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사와 리쿠

by 김오 작가

아이사와 리쿠

호시 요리코


글 쓰는 거? 별거 아니지요. 하루에 십 분이라도, 몇 글자라도 쓰면 되는. 별~거 아니지요? 그런 게, 그게, 저에게는 참 별~거입니다. 하루 종일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지만, 계속해서 더 만지고만 싶습니다. 심지어 다른 일을 할 때도 스마트폰이 보고 싶어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무기력하게 폰만 들여다보며 사는 것이 내 인생입니다. 그런데 왜 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도 힘든 것일까요.


그래도 나름 책은 읽으려고 마음을 열고 또 열어봅니다. 그리고 책만 읽고 난 뒤 독후감을 쓰면서 아주 작은 느낌 한 줄이라도 정리하는 것이 책을 읽는 여정이라는 것 정도는 아니까, 일종의 글쓰기 훈련도 할 겸, 마지막 보루처럼 잡고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나를 기르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이게 뭐라고. 눈물겹네요.


이 책은 감정을 지어내는 여자아이가 한 가족을 통해 치유와 성장해가는 마치 기계에서 인간이 되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 사회 배경에 초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양육의 면에서 주의 깊게 바라볼 만한 내용을 던져주는 책이었습니다(만화책이에요).


양육이라고 하니, 얼마 전 있었던 일이 떠오르네요. 어느 날 병원에 아이가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정해진 시간에 아이는 도착하지 않고, 아이 엄마 목소리만 검사실에 타고 들어옵니다. 검사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아이 엄마가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어서 불평을 하는 거죠. 목소리가 날이 서다 못해 누구라도 베어 버릴 것 같아요.

“마스크 없이 왜 안 들여보내 주냐.”

“다른 사람은 들어간 거 봤는데.”

“내가 차에 마스크를 두고 왔는데, 괘씸해서 안 가지러 간다.”

“아이만 먼저 들여보냈는데, 왜 아이를 안 데리러 오냐.”

결국 검사 예정 시간보다 늦게 검사실에 들어와서는,

아이 엄마가 대뜸

“엄마가 이상해서 아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


왜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고 화를 내며 사는 것일까요. 엄마가 화를 조절하지 못해 이리저리 쏘아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가 바로 옆에 있었을 텐데. 부인하고 부정만 하고는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방어였겠지만, 그것은 늪이에요.


가족환경 문제로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케이스들은 손을 쓸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치료해도 다시 가족이 헤집어 놓고 마니까요. 가족이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지켜줄 수 없는 구조.


나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가족이어서 그래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족이어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존재가 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눈 떠보니 가족이 아니라, 눈을 뜨고 살고 싶은 가족이 있는 환경에서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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