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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Jun 12. 2024

[두 글자로 보는 삶과 앎 04 가족]

가족, 그립다가 아프다가 그래도 다시 그리운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가족입니다.

가족을 혈육(血肉)이라고 여겨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가족의 지지와 격려로 불안과 외로움을 떨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도 하고

가족의 갈등과 불화로 마음이 편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옛말에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평범한 말이지만 진리인 듯합니다.



인간관계의 바탕은 가족이기 때문에 화목한 가족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려면

가족도 서로를 인격적 존재로 여기고 친밀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나무가 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서로 가까이 붙어 있으면 상처가 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존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식이 온전히 자라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식들도 부모의 헌신과 사랑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며 친하게 지내야 합니다.      

부모의 사랑을 잘 받고 자란 자식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여

성인이 되어도 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때리거나 정서적 학대를 하면 범죄입니다.

부모는 자기가 낳았다고 자식을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부모는 자식을 자기 소유라 여기지 말고

자식은 부모를 영원한 ‘보호자’로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스무 살 정도 되면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독립을 해야 합니다.

나는 나의 삶이 있고 부모는 부모의 삶이 있습니다.

부모가 아파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보호자분 계세요”라고 하면 자식이 “네”하고 갑니다.

어느 날 병원에서 자식이 부모의 보호자가 되는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형제끼리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부로 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형이 형답게 마땅히 잘하고 아우가 아우답게 마땅히 잘해야 합니다.

형이 제 욕심만 챙기거나 아우들을 돌보지 않고

아우가 형노릇 하려 들면 서로 불편해져 화목이 깨집니다.      

형제가 많으면 서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가 형제를 비교하거나 칭찬을 하면 형제끼리 마음이 상할 수 있습니다.

첫째만 중시하거나 둘째를 무시하거나 막내를 지나치게 두둔하면

그것이 형제의 갈등으로 번집니다.

형제끼리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지만

어느 순간 폭발하여 서로 걷잡을 수 없는 큰 불화가 되기도 합니다.

형제도 남들과 관계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같은 형제 중에 친하고 덜 친할 수 있는데 친한 형제끼리 다른 형제를 따돌리면 안됩니다.



부부끼리도 서로 성숙하고 평등한 관계로 만나야 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자신의 어머니처럼 잘 대해달라고 한다면

그런 남편은 아직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아내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가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좋지만

‘하나’를 강조하거나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부는 짝벗이기 때문에 서로 평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에게 쉽게 상처를 주고받는 이유는 서로 잘 안다고 착각하거나,

이 정도는 이해해 줄 것이라 단정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하는 이유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면 모든 것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끼리 잘 아는 것도 있지만 잘 모르는 것이 더 많습니다.      

화목을 중시하는 가족과 살벌한 가족의 공통점은 가족끼리 표현을 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족 내에서 지나치게 화목을 강조하여 서로 참고 표현을 하지 않으면

오해를 하거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기도 합니다.

살벌한 가족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아서 신뢰가 무너지고

극도로 예민해져 조그마한 일에도 으르렁거리기 때문에 표현을 잘하지 않습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하는 이기성은 인간의 본성이라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서 자기 가족을 위하는 가족이기주의는 극복해야 합니다.

김태형 <한국인의 마음속엔 우리가 있다>에는 가족주의와 가족이기주의에 대해 언급합니다.

가족주의는 가족 구성원보다 전체 가족을 더 중시하는 것을 의미하고,

가족이기주의는 사회보다 자신이 속한 가족을 더 우선시하는 가족주의를 말한다고 합니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가족의 꿈’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물과 불이 만나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 자신의 꿈을 찾아 성장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다룬 이야기입니다.

딸 앰버는 아빠와 가족의 꿈을 이해하고 가게를 물려받아 일을 하려 합니다.

그런데 웨이드는 “왜 남이 정한 대로 살려고 해?”라고 합니다.

앰버는 자신의 꿈보다 부모와 가족의 꿈을 위해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웨이드의 말의 듣고 마음속 깊은 곳의 자기 꿈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앰버의 아버지는 “내 꿈은 가게가 아니라 항상 너였단다.”라고 합니다.

'항상 너'라는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자식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가족에게 소중한 가치입니다.

부모라도 자식에게 강요하거나 훈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평온한 가정을 위한 바탕입니다.

자식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주는 것이 가족주의를 벗어나 어른다운 부모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족을 억압하거나 구속하여 굴레를 씌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의 뜻을 존중하고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진정한 가족주의는 가족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족은 평온한 쉼터이고 방전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마음이 아리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기도 합니다.

가족끼리 있을 때 순간순간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두다 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 그립고 다시 그리워하며 힘내기도 합니다.



<엘리멘탈>에 영원한 빛은 없으니 빛날 때 만끽해야 한다는 디쇽처럼

가족이 반짝반짝 빛나게 해 주어야겠지요.      

또한 가족끼리 서로 돌보고 베풀며 살아가더라도

내 가족만 챙기는 가족이기주의를 넘어 더 넓고 큰 마음으로

사회 공동체를 중시하는 건강한 관계로 확장되면

행복의 바탕이 되고 좋은 공동체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 다음 글은 <사랑>입니다. 삶의 시작과 끝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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