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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15. 2024

공기업, 영리냐 봉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법인 운영 공기업의 비애

이전 글들에서 팀장님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지만, 사실 팀장님이라는 사람 자체가 나쁜 분이라거나 무능력한 분은 절대 아니다. 다만 부서 조직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하는지의 여부와는 전혀 다른 문제일 뿐.


아마 모든 직장인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나와 맞지 않는 곳에 소속되어 있으면 맡은 일마다 어렵고 만나는 사람마다 괴롭다.




우리 회사는 직원은 모두 주 공무원이고 법인이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회사 전체로 보자면 크게


해외사업부

국내사업부

지역사업부


로 나뉘어 있고, 각 사업부에서 독립적이고도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만히 보니까, 이 공기업이라는 위치가 참 애매하다. 아예 공무원이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 직위로 보면 되는데. 사실상 공기업, 특히 법인 운영 공기업은 사기업이랑 국가기관이 혼합되어 거의 정반대 개념인 이윤 추구와 공익 추구 기능을 수행하려니, 모순적인 상황이 많이 생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팀장님인 것 같다.


해외사업부.

회사의 캐시카우.


해외 투자자, 해외 협력사, 해외 고객님들을 위해 일하는

어떻게 보면 그냥 장사꾼이다.


그래도 해외사업부에서 돈 많이 벌어서 회사 먹여 살리고, 규모도 키우고, 건물도 올리고 그랬다고 한다.




외국인 출신인 나한테는 딱이다.

생긴 거부터 아시안이라 일도 빨리빨리,

척하면 척 알아들어서 뭐 부탁하기도 좋고,

사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이민문제에 빠삭하니까.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나는 안다.

해당 지역 출신인 사람과는 다르게 직감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여기에는 양면이 있다.


내가 한국에서 한국 외 외국 국적 VIP들 상대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해외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외국 국적 고객들 상대하면서 느끼는 감정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간격이 상당히 크다.


한국인으로서 외국인들이 특권을 누리고 한국인들은 그에 반해 빡빡하게 관리되는 상황을 목격했을 때

내 안의 한국인의 피가 솟구친다. 당연하다.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 사는 외국인으로서 성공적으로 사업하는 또 다른 외국인을 보면

그 성공을 응원하고 외국인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나서주는 것 같아 뿌듯하지

미국인들이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가 침해당하고 박탈당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이자스민이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을 때의 반응이 갈린 것처럼 말이다. 이주민들의 권익과 외국인 생활 지원을 위해 활동해 왔고, 가정 폭력 방지 대책 위원장 직을 맡아, 당연히 좋은 일임에 마땅한데. 지극히 한국인적인 정서와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족 관계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국인과 이주민의 갈등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 것처럼. (순전히 내 생각)




우리 팀장님도 그런 것 같다.


이 지역 출신에 평생을 여기서 살았으면 당연히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을 것이다.

해외 고객보다 지역 사회의 공익이 먼저라고 믿을 수도 있겠다.

자신이 한 일이 무조건적으로 옳은 일이고 정의로운 일이라고 굳게 믿을 수도 있겠다.


팀장님이 해외사업부가 아닌 국내나 지역부에 계셨더라면 영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필 이 부서에 오셔서...

하려는 모든 일들에 태클을 당하고

상사와 부하직원과도 갈등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본인에게도 불평불만뿐인 직장생활을 하고 계신 것이다.




내가 입사하자마자 부서 개편이 있었다.


이전에는 우리 팀이 독립 부서로 팀장님도 부장급이었는데, 선임부장님 산하 부서로 조정되었다. 그러니까 과장급으로 강등되는, 팀장님에게는 약간은 굴욕적일 수도 있는 인사이동. 그러나 직급은 부장으로 유지된다.


그러자 팀장님은 인사과에 본부장님을 고발한 것 같다. 사무실에서 화상미팅도 하시는데 하필 내 사무실 바로 옆이라 다 들림 ㅠㅠ




이 공기업이라는 게... 애매하고도 애매하다. 결국에는 돈이 필요한 사업이 아닌가.

돈이면 돈, 차라리 속물처럼 돈돈돈 거리며 돈을 벌기 위한 회사라면 나았을까?

봉사면 봉사, 다 퍼주고도 더 퍼주는 사회복지나 비영리단체였으면 나았을까?


그 사이 어딘가...

어차피 내나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인데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내가 사무실 벽에 걸어둔 장식. 원래 샤워커튼인데 우리집 샤워에 길이가 안맞아서 사무실에 가져왔다. ㅋㅋ


가바 (스트레스 줄여주는 영양제) 친구가 강추해서 먹고 있는 중인데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맨날 몰아쳐서 효가가 있는지 모르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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