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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19. 2023

“네가 상처받을 필요 없다니까?”

나의 감정을 묵살해버리는 상대에게

처음 만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나와 말이 잘 통해서 대화가 끊이질 않는 사람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


그렇게 시작은 행복하게 연인이나 친구가 됐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대의 말이 듣기 힘들어지는 순간도 생기죠.


저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각부터 감정까지 너무나도 다른 남편을 만나 속 터지는 나날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고민 끝에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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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 "나는 너의 이러이런 행동이 이러이렇게 느껴 저서 상처받았어"

청자 "나는 저러저런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야. 네가 상처받을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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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대화에서 나는 상처받았다는 말에 대한 위로와 공감을 원했했을 뿐이겠죠. 그런데 나에게 위로와 공감을 해주면 상대가 나에게 상처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니까 급하게 변명부터 나왔을 거예요. 상대는 자신의 의도가 왜곡될까 봐 무의식적으로 먼저 자신을 설명하게 돼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탓하는 말을 들을 때

자신이 피해를 준 건 아닌데 상대가 피해를 받았다고 느낄 때

자신이 미안해할 일도 아닌데 사과와 위로를 요구할 때


이럴 때가 나의 말이 듣기 힘들어지는 순간일 거예요... 나와 상관없는 사람의 이야기면 순수하게 들어줄 수 있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상대의 말이 더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어요.


나의 사소한 불만이 연인의 부족함을 드러내 공격당한다고,

내 상황이 힘들다는 말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는 자신의 무능력을 지적한다고,

내가 한 타인에 대한 칭찬 한마디가 비교나 강요로 느껴질 수도 있어요.





어쩌면... 내가 상처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상대가 나에게 상처주려 한 게 아니었다는 것도 사실일 거예요. 


그렇다면 상대의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할까요? 상처받은 나를 탓하며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상대의 뻔뻔한 태도 때문에 더 상처로 돌아온다면, 상대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나의 진심을 스스로 헤아려 보아요.


내가 이 대화에서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는지, 

나는 상대에게 어떤 대답을 들어야 위로 받았다고 느껴질지...




나는 지금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처받았다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해주세요. 


상처받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무작정 사과를 요구하거나 공감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일 지도 몰라요. 그렇기에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만 인정이라도 받는다면 기분이 조금 나아질 수도 있을 거에요.


그리고 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이 무엇이었는지 상대에게 차분하게 설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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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의 의도는 좋은 거였어

이게 왜 내 잘못이 되는지 이해가 안가

네가 상처받을 필요 없어

상처받은 네가 잘못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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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상처받은 마음은 잘 알겠어

-> 네가 상처를 받았더니 나도 마음이 아파

-> 나는 네가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어

->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너에게 괜찮았으면 좋겠지만 네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겠어

-> 다른 사람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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