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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Jun 05. 2024

[두 글자로 보는 삶과 앎 02 만남]

02 만남

인생은 만남의 연속입니다. 

만남과 사랑, 미움과 이별의 과정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기도 나쁜 인연을 만나기도 합니다.

운명은 일기일회(一期一會) 한 번의 기회, 한 번의 만남에서 비롯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좋은 기회도 사람이 가져다주고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인생을 바꾼 운명적 만남은 언제 있었는지요?

우리는 어떤 만남을 가꾸어가야 할까요?     

만남을 불교의 연기적(緣起說)이나 

동양의 유기적(有機的)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연기설은 불교의 핵심적인 사상인데, 연기란 우주와 인생의 모든 존재와 현상

은 원인(因)과 조건(緣)의 상호 관계에 의해 생겨난다는 봅니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에 직접 관련된 원인을 인(因)이라 하고, 

인을 도와서 결과를 낳는 간접적인 조건을 연(緣)이라 합니다. 

우주의 모든 사물과 현상이 원인과 결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존재와 현상도 독립적일 수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잡아함경』에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기 때문에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지기 때문에 저것이 사라진다.”라고 

한 것이 연기설을 말한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좋은 인연을 만나고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남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베푸는 것이 곧 나에게 베푸는 것이라 합니다. 


동양의 유기적 세계관은 서양과 차이가 납니다. 

서양의 기계론적 세계관은 전체를 이루는 부분을 중시합니다. 

자연을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이는 물질로 보는 관점입니다. 

이러한 사물의 본질은 그것을 이루는 구성요소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환원주의로 귀결됩니다. 

환원주의란 전체를 부분 부분으로 잘게 쪼개어 각 부분의 구성요소에 집중합니다.      

반면에 동양의 유기적 세계관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유기적인 생명체로 이해합니다.

하나의 생명체가 손상되면 다른 생명체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보며 

인간과 인간, 나아가 인간과 자연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상호 작용한다고 봅니다. 

데이비드 봄도 유기적이고 과정 중심적인 사고가 세계를 이해하는데 더 정확하다고 봅니다. 

연기설이나 유기적 세계관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노력과 상호작용으로 봅니다.      



만남이란 인연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인연일까요?

첫 만남은 인연이지만 그 이후의 만남은 서로의 노력이라고 합니다.

좋은 만남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장점과 가능성을 발견하여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항상 지지와 격려를 해 주고 애정 어린 충고를 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만남은 나의 의도와 관련 없이 ‘만나지는’ 경우도 있고

나의 의지로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와 형제의 만남은 나의 의지와 관련 없이 선택할 수 없는 만남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의 자아가 아이들의 내면에 영향을 미쳐 부모자아로 살아갑니다. 

토마스 해리스는  『아임 오케이 유어 오케이』에서 인간의 내면에 

부모자아-어른자아-어린이자아라는 세 가지 인격이 있고, 

이를 토대로 사람들이 상호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토마스 해리스는 세 살 아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어린이자아’, 

자신의 부모처럼 행동하려는 ‘부모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다가 

10개월째부터 탐험과 시험으로 체득되고 처리된 데이터 기록되어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개념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자신의 주체를 자각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 판단을 하면서 ‘어른자아’가 형성된다고 합니다.      



토마스 해리스는 정신의학의 고전인 『심리게임』의 저자 에릭 번이 창시한 ‘교류분석’ 이론을

토대로 『아임 오케이 유어 오케이』를 썼다고 합니다. 

에릭번의 ‘교류분석’이란 나의 행동에 따라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는 이론입니다. 

인간의 정신과 심리, 그리고 성격은 사람과 관계, 사회적 맥락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입니다. 

토마스 해리스는 자기와 타인, 긍정과 부정을 교차하여 삶의 네 가지 태도에 관하여 말합니다.

(1) 자기부정-타인긍정  I'M NOT OK-YOURE OK 

태어나서 유아기에 자신이 약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과 어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 자기부정-타인부정  I'M NOT OK-YOU'RE NOT OK

돌이 될 무렵에 부모가 잘 돌봐주기 않거나 꾸중을 많이 들으면 자신과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3) 자기 긍정-타인부정  IM OK-YOURE NOT OK

어린 시절에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받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보고, 다른 사람을 비판적으로 봅니다. 

(4) 자기 긍정-타인긍정  I'M OK-YOU'RE OK

부모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건강한 자아가 형성되어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봅니다.      

(1) 유형은 열등감에 사로잡히거나 부러움과 시기 질투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2) 유형은 염세주의 허무주의로 마음의 병을 앓을 수 있습니다. 

(3) 유형은 배타적이거나 자기애에 빠지는 나르시트가 될 수 있습니다. 

(4) 유형은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여 행복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람은 성품은 어린 시절 부모와 형제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형성됩니다. 

그러다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를 가면서 친구를 만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나의 가치관과 세계관, 그리고 의지에 따라 

만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 친구와 동료, 선배와 선생을 잘 만나면 삶이 바뀝니다. 


좋은 인연을 만들려면 

나 자신이 먼저 유능하고 창의적이며 좋은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쁜 인연을 알아보고 피해야 합니다. 

살아가다가 정말 만나지 말아야 할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선천적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 

후천적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 

자기애성 성격장애인 나르시시스트,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나르코패스(Narcopath) 신조어도 나왔다. 

나르코패스는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증세와 후천적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의 합성어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삶을 바꾸는 좋은 사람은 네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성격이 꼬이지 않고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 

나쁜 상황에서도 걱정하지 않고 긍정적이며 유능하여 문제 해결을 잘하는 사람

마음이 따뜻하고 다정하면서도 창의적인 사람.

자신의 이익만 위하지 않고 정의롭고 공동체를 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서로 좋은 만남이 되려면 아름다운 만남이 되어야 합니다.

다운 것이란 답다는 것입니다. 

부모답게, 친구답게, 상사답게, 어른다워야 합니다. 

네가 너 '답지'못하고 나가 나 '답지'못하면 서로의 관계가 헝클어집니다.      



인간의 마음은 상호작용하고 교류하면서 성장합니다.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없지만 성품은 바꿀 수 있습니다. 

성품을 잘 바꾸어 인격이 성장하면 좋은 성격으로 거듭나고 

좋은 인연을 만나 행복한 관계로 이어진다면 행복한 삶이 됩니다.

일기일회! 운명적 만남도 중요하지만 만남을 가꾸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다음 글은 <인생>입니다. 좋은 만남으로 값진 인생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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