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여행 09
아들의 칭찬
자전거 국토종주가 워낙 힘들다 보니 아들의 폰에는 여행사진이 거의 없었다. 긴 여행을 마치고 아들이 보내준 사진은 20장이 채 되지 않았다. 그중에 촬영된지도 몰랐던 나의 뒷모습 독사진이 있었다. 오르막이 너무 힘들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다가 그마저도 힘에 부치니 아빠가 2대를 끌고 올라가는 뒷모습. 아들은 고마웠는지 미안했는지 힘든 걸음이었을 텐데 사진을 남겨 놓았다. 그런데 표정이 안 보이는 내 뒷모습에 신이 난 것이 느껴진다.
국토종주길에 가장 높은 오르막인 이화령에서 사진이다. 548m. 높이도 높이지만 이화령의 오르막은 거의 5km나 이어진다. 더구나 이화령을 바로 앞두고 3km에 이르는 소조령이라는 고개를 먼저 넘어야 한다. 아빠가 많이 밀어주기는 했지만 아들은 소조령을 끌바(자전거에 내려 자전거를 끌고 가는 상황) 없이 겨우 겨우 넘었다. 서로가 정말 뿌듯했다. 고개 초입에서 우리를 응원하던 아저씨들을 나중에 추월까지 하고 끌바하며 오르는 어른들의 감탄의 응원도 많이 받았다. 아들은 등을 밀어주던 아빠에게 생소한 감탄을 했다. “아빠 정말 대단해” 별말이 아닌데도 얼마나 가슴 벅차던지.
이어지는 이화령 고개에서 아들이 조금 일찍 끌바를 시작했지만 아쉬운 마음보다는 '괜찮아. 잘했어'응원이 먼저 나왔다. 아빠도 자전거에서 내려 함께 자전거를 끌고 올랐다. 그러다 아빠는 힘이 들지 않는 척. 아들의 자전거까지 넘겨받아 앞서갔다. 아들의 칭찬 한마디에 여전히 기분 좋아 그렇게 신이 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