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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y 31. 2024

[두 글자로 보는 삶과 앎 01 오다]

01. 오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신라시대 승려이자 조각가인 양지는  영묘사(靈廟寺) 장육존상 불상을 만들 때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흙을 운반하면서 부를 노래를 지었습니다.  


오다 오다 오다

오다 셔럽다라

셔럽다 의내여

공덕 닷그라 오다


양주동은 이 노래를  '풍요'라 하였는데, 풍요는 민요를 뜻합니다. 

려증동 선생은 이 노래를 <오다노래>라고 하였고 존재론과 가치론의 관점에서

노래를 해석했습니다. 


오다----- 왔도다.

오다----- 그렇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지.

오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온 것이랴.

오다----- 아무튼, 이 세상에 온 것만은 틀림없어. 영광스러운 태어남일까.

서럽다 의내여----- 아니야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은 분명 서러운 것이었다.

공덕 닦으러 오다---- 그렇다면, 무슨 일을 시키려고 보낸 몸이랴. 분명 무슨 일을 하도록 나를 보냈을 것이니,

이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을 알고 싶고, 그것을 듣고 싶고나.

오호라, 알겠도다. 알겠도다. 공덕을 닦으로 보내었고, 보람된 일을 남기기 위해서 내가 태어난 것이로다.


려증동 선생은 네 차례 거듭 나온 <오다>는 그것이 모두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보았고,

마지막 <오다>는 가치에 대한 확답으로 보았습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고 '보람'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 풀이했습니다. 


김수업 선생은 사람이란

‘삶’과 ‘앎’으로 풀이하여 삶을 아는 것이 곧 사람이고

삶을 살아가는 목숨이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어떤 삶이 보람차고 어떤 삶이 헛된지를 알고, 

무엇이 값진 삶이며 무엇이 싸구려 삶인지를 알고 

살아가는 목숨을 사람이라고 한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오다> 노래를 정리하면 그냥 의미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을 깨닫고 가치 있고 보람찬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노래라고 여겼습니다. 


오다- 태어났도다.

오다- 살아왔도다

오다- 그냥 살아왔도다.

오다- 의미 없이 살아왔도다 

서럽더라- 가치 없고 보람 없이 산 것이 서럽도다     

서럽다- 무엇이 가치 있고 보람찬 것이 모르고 살아온 것이 서럽다.  

우리들이여 공덕(功德) 닦으러 오다- 가치 있고 보람 가득한 삶을 살기 위해 왔도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소중한 생명으로 이 세상에 왔으니  

가치 있고 보람찬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합니다.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알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아가면서 헛되지 않고, 후지지 않고 값싸지 않게 살면 잘 산 것입니다.

의미 있고 보람차고 가치 있게 살면 잘 산 것입니다. 

가치와 보람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비슷할 것입니다.       

몸이 튼튼하고 마음이 어질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행복하게 살아가면

누구나 보람차고 의미 있는 사람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보람차고 의미 있는 삶이라고 여길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가 알려면 

무엇이 가치 있는지, 가치 있는 사람을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참됨을 알아야 거짓을 알고,

아름다움을 알아야 추함도 알고

옳음을 알아야 그릇됨도 알 수 있습니다. 

알아야 제대로 선택을 할 수 있고

제대로 선택하여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후회가 적고, 부끄러움이 적어야 

보람차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일 것입니다. 


* 다음 글은 <만남>입니다. 이 세상에 와서 어떤 인연을 만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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