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sfirewood Jul 30. 2021

"근데 하나님 부인은 분명 이해할걸요."

와이 우먼 킬 시즌1

내가 가장 사랑하는 드라마 중 하나인 와이 우먼 킬. 이번 주 수요일에 시즌 2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 드라마에 심장을 때려 박는 대사가 있냐, 없냐가 내 최애 드라마 선정의 가장 큰 기준인데 와이 우먼 킬은 구성과 소재, 편집도 완벽하지만 특히 대사가 맛있고 기깔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남편에게 순종적이고 소극적이었던 베스 앤이 남편의 학대를 겪는 이웃집 여자에게 자신의 남편들을 살해하자 제안하는 장면에 나온다. 이 장면은 몇 번을 봐도 희열을 느낀다.


"근데 하나님 부인은 분명 이해할걸요."


와, 정말 완벽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하나님에게는 절대 이해받을 수 없단 걸 이미 안다는 듯 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이 말의 참 뜻을 알 것 같다. '누군가의 남편인 하나님은 날 이해 못 하겠지. 하지만 그 완벽한 하나님도 아내에겐 그리 좋은 남편이 아닐걸.'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에 나온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가정마다 불행의 이유가 다 다르다는 뜻으로 누구도 함부로 다른 가정의 불행을 재단하거나 판단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이는 베스 앤의 말처럼 하나님이라 해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남편을 둔' 하나님의 아내라면 모를까.   


와이 우먼 킬엔 이처럼 맛있고 속깊은 대사가 참 많다. 씁쓸할 수 있는 내용을 달콤하고 위트있게 풀어낸 와이 우먼 킬. 안 보면 손해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도 없는 2030이 오은영 박사님을 찾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