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로 투어가 7시 50분에 시작하길래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찍 일어났다. 호텔에서 바라본 이른 아침의 삿포로의 스카이라인 색감이 너무 예뻤다. 이 호텔에 2박을 하고 하코다테와 오타루 여행을 떠날 때마다 호텔을 옮겼는데 여행을 해보니 한 호텔에 오래 있고 몸만 다녀오는게 더 편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것도 삿포로 여행의 오답노트 중 하나이다.
폭설로 길이 통제되면서 원래 일정이 조정되어서 먼저 비에이역에서 밥을 먹는 일정으로 변경되었다. 가이드님 말씀이 어제 팀은 밥을 15시에 먹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식사 시간을 잘 지켜주시려고 하신 것 같았다.
가이드님이 보내주신 몇개의 갈만한 식당들 리스트 중에 짝꿍과 나는 따듯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일본 가정식집에 갔다. 각자 리스트 보고 고른게 똑같았다. 우린 참 잘 맞네 ㅎ
하루에 20개 한정으로 파는 가정식 하나와 함바그를 먹었다. 오랜만에 신선한 채소로 만든 반찬이 있는 밥다운 밥을 먹어서 건강한 밥상에 맛도 좋고 기분도 좋았다. 또 다른 메뉴인 함바그는 고기가 실했고 안에 양념된 밥이 깔려있었다. 이것도 정말 맛있어서 아주 행복한 식사였다. 일본 가정식은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나오니 웬만한 요리보다 맛있고 먹기 좋고 보기도 좋았다.
따듯한 블랙커피도 한잔 마시고 식당의 내부 분위기도 찍어보았다. 일본인 주인이 친절한 것도 즐거웠다.
도로에 눈을 조금 치웠는지 눈이 건물 높이로 쌓였다.
일본 편의점도 구경했다. 우리나라보다 크림빵이나 크림 디저트 종류가 많았다. 패키지도 카페 케이크 포장한 것처럼 아기자기하게 해 놓았다. 여행에서도 나름 식단관리를 하느라고 보이는 걸 다 사 먹지는 않았다. 편의점 벤또도 궁금했지만 여행 마지막날까지 먹어볼 기회는 없었다.
원래는 여기서 누워서 천사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 밭은 들어가면 안 되고 모두 바깥에서 저 나무를 이용한 여러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눈 덮인 자작나무 숲도 예뻤다.
아름다운 홋카이도 모습들이 담겨있는 탁신관. 이 작가가 홋카이도 자연에 반해서 평생 홋카이도에 살았다는데 그런 열정과 덕질이 나는 정말 존경스럽다.
흰수염 폭포. 이때 눈이 엄청 많이 왔다.
닝구르테라스에서 구매한 병우유. 한 차원 다른 고소한 우유맛. 우유가 병에 들어있는 것도 좋고 맛도 좋고 공항에서 먹었던 키노토야 아이스크림이 대단했던게 이해가 된다.
비에이 투어에서 가이드님께 징기스칸 예약을 부탁드려 보았지만 성사되지가 않았다. 사실 미리 예약을 했었어야 했던 건데 일본어로 전화 예약 같은 것을 할 자신도 의지도 없어서 막연히 먹을 수 있겠거니, 줄 별로 없겠거니라고 생각했다. 알아봤던 가성비 좋다는 징기스칸은 가보니 예약 안 하면 못 먹는 다고해서 입구컷 당했고, 그 바로 앞에 있던 다루마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징기스칸을 영접했다. 배고픔과 상관없이 진심으로 양냄새 안 나고 맛있었다. 여행이 아니라 현지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유튜브 보며 여유롭게 대기해서도 먹을 거란 생각을 들었다. 여행에서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나는 1시간 30분 기다려 먹을 만한 음식이라는 총평을 내렸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밖에서 기다리고 안에서 기다리고를 했다고 쓰여 있어서 이해가 잘 안 되었는데, 밖에서 기다렸다가 드디어 내 차례인가 보다 하고 안내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더니 안에도 대기가 있었다. 심지어 밥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뒤에 쭈루룩 앉아있는 대기(....ㅋㅋ)에 여긴 외국이구나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