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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15. 2024

잘 되면 팀장 덕, 안 되면 사원 탓?

이걸요? 제가요? 왜요?

이건 엊그제까지 쒸익쒸익 거리다가 쓰는 글. 인스타그램에서 본 한 영상이 나에게 불을 지폈다...!


영어 댓글 https://www.instagram.com/reel/C6v1f6cLikO/?utm_source=ig_web_copy_link

한국어 댓글 https://www.instagram.com/reel/C_LXjwQgLnO/?utm_source=ig_web_copy_link

(위 영상은 실제회의가 아니라 리액션 비디오를 찍어서 반응을 올린 것)




어느 회사의 화상회의 중, 매니저가 한 직원(베로니카)을 콕 찝어서 리포트 냈냐고 물어봤고, 베로니카는 지난주에 팀 리드(제이미)에게 냈는데 못 받았냐고 질문하자, (진짜 1초도 안 돼서) 매니저가 회의를 급하게 마무리하려는 상황에서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내용이다.


베로니카는 단체회의 중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콕 찝어 언급했으면서 제이미와는 따로 얘기하려 하는지 의문을 제시했고, 매니저는 이 문제는 따로 얘기하자고 반복적으로 대답한다.


베로니카는 따로 얘기하는 건 좋다, 그렇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지적사항은 애초에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단체회의 중에 다른 모든 사람 앞에서 지적할 거면 처음부터 끝까지 단체회의에서 다뤄주길 바란다고 코멘트하며 끝난다.




사람들의 반응이 첨예하게 갈린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나는 당연히 저 매니저가 팀원들이 전부 보는 앞에서 치사하게 한 명 콕 찝어서 공격하는 거라 느껴졌다. 수동공격적으로.


네가 제출해야 하는 리포트 업데이트 해줄래?^^ 아직 못 받았거든?^^


이란 말은 너는 네가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무능력한 직원이라는 메시지로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으니까! 그것도 회의 중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꺼낼 게 뭐람? 망신 주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다분하지 않은가?


그런데... 베로니카가 급발진했다는 반응도 있어서 충격이었다. 어디 상사한테 맞다이? 무지성 들이박기? 분위기 곱창냄??? 그리고 심지어 상사를 변호한다. 진짜 못 받았으니까 물어볼 수도 있지, 뭐 별 것도 아닌 걸로, 충분히 일적으로 할 법한 이야기라고...???




저 매니저가 베로니카의 답변을 듣고 그에 대한 인정을 했으면 이 대화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지난주에 제이미에게 제출했는데 아직 못 받으셨나요?"

"그 이야기는 따로 합시다."

라고 바로 묵살시키는 것보다,


"아직 못 받았어요. 제이미에게 요청할게요. 고마워요."

"그렇군요. 급한 안건이라 얼굴 본 김에 물어봤어요. 수고했어요."

이렇게 대답이라도 한마디 해줬으면 베로니카가 그렇게까지 반응했을까.


그 둘 사이에 얼마나 많은 히스토리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진짜 오죽하면 둘 다 아주 작정을 하고 달려들겠나... 이 짧은 대화 하나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매니저라면! 상급자라면! 그래서 책임도 더 많고 월급이라도 더 받고 하면!! 부하 직원 다루는 것도 본인 일 아닌가...


리더십, 그 한 치가 아쉽다.








그렇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아마 내가 베로니카 입장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바로 며칠 전, 팀장이 우리 팀과 다른 팀을 CC 해서 (이게 제일 열받음 다른 팀은 왜 CC 함?ㅡㅡ) 전주에 내가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 대해 지적했는데, 나도 참지 않고 '모두에게 답장하기'로 보내버렸다.


화나는 건 난 아직 두 달도 안 된 신입이라는 거.


그런 내가 혼자서 실무를 떠맡고 있는 것도 어이가 없는 와중에,

(실무자 1명은 출장이 많고, 1명은 9개월 전부터 예정된 장기휴가를 떠남)

거의 200명 가까운 고객/협력사/고객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도 바빠 죽겠는데,

타 부서에서 본인에게 다이렉트로 문의가 들어온 단 한 명을 위해 팀원을 부릴 수 있다 치자,

그것도 이미 여러 번 시도했고 여러 군데 시도했고 거절의사를 들었음에도,

뭐 자기가 하는 거 아니니까 또 시킬 수 있다 쳐도!




그러면 적.어.도.


네가 쓴 이메일 이렇게 저렇게 읽히더라. "블라블라 어쩌고 저쩌고 별로라는 내용"과 "이러쿵 저러쿵 자기가 보기에 더 좋아 보이는 말"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 ^^~~


이따위 말을 이메일로 다른 팀 CC까지 해서 보내면 안 되지~~~?

그럴 거면 지난주에 그 이메일 보냈을 때 말하던가~~~???


게다가 나는 그 전주 팀장님이 빤스런해서 사무실에 나 혼자 PT까지 하고, 포스터도 만들고, 온갖 잡일에, 고객 응대에, 전화 상담까지 다 했는데????? 지금 뭐 하자는 시츄에이션?




나는 사실 그 메일을 받았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진짜 별생각 없이 모두에게 답장하기로


결과적으로 이러 이런 상황에 이러 이런 비용이 추가되는 것 확인 부탁드립니다.


"예전 이메일 복붙"


제가 쓴 이메일은 위와 같은데,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이러쿵 저러쿵 자기가 보기에 더 좋아 보이는 말"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이 부족했다면 팀장님께서 초안을 적어주시면 그대로 보내겠습니다.


라고 답장함. ㅋㅋㅋㅋㅋ 정말 순수한 의도로 보냈는데...


팀장님은 바로 그 이메일에 초안을 직접 적어서 답장하심 ㅋㅋㅋㅋㅋ 나는 개인적으로 팀장님 이메일이 더 무성의하고 상대측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주 이기적이게 느껴졌지만 ^^ 개인감정이 들어있을 수도 있으니 넘어가고.




아니 근데 진짜 이거 곱씹을수록 너무 화나잖아????? 그리고 거기다 대고 팀장님한테 니가 직접 써보던가 하는 내 이메일도 너무 어이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후회는 안 남는다. 안 그랬으면 밤에 열받아서 못 잘 뻔했지 뭐야.


아니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팀장님께서 우리 팀원들 위해서 쉴드 쳐주시거나, 실작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으면 이렇게까지 안 하지. 최소한 팀장님께서 기분 나빠도 맞는 말만 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또 그냥 들을 텐데 뭐 그런 것도 아니잖아?


너무 부당하잖아 그냥 넘어가기엔 ㅋㅋㅋㅋㅋㅋㅋㅋ







<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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