업무를 지도해주고 병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선생님이자 선배다.

[8]교육전담간호사 지속 전망···민간의료기관 확대 검토 (2021.11.09.). 데일리메디.

[9] 같은 글.

[10] ‘코로나 최전선’ 공공의료 확충 예산, 어디까지 반영됐나 (2021.12.04.). 민중의소리.

[11] 경기도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일하던 신입 간호사 오 모(23)씨가 지난 11월 16일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그는 병동을 옮기려했으나 무산되었다. 사직을 원했지만 퇴사 의견조차 60일 후에나 가능하다는 통보를 상사로부터 듣고는 그 절망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12] 보건의료노조가 공개한 근로계약서 3항에는 ‘근로자가 사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최소 2개월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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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2019).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에테르니.

논문 및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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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2019).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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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

K-방역이 필패할 수밖에 없는 한국 의료계의 진짜 현실 [inside 코로나19] (2020.07.01.). 접속일 2021. 10.01. 씨리얼. Retrieved from https://www.youtube.com/watch?v=2vFTk_FbX4c&t=35s

코로나19 의료진이 말하는 1년 전 K-방역과 올해의 차이 (2021.09.03.). 접속일 2021.10.01. 씨리얼. Retrieved from https://www.youtube.com/watch?v=q6MFfZP8p4Q&t=48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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