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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Jun 14. 2024

[두 글자로 보는 삶과 앎 05 사랑]

사랑- 나와 너의 봄봄을 위하여!

    

사랑한다는 말은 듣기 좋고 기분 좋은 말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생명을 자라게 하고 살리게 합니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나 사랑을 받은 사람이나

모두 온전히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모든 생명을 살리는 봄과 같습니다.


봄은 모든 생명을 자라게 합니다.

<<장자>> <덕충부>에 나오는 만물과 더불어 봄이 되어야 한다는 '여물위춘(與物爲春)'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만물과 더불어라는 말도 좋고, 위춘(爲春)에서 위(爲)라는 말이 좋습니다.

‘위(爲)’는 ‘되기 위한 노력’의 뜻이 담겨있습니다.

만물을 소생하게 하는 봄처럼 다른 사람이 행복하고 잘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장자는 이러한 여물위춘을 실천하는 매력적인 인물 애태타를 소개하면서

도를 체득한 인물의 훌륭한 내면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전합니다.

애태타(哀駘它)는 권세나 재산도 없으며, 매력적인 외모가 없고,

뛰어난 언변도 없으며, 지적인 능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애태타와 함께 지내본 젊은 남자들은 그를 사모해 떠나지 못하며,

젊은 여자들은 그를 보고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처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어요'라고

간청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애태타의 어떤 매력 덕분에 사람들이 그를 따랐을까요?

애태타는 사람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했으며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었습니다.

봄이 만물을 살리듯 다른 사람의 기를 살려주고

존재 자체를 사랑하게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애태타를 좋아했습니다.

논어에 “사랑하면 상대방을 살리고자 하고 미워하면 상대방을 죽이고자 한다.”애지욕기생오지욕기사(愛之欲其生惡之欲其死)라는 말처럼 상대방을 살려주는데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또한 공자는 “군자는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루어 주고, 다른 사람의 나쁜 것을 이루어 주지 않지만, 소인은 이와는 반대이다.”라고 했습니다. 군자성인지미불성인지오소인반시(君子成人之美不成人之惡小人反是)  애태나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이루어 주고 기운을 살려주었습니다.

 

애태타의 사랑은 성숙한 어른의 사랑이기에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나만 좋은 것은 사랑이 아니라 욕망이고

너만 좋은 것은 사랑이 아니라 억압이고

너랑 나랑 모두 좋은 것이 사랑입니다.

너의 봄과 나의 봄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사랑입니다.

아이의 사랑은 사랑받기를 원하고

어른의 사랑은 사랑하기를 원합니다.        


사랑의 첫 번째 봄봄은 부모와 자식의 사랑입니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은 자식을 성장하게 합니다.

자식이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나아 길러보면 부모의 심정을 안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것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항상 넓고 크다는 것을 깨달을 때 부모가 되어있습니다.

부모의 사랑은 ‘줬으면 그만이지’하는 무주상보시 (無住相布施)입니다.

베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주기만 하는 따뜻한 사랑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줬으면 그만이지 생각하며

넓은 마음으로 품는 사랑입니다.   

자식이 공부를 잘해야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자식이 잘 되어 부모의 자존감을 높여줘서도 아니고

그냥 사랑하는 하는 것이 부모의 사랑입니다.    


사랑의 두 번째 봄봄은 연인과 사랑입니다.

성장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온 세상을 얻은 듯 기분이 좋습니다.

사랑의 설렘은 기분을 들뜨게 하고, 희망과 열정을 솟아나게 합니다.

사랑하는 감정이 가슴에 가득하면 나무는 춤추고 새는 노래합니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더 좋은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첫사랑은 순수한 열정에 비해 늘 성숙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배려하고 더 포용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사랑을 하면서 질투를 유발하거나 밀당을 하는 것은 상처를 줍니다.

사랑은 길들이기나 지배하고 조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사랑하면 내가 먼저 바뀝니다.

나보다 상대방을 더 많이 배려하고 늘 상대방이 행복하도록 해 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가고

상대방이 기분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방이 더 잘 살아가게 하고

상대방이 더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많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마음이 보입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I see you”라고 합니다.

내 앞의 당신을 보고 당신의 마음과 영혼을 헤아려 보고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면 눈여겨보고, 살펴보고, 헤아려 봅니다.

사랑하면 돌보고 우러러 보고며 그의 진면목을 알아보게 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꿰뚫어 보는 안목이 생깁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인간의 능동적 의지를 중시하며

사랑하는 요소로 ‘보호, 책임, 존중, 통찰’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사랑의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르고 사랑에는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주어야 합니다.

프롬은 인간이 사랑을 지속하려면 능동적 의지로 관심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곽금주 교수는 사랑을 할 때 열정(passion), 친밀감(intimacy), 책임(commitment) 세 요소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랑은 뜨거운 신체적 끌림인 열정도 있어야 하고, 상대와 대화하고 공감하여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정서적 지지, 친밀감과 같은 따뜻한 요소를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사랑을 장기적으로 완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방해하는 여러 유혹을 물리치는 책임감이나

의지와 같은 사랑의 차가운 요소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사랑의 세 번째 봄봄은 이웃에 대한 사랑     

왜 많은 종교는 사랑을 강조할까요?

예수의 박애, 석가의 자비, 공자의 어짊 등 대부분 종교는 사랑을 중시합니다.

타자와 이웃에 대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바탕입니다.


김태형의 <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에서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본성을 귀중하게 여기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이웃들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고

불의에 맞서 사회를 개혁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다른 사람을 지지하고 격려한다”라고 했습니다.

김태형은 생존불안과 존중불안이 극심한 사회 속에서 조건 없이 존중받을 수 있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참다운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 타당한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자존감을 살리는 자기애,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가족애, 남녀 간의 이성애, 인간에 대한 사랑인 인류애

이 모든 것은 건전한 공동체 사회 속에서 가능합니다.      


사랑은 봄봄입니다.

만물과 타자와 더불어 봄이 되어야 한다는 ‘여물위춘’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칭찬하고 격려하여

그 사람이 온전하게 자라고 잘 살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와 나의 살아 있는 봄봄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 다음 글은 <행복>입니다.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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