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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Mar 02. 2024

그런 까닭

바람에 찰랑거리는 웃음과

쨍하니 화창한 피부에

나의 오늘은 깊게도 빠져 있었다     


저 멀리 광장에서

까르르 뛰노는 밝음인 너를

고이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축축한 그늘을 디디고     


그러나 어느덧 오후를 적신 비에

낭패라며 풀 죽은 너의 어깨를

결국에 나는 감싸주지 않았다     


젖은 외투 걸치고

먹구름 위에 누워

울적한 노랠 흥얼대고픈 나는

봄을 안을 수가 없는 까닭이다     


눈부신 너의 곁이

컴컴한 숨을 허락하지 않는 까닭이다     


내일의 나는 입을 맞춘다

흐린 날 꿈속에 오붓이 뒤엉켜

먹색으로 함께 물들어갈 이에게

슬픈 화음을 살며시 얹어줄 이에게     


너의 것과 달라 저녁을 닮은

나의 짙푸른 영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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