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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글] 선물과 옵션, 위험한 도박인가?

사실 파생상품은 아무 잘 못이 없다.

by 겨미

"선물과 옵션은 원수에게 권하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만큼 파생상품은 투자자의 재산을 단번에 날려버릴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처럼 ‘악마의 금융상품’처럼 취급받는 선물과 옵션이 사실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탄생했다는 점은 꽤 아이러니하다.

파생상품은 본질적으로 보험과 같다. 보험은 특정 사건(예: 화재, 교통사고)이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마찬가지로 파생상품은 주가, 금리, 환율 등 특정 시장 지표가 사전에 정한 범위를 벗어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선물 계약을 맺는다면, 이는 보험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왜 파생상품이 위험한 투자로 인식될까? 그것은 바로 투기 자본 때문이다. 원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이 상품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투자자들이 등장하면서, 선물과 옵션은 마치 도박처럼 변해버렸다. 높은 레버리지(차입 투자)와 빠른 변동성 덕분에 한순간에 큰돈을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든 재산을 잃을 수도 있다.

결국, 파생상품은 칼과 같다. 요리사가 쓰면 훌륭한 요리 도구가 되지만, 무기화되면 위험한 존재가 된다. 즉, 현명한 투자자는 이를 위험 회피(헤징) 도구로 사용하고, 무모한 투자자는 도박으로 활용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투자하느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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