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방인으로만 남기로 한 파리지앵

(14) 파리

by Lanie

Gauthier와 종린이가 첫째 날부터 자랑하던 칵테일바에 함께 갔다. 칵테일 한 잔에 거의 2만 원 하는, 그러나 좋은 퀄리티의 칵테일이 있는. (이곳: https://maps.app.goo.gl/6dKdWhb9B33S7xmT7)


Gautheir는 그간 한국에는 영 관심이 없던 중국인 여자친구 종린이에게 내 앞에서 한국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카페에 대해서, 파리에서는 식당, 카페, 술집 등의 구분이 없으나 한국에서는 철저히 구분되어 있는 편이라는 것. 그리고 한국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그들은 모든 것을 '위계'로 설명한다, 누군가를 만나면 나이, 사는 곳, 직업들을 물어 서로의 위치를 가늠하며 관계에 반영한다, 등.


맞는 말들이었다. 우리는 아예 생각하지 않거나 혹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걸 이방인의 시선에서 얘기하니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었다.


Gauthier는 내가 독일 교환학생에 다녀온 다음 해 한국의 우리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왔다. 그리고 한국을 너무 좋아해 한국에 정착하려고도 시도했다. 1년의 교환학생을 마치고 다니던 프랑스 대학을 졸업한 뒤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 회사에 취업도 했었다. 그러나 한국의 생활이나 유흥 문화는 좋아한 반면 회사문화는 견디지 못했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이방인'으로 남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면모만을 즐기며 또한 한국사회에서 외국인이기에 용납되는 요소들을 이용하며 살고자 했다.


그러면서 또한 파리의 카페보다 서울의 카페가 더 분위기가 좋으며, 서울의 지하철이 훨씬 더 명확하고, 서울 사람들이 파리지앵들보다 옷도 더 잘 입는다고 했다. 나는 방금 에스프레소 한 잔을 시키든, 맥주 한 잔을 하든, 만찬을 즐기든 서로가 자유로운 파리의 카페에서 파리지앵들의 패션 센스에 감탄하며 구경하고 왔는데.


Gauthier는 내가 와서 그저 그렇게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떠들 수 있다는 점에 좋아했다. 서울에서 그랬던 것처럼. 파리의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려면 2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하는데 서울 친구들은 언제고 부르면 나와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1시쯤 귀가하는 것으로 파리에서의 셋째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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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른 칵테일과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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