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34
나는 지금 인생에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바로 퇴사고민 말이다.
회사에 들어간 지 어언 2달, 나는 파이어족을 꿈꾸고 있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애초에 혼자 뒤쳐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취직을 결심한 것이니.
또다시 잔고가 채워져 여유가 생기면 언제든지 나가려 했다.
더군다나 회사를 들어와보니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굴뚝 같아졌다.
중견임에도 아무런 복지가 없는 회사.
그 안에서 퇴사를 꿈꾸고 부자들을 부러워하며 살아가는 선배들.
주변의 꺼져가는 한숨에 덩달아 내 텐션도 낮아지는 게 느껴진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에서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당장은 아니고, 1억은 모으고 퇴사하기!
이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사업을 하다보면 돈을 투자해야 할 때가 보인다.
나는 무자본 창업을 지향했기에 그럴 때마다 주저했고 귀차니즘까지 합쳐져 결국 폐업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느정도 내 삶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 목돈을 모으기로 했고, 상징적인 숫자로 1억을 잡았다.
먼저 날짜를 정해 보았다.
내 나이 27살, 앞자리가 바뀌는 30살 생일을 D-day로 잡았다.
만나이가 시행돼서 다음 해 생일로 잡을까 하다가 의지가 약해질 것 같아 더 타이트하게 잡았다.
서른 살 생일까지 남은 기간은 단, 1034일!
3년도 채 안 남았다...
1억만 모으면 될까?
아니다... 나는 작년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막판에 어마어마한 Flex를 강행했다.
동유럽 투어부터, 스페인, 튀르키예 여기저기 쏘다니고 게다가 기념품 쇼핑까지~
그 순간은 달콤했지만, 결국 그 모든 걸 책임지는 건 나였다.
부모님은 내가 빚이 있다는 걸 모른다.
빚낸 돈으로 주식을 해 이미 한번 말아먹었기 때문에 또 빚 낸 걸 말하기가 두려웠다.
금방 갚지도 못한 게 변명을 하자면, 빨리 취직하는 게 오히려 빚을 더 빨리 없앨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4학년 2학기부터, 올 4월 취직할 때까지 어머니로부터 용돈을 타 생활했다.(엄마 미안ㅠㅠ)
이게 다가 아니고 학자금 대출이 500만 원 있다.
즉, 입사 당시 내 빚은 대략 600이었다는 거.
다행인 건 600만 원 정도 들어있는 청약 통장을 담보로 마이너스 통장을 뚫은 거라 대출이자가 낮았다.
게다가 청약-대출을 하면 0원이니, 사실상 내 순자산은 0원인 상태로 입사한 것이다.
다음달 월급을 받으면 마이너스 통장은 정리가 될 것 같다.
학자금 대출은 이자가 작으니 잠시만 더 갖고 있다가 정리할 예정이다.
일단, 지금은 저 - 숫자를 그만 보고싶다.
청약 통장을 제외하고 1억을 모을 예정이다.
어차피 집을 안 사는 이상 돈을 꺼낼 방법이 없어서 내 돈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다.
정확히는 내 통장에 1억이 찍힌 모습을 보고싶다.
다음달 월급을 받으면 내게 남은 시간은 3년이 아닌, 2년 9개월이 되게 된다.
3년 만에 1억 150만 원을 만들어야 학자금 대출도 상환하고 1억을 수중에 쥐게 된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야 진정한 1억이라 하지만... 그거까지 할 자신이 없다;;)
이제 모을 돈도 D-day도 알게 되었으니 얼마를 저금해야 하는지를 알아보자.
다른 계산기들은 저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목돈을 구해서 역으로 추정하기 불편했는데 위 계산기는 자유롭게 투입값을 변경할 수 있어서 보기 좋았다.
나처럼 모을 돈을 계산하고 싶은 분들은 밑에 링크를 남겨둘테니 가서 해보시길.
목표 수익률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았다.
주식 투자에서 내가 쪽박친 가장 큰 이유가 단기간에 고수익률을 노렸기 때문이다.
요즘같은 고금리에는 위험 없이 5%의 수익률은 낼 수 있으니 일단, 이를 목표로 잡았다.
2년 9개월은 계산해보면 2.75년이 나온다.
위 계산액을 보면 총 투자금액+총이자수익이 1억 250만 원이 나온다.
다시 보니, 위 계산식에서는 세금을 계산을 안 했다.
세금을 계산한 버전으로 밑에서 다시 설명 하겠다.
2년 9개월, 즉 33개월 동안 월복리 5%로 290만원씩 투자해야 약 1억 170만 원이 나온다.
비과세로 280만원 씩 투자했을 때 약 1억 250만 원이 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참고로, 똑같이 280을 붙는다면 일반과세로 약 9820만 원이 나온다.
세금이 350만 원이나 나오는 거다...
내가 2년 9개월 동안 빚까지 감안해 1억 150만 원을 모으려면 월복리 5%를 가정했을 때 월 290만 원의 저축이 필요하다.
월 290만 원이 내 월급과 맞먹는다.
즉, 나는 월급을 33개월 동안 모두 모아야 1억이 생긴다.
투자도 병행할 예정이라 모으는 기간이 조금 빨라질 수도 있지만, 워낙 짧은 기간 모으는 거라 목표 수익률을 12%까지 올려도 크게 바뀌진 않았다.
지난 두 달을 돌이켜 봤을 때, 내 한 달 생활비는 최소한 아껴도 월 4,50은 드는 것 같다.
월 50을 더 모은다고 생각하면, 빠르게 부수입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놈의 회사는 식비도 지원 안 해준다... 구내식당도 없어...)
지금 드는 생각은 중고신입으로 빠르게 갈아타 연봉을 올리는 게 이득일지, 아니면 직업과 상관 없는 일로 빠르게 부수익을 확보하는 게 우선인지이다.
다음 시간에는 지난 2달간 있었던 일들을 압축해서 가져와 보겠다.
(아 맞다... 일본어 과외도 받는데... 그것까지 생각하면 더 벌어야겠네ㅠㅠ)
위에서 언급한 사이트는 비과세로 알려줘서 정확하진 않지만 가볍게 비교해 볼 수 있는 여러 계산기가 있어 링크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