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악성 민원인이 찾아왔을 때
악성 민원으로 인해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아요. 저도 미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느껴져요. 공공기관에서 일하면 모든 시민들에게 열려있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무실을 방문하고, 그 수만큼의 사연이 있죠.
규정을 지키며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민원인 개개인이 원하는 방법에 맞춰서 모두 도와드릴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당연히 직원의 잘못도 아닌데 막무가내로 상대에게 화풀이를 당해야 한다면 참 힘들 거예요. 우리 사회에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보호막이 있으면 참 좋겠지요. 또는 모든 사람들이 예의를 지켜준다면,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상대를 존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런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스스로의 가치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대학교에서 일했을 때 한 학생에게 들은 말이 있어요.
“제가 낸 등록금으로 월급 받으시는 거잖아요~!!!”
“그것도 못 해주세요? 대체 줄 아는 게 뭐예요?”
“대학 나오신 거 맞아요? 어디 대학 나오셨는데요?”
제가 법원에서 일했을 때 한 피고인에게 들은 말이 있어요.
“내가 낸 세금이 니 월급 주는 거잖아~!!!”
“그것도 못 해줘? 그럼 네가 여기서 하는 일이 뭐야?”
“내가 왜 너한테 돈을 줘야 돼!!!”
어느 나라에서건, 국적도 인종도 연령도 상관 없이... 와, 진짜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하는 경이로움까지 느껴져요. ㅎㅎ 아마 내가 금액을 지불한 만큼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고, 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사람이 저라고 믿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하는 거겠죠.
그리고 그 사람이 내뿜는 부정적인 영향력에 잠식되어, 화가 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서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감정 모두 타당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여기까지 나의 감정을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이 감정들도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악성 민원인이 화를 내는 순간, 내가 원하는 상황은 무엇이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요. 물론,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가장 좋았겠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하고 싶을지,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 고민해 봅시다.
민원인이 소리를 지를 때, 이성을 잃고 악성 민원인에게 맞대응 해서 더 큰 싸움을 만들고 싶은지
민원인이 불친절하다고 똑같이 퉁명스럽게 안내를 해서 기분 나쁜 티를 내고 싶은지
그 상황을 아예 무시해버리고 없었던 일처럼 여기고 싶은지
아니면 민원인이 어떤 태도를 보이던, 우아하고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며 나의 품위를 지키고 싶은지
민원인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주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해 보아요.
민원인께서 내신 세금은 국민으로서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신 것이고,
저는 저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며, 나도 국민으로서 세금을 낸다는 사실을 기억해요.
우리 모두 성실한 납세자이자 훌륭한 국민 입니다.
분노로 가득 찬 우리 사회에서 그 원인을 찾아가 봅시다. 우리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는지는 정부의 몫이에요.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 간다면 그것은 정부가 세금 운용을 잘못한 탓이지 일개 직원에게 화풀이 해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국민연금이 고갈될 정도면 국민연금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지, 노인에게 분노할 수는 없어요.
출산율 저조하다면 아이를 낳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지, 가임기 여성 지도를 만들 일은 아닙니다.
줄어드는 납세자 수와 출산율 등을 고려하여 잘 투자하고 운용하는 것까지가 정부의 책임이니까요.
우리가 할 일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정당한 투표권을 행사해서 바른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까지 입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문제를 공론화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거예요.
딱,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상대의 영향력이 스스로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내야 합니다. 내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악성 민원이 계속된다면, 그 다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노동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등등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나 스스로 찾아가야 합니다. 그 어느 누구도 나의 권리를 박탈할 자격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직장도 나의 존엄성을 훼손 당하면서까지 해야만 하는 일은 없습니다.
나와 직업을 분리해서 생각해 보세요. 나의 일을 부정하는 타인의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의 의견일 뿐이에요. 중요한 것은 내가 나 스스로를 어떻게 보는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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