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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기용 Feb 02. 2023

눈에는 내 감정이 담겨있다

어디에 있느냐보다 누구와 있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혼자있는게 좋다. 

한달동안 아무도 안만난 적도 있을 정도다. 수험생활 루틴에 충실하다보니 그렇게 됐는데, 답답하다라기 보다는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혼자있다보니 사람을 대하는게 어색해졌다.

원래부터 내향적인 성격은 아닌데 인간관계도 덜 하면 까먹는듯 하다. 사람을 만나는게 낯설게 느껴지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 사람을 점점 피하게됐다.


그리고 감정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말과 행동을 고스란히 드러나는 법이다. (출처: 슈퍼맨이 돌아왔다)


얼마전 시작한 인턴 생활도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하는 회사생활인 만큼 쫄기도 했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좀 더 인간관계를 잘 다지고 싶어서 인간관계에 대한 유튜브랑 책을 읽었다. '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도 그중 하나였다.



# 저 사람도 결국 사람이다



저자는 미국의 영화감독이다. 

어렸을때 난독증이 있었어서 사람과 만나 대화를 통해 배우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 사람에게 있어서 만남은 곧 배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잡담이나 남얘기로 만남을 사용하는 것과 대비되었다. 나도 보통 책이나 강의를 통해 배우고, 친목은 곧 잡담으로 둘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생각이 달랐다. 일명 '호기심 대화'를 통해 처음보는 상대에게서도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영화와 책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었다.


호기심 대화는 말그대로 호기심을 갖고 상대방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가는 대화 방식이다. 

마치 '나는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라는 눈빛으로 예의있고 열정있게 다가가는 것이다. 수업 중에 또는 강연에서 강단 위의 사람을 바라보듯 경청하는 자세, 바로 그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대화하라는 것이다.


경청과 호기심 대화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유재석 (출처: 유퀴즈)


이런 눈빛으로 대화하면 좋은 점이 많지만 가장 좋은 점은 '경청'이 쉽게 동반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보통 상대방이 말을 할 때 경청하기 보다는 자신이 할 말을 속으로 준비한다고 한다. 그러면 상대의 말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눈빛에 진심을 담아 상대방에게 경청한다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고, 나 자신도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흥미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눈빛에는 다른 의도도 담을 수 있다. 

'나는 당신과 친해지고 싶어요', '나는 당신에게 호감이 있어요'와 같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대화에 임하는지 눈에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섬세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오래 상대방을 쳐다보면 부담스러움을 느낀다. 중간중간 3~4초 정도만 마음을 담아 응시해도 충분하다.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눈으로 전달하고자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어떤 마음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한번 생각해보자 (출처: 드라마 예쁜 누나)


# 호기심이 느껴지지 않는 만남의 경우



그런데 만약 대화중에 '지루함', '재미없음' 같은 감정이 떠오르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마음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봤자 관계에 좋을게 없을 것이다. 이런 감정을 내가 먼저 알아채고 스스로 어떻게 해야할지 빠르게 판단하는게 중요하다. 처음 몇번은 내 표정을 점검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화장실로 일단 대피후에 만남을 빠르게 종료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런 만남은 지속해도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선다면 말이다.


나의 표정을 통해 스스로 나의 감정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내 감정이 이런데,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생각해보자 (출처: 유퀴즈)


만남 이전에 어떤 대화를 나눌지 미리 생각해보자.

위에 상황처럼 이미 만났는데 대화가 재미없으면 만남을 파하기 어렵다. 어떻게 둘러대도 결국 상대방에게 이 만남을 일찍 끝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게 될 것이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먼저 이야기할 주제와 먼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전부 생각해보자. 만약 그 만남이 내가 다른 활동(기회비용)을 포기할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나는 이번에 중학교 친구들과의 여행을 포기했다. 2박 3일동안의 여행이 아니라 간단한 저녁식사로도 회포를 푸는데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가려만나는게 매정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무나 만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도 그닥 좋은 경험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가? 상대방에게 만남이 가치있기를 바란다. 그게 행복, 친밀함, 커리어 무엇이든 말이다. 책 규칙없음에서 최고의 직장은 최고의 동료라는 말이 나온다. 내 주변의 인재밀도는 얼마나 될까? 친구는 내가 바라는 친구인가? 동료는? 가족은? 만나는 사람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가? 나는 그에 맞게 좋은 사람인가? 이런 생각들은 매정하다기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고자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 진짜 좋은 만남들만 남기자



거꾸로 좋은 만남에서는 어떤 질문을 할지, 어떤 정보와 흥미를 상대에게 줄지 고민해보자.

이렇게 미리 대화를 미리 준비한다면 대화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특히 내가 상대방에게 얻을 것이 많은 입장이라면 더욱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얼마전 만난 고등학교 후배와의 만남에서도 처음에는 약간 어색한 기운이 돌았지만, 후배가 나에게 질문세례를 하자 나는 성실히 대답하고 만남에서 뿌듯함도 느꼈다. 만남이 헛되지 않고 가치가 있다는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질문이 멍청해도 괜찮다. 다른사람도 궁금한데 멍청해보일가봐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세계적인 자기계발서 작가 사이먼 시넥이 한 말이다. (출처: 유퀴즈)


난생 처음 보는 멘토를 만나는 자리라면 더욱 준비가 필요하다.

평소 유튜브를 통해 보던 지식채널이나 교수님같은 분을 만나 대화할 기회를 얻었다면? 나의 커리어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과 만날 기회를 얻었다면? 어떤 자세로 만남에 임해야할지 더욱 고심해야한다. 인사는 어떻게 할지, 첫마디는 어떻게 꺼낼지, 어떤 질문들을 할지, 내가 상대방에게 제공할만한 가치가 있을지 점검해보고 간다면 만남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 나를 바꾼다는 것



책을 읽고 나서 실천을 위해 노력해보았다. 

생각보다도 더 쉽지 않았다. 처음 만난 사람도 아니고 이전부터 내 모습을 봐왔던 사람들에게 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가 쌓아온 이미지에 스스로 매몰되지  말자. 자신의 위치는 스스로 정해서 드러내는 법이다. 내가 나 스스로 바뀌었음을 사람들에게 행동으로 드러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리고 눈빛은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정체성을 나타내는 가장 부드러운 수단이다. 내가 어떤 마음가짐인지 잘 정리해 눈빛으로 드러내자.


소년만화처럼 마음속으로 기술명을 부르며 마음을 다잡아도 좋다. 내가 좋은 길로 변한다면 장땡 아닌가.


때에 따라서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마치 E처럼 외향적이게도 살아보자.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가면 그만큼 기회가 있다. 마치 ~인것처럼 행동하면 어느새 진짜 그렇게 되어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다. 나도 온전히 체화한 다음 이 글을 쓴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침내 정말 그렇게 될거니까, 처음부터 밀고 나갈 것이다.


마치 작가처럼 글을 쓸 것이다.

마치 외향적인것처럼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것이다.

마치 노련한 프로그래머처럼 압도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다.

마치 프로 유튜버처럼 끈기있고 눈길을 끌며 시간을 삭제시킬 정도로 매력있는 컨텐츠를 만들 것이다.

마치 성공한 창업가처럼 자신감 넘치게 나의 아이디어를 PR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쓰임받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들을 다짐하고, 글로 쓰고, 입으로 말하며 꾸준히 정진할 것이다.




읽은 책과 느낀점 요약


- 상대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가갈지 고민하자

- 대화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가치있는 만남을 만들어나갈지 먼저 고민해보고 만나자.

- 자기계발서를 통해 나를 바꾼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좋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자. 눈 딱감고 해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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