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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묵 Apr 07. 2023

비교의 미학

해석학을 통해 바라보는 비교의 가치

평소에 우리는 비교라는 단어를 크고 작음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한다. 요즘 들어서는 이는 단순히 수치의 비교를 넘어 개인간의 비교로서 여겨진다. 누가 월급을 얼마 더 번다더라, 집은 어디에 산다더라 하는 등 개인의 가치를 수치로써 부여하고 이 수치를 가지고 서로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라는 단어는 실은 그 가치가 무척 아름답다. 그리고 이를 제공해주는 학문이 바로 해석학이다. 

해석학은 부등식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흔히 고등학교 때 얘기하는 미분, 적분, 그리고 함수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분과 적분이 어떻게 부등식과 연결이 되나요?” 해석학에서 부등식이 등장하는 맥락은 단순히 ‘2가 3보다 작다.’, ‘100만은 1보다 매우 크다.’ 같은 비교에서 벗어난다. 바로 “

접근 가능한 정보인가?” 하는 데 그 무게가 놓여있다.


보다 직관적인 설명을 위해 쉬운 예시를 생각해 보자. 한 바리스타가 카페라떼를 만드려고 우유를 꺼냈는데 마침 계량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 컵에 우유를 따라서 우유량을 맞추려고 한다. 이 때 한 컵을 꽉 채운 우유량의 범위를 알고 있다면, 두 컵을 따르든, 반을 더 따르든 하여 카페라떼 한 잔을 만들기 위한 우유량의 범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범위가 곧 부등식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해석학에서 말하는 ‘부등식’의 등장 배경이다. 함숫값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게 어렵고, 그렇게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면 대강의 범위를 구함으로써 계산에 드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미분값, 적분값은 그 계산을 하는 게 어렵기에 대략적인 범위를 얻기 위해서 부등식이 등장한다.


이렇듯 해석학은 부등식, 즉, 비교라는 것을 통해 우리의 계산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남들과의 비교, 경쟁을 통해 서로를 깎아내리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은 비교라는 단어를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만든다. 하지만, 수학에서만큼은 ‘비교’라는 것이 수학을 더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비교’라는 단어가 수학 세계를 넘어서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도 삶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단어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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