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 나온 분노를 결빙하는
시린 냉정으로
용의 비늘은 돋았다
혁명 같았다
이번 디카시는 납량특집이다.
무더위에 지친 영혼들의 정수리에 얼음도끼를 꽂아보자.
몇 년 전의 한 겨울이었다. 구멍 난 수도관에서 터져 나온 물을 얼려버린 차가움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뜨거움이 아닌 차가움이 터진 관의 누수를 멈추게 한 것이다. 멈추어진 분출은 용의 비늘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의 누수는 없었다. 수도관 속의 물은 어두운 밤에는 얼어 멈추었고, 태양이 중천에 뜬 한낮에는 녹아 흘렀다. 교통방송에서 전해주는 정체구간의 도로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제 갈 곳으로 갔다.
이 광경을 겨울에 흔히 볼 수 있는 당연한 현상이라 말하는 자들에겐 삶의 변혁은 없다.
당연하다고 말해지는 것들에 대해 당연하지 않음을 자각할 시간이다.
몸속에 가둬놓지 못한 불같은 열정에 겨워 이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것이겠지만,
꿈의 실현은 냉철한 이성과 관찰 그리고 실천으로 말미암는다.
터져 나온 분노를 조절할 것.
가야 할 길에 집중할 것.
합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느리지만 확고한 걸음을 걸을 것.
선택의 순간에 무섭도록 차가워질 것.
죽음보다 의미 없는 삶을 두려워할 것.
그리하여,
삶을 혁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