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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번들 May 17. 2022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이 어렵지요.

Dear Life

  오랜만에 산에 가니 나무 친구들이 나를 보고 반갑다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친구들 얼굴 하나하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참 신기하였다. 어떻게 이렇게 하나같이 다른 모습일까. 자라온 여건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 산기슭에서 자란 나무와 바위틈에서 자란 나무, 골짜기에서 자란 나무들이 다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산속 나무들은 서로 다르지만 한 가족으로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 가운데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나무와는 달리 사람은 같이 어울려 살지 못할 때가  많다. 그것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와 다른 사람을 수용하지 못하고 배척하여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하나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사람은 그 자체로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남들과 성에 대한 태도는 다르지만,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무척 노력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갔고 주변의 인정도 받았다. 그런데 주변의 편견적인 시각은 늘 혼자 외롭게 극복해야 할 부분이었다. 점점 나이가 들다 보니 동성 상대를 만나기가 어렵게 되었다. 오랫동안 만났던 파트너와도 헤어졌다. 평생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결국 그녀는 우울증에 걸리게 되었고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했다.      


  나는 그녀가 남들과 다르므로 겪어야 했을 고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보려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녀의 성취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녀의 이러한 고통과 성취는 세상 누구로부터도 공감을 받지 못했다. 이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녀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사회는 그녀를 편견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수용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한 인간으로 그녀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 주어야 한다. 그녀에게는 치료적 혜택과 더불어 친밀한 사회적 지지망이 필요하다. 인간관계는 성적 파트너로서의 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동성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녀에게 세상을 위해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럴 때 그녀는 산속의 나무들처럼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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