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10

by 조영진

용린



터져 나온 분노를 결빙하는

시린 냉정으로

용의 비늘 돋았


혁명 같았다









이번 디카시는 납량특집이다.

무더위에 지친 영혼들의 정수리에 얼음도끼를 꽂보자.


몇 년 전의 한 겨울이었다. 구멍 난 수도관에서 터져 나온 물을 얼려버린 차가움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뜨거움이 아닌 가움이 진 관의 누수를 멈추게 한 것이다. 추어진 분출은 용의 비늘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의 누수는 없었다. 수도관 속의 물은 어두운 밤에는 얼어 멈추었고, 태양이 중천에 뜬 한낮에는 녹아 흘렀다. 교통방송에서 전해주는 정체구간의 도로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제 갈 곳으로 갔다.


이 광경을 겨울에 흔히 볼 수 있는 당연한 현상이라 말하는 자들에겐 삶의 변혁은 없다.

당연하다고 말해지는 것들에 대해 당연하지 않음을 자각할 시간이다.


몸속에 가둬놓지 못 불같은 열정에 겨워 이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 것이겠지만,

꿈의 실현은 냉철한 이성과 관찰 그리고 실천으로 말미암는다.


터져 나온 분노를 조절할 것.

가야 할 길에 집중할 것.

합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느리지만 확고한 걸음을 걸을 것.

선택의 순간에 무섭도록 차가워질 것.


죽음보다 미 없는 삶을 두려워할 것.


그리하여,

삶을 혁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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