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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05. 2023

스피킹 시험에서 배경 위주로 묘사하는 동양 학생들

앉으면 삼천리 서면 구천리가 보이는데...!








호랑이


가 찍힌 위 사진을 설명하라는 질문에도 시야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미국인은 물체 중심으로, 동양인은 물체와 배경의 관계를 중심으로 관찰했다고 해요. 




미국인들은 호랑이 같은 물체를 관찰할 때 중심 물체에 집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시아인들은 배경을 보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호랑이 한 번, 뒤의 정글 한 번 하는 식으로 배경과 중심 물체를 번갈아 가며 보았습니다. 눈동자의 움직임이 훨씬 활발했지요. 배경과 물체를 번갈아 보느라 눈동자의 움직임이 활발했어요. 더 여러 번 배경을 바라봤고 배경과 중심 사물 간의 관계에 더 많이 주목했습니다.

리처드 니스벳 | 미시건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동양에서


중심 사물과 배경을 함께 보는 이유는, 주변 환경에 따라 사물의 상태가 달라진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양의 시각에서는, 철장에 갇혀 있는 호랑이와 정글 속에 있는 호랑이를 다르게 본다고 해요. 똑같은 호랑이라도,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호랑이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배경에 따라 중심 사물이 변한다는 해석은 인간관계,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보는 시각에 큰 시사점을 줍니다. 나와 배경을 동일시하는 시점을 취하게 되면, 스스로를 볼 때에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봅니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개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한 부분으로 여기게 되어, 주위 환경에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림


을 그릴 때에도 문화차이가 보입니다. 동양화는 하늘에서 새가 내려다보는 조감도 (bird eye view) 가 많고, 화가는 배경의 일부가 됩니다. 


동양화에서는 그림을 그릴 때 관찰한 대상을 묘사하는 것보다, 화가가 자신을 대상과 일체화된 상태를 그린다고 합니다. 화가와 대상과 하나가 된 물아일체의 경지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동양화를 보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조감도의 시점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서양화가 보이는 시점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서양화에서는 그리는 사람의 위치를 정해주어야 합니다. 한 번 정하면 바꿀 수 없습니다. 반면, 동양화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마치 하늘을 날면서 그릴 대상 하나하나를 내려다보며 그린 것 같은 시점을 갖고 있습니다.

다카 마스다 | 앨버타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반대로 서양화에서는 화가의 시점이 정해져 있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나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서양의 풍경화에서는 화가 자신이 그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배경과 자신을 분리하여, 관찰자의 시점에서 대상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공인 어학시험


중 하나인 아이엘츠 IELTS 시험에는 스피킹 시험이 있어요. 제가 아이엘츠 시험을 공동 주관하는 한 기관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아이엘츠 채점관 분께서 동양 학생들은 스피킹 시험에서 중심인물이나 사건보다는 배경을 묘사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한다는 말씀을 지나가듯 하셨어요. 


질문을 할 때 어느 정도 정해진 답변의 양식을 기대하고 질문하는데, 그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답변을 주로 들으니까 의아해하신 것 같았어요. 게다가 대부분의 응시자가 비슷한 패턴으로 말하니까 영어 원어민의 입장에서 흥미롭게 보신 것 같기도 해요.




입사 지원서


를 작성할 때에도, 사실 한국에서는 성장 과정이 빠지지 않죠. 


제 경험상 미국에서 이력서를 쓸 때는 내가 현재 어떤 능력을 가지고 어떤 실무를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았어요. 그래서 저의 배경도 경력 위주로 서술하고 면접에서도 실제로 맡았던 업무와 문제해결방식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나의 성장 과정이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아요. 경력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시기별 성장 배경, 가족이나 주변인과의 관계 등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도 그만큼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아요. 




대학원 


시절 교수님께서 제 영문 자기소개서를 검토해 주셨을 때에도 평가가 극명히 달랐어요. 한국 교수님께서는 저의 이력서가 지나치게 과시적이라며, 조금 더 겸손한 표현을 쓰라고 하셨어요. 저의 경력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그리 대단하지는 않기도 했고, 제가 쓴 만큼 자랑할 만하지는 못하는 정도이니 그에 맞춰서 작성하라고 하셨죠.


미국으로 유학 온 뒤, 미국 교수님께서 하주시는 말씀은 정반대였어요. 자신의 경력에 대해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고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라고 하셨거든요. 진취적인 단어들로 나를 포장해도 된다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여 주셨어요. 




시험이나 입사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채점관이나 면접관의 성향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거예요.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접근 방법을 찾고, 그에 맞춰서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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