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닌 달 좋아하나봐요?
달을 좋아했나 내가?
하늘을 볼 때면 구름과 달을 찾긴 했었지
파란 하늘의 주인공은 구름
푸른 밤의 주인공은 달
별빛에 빚져 살면서 별을 우대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도
보여도 구별되지도 않는 별별 별들
너무 눈에 띄여 별꼴없는 한낮의 별까지
별 소용없는 별들의 세계
밤길을 잃어도 알길이 없어 무용한 별을 찾느니
큼지막하고 지루하지 않은 달을 찾는 게 낫지
구름을 보는 게 낫지
별을 좇아 별을 추앙하는 삶을 안다
비싼 망원경을 들고 별 보러 깊은 밤 고갯길로 가는 삶
궁금하여 따라나설까 한 적도 있었지만
밤하늘에 훤히 잘 보이는 달을 두고 고생길로 가는 삶
을 택하지 않았다
그래, 나 달을 좋아해
대놓고 나 여기있다고 불 켜는 별보다는
그 빛에 은근히 드러나는 달을 좋아해
별 없이 살 수 없고 달 없이 살 수 있지만
그래도 나, 달을 좋아해
어떤 날은 부옇게
어떤 날은 벌겋게
어떤 날은 저쪽에서
어떤 날은 이쪽에서
크다 작다 요리조리 변해도
깊은 밤 고개 들어
달, 이라고 부르면 거기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