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한 생활, 절제된 태도
우리가 지냈던 임시 숙소의 정원
펜스 대신 담장 따라 울타리 나무랑
크게 그늘 지어주는 사과나무
그 아래 벤치까지 ☺
정원을 바라보는 작은 테이블에 앉아
솔솔 불어오는 바람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 맡으며
커피 한 잔 하면
캬 그 여유!
하지만 저 넓은 정원에
잔디랑 생울타리, 나무를 관리하려면
얼마나 많은 고생이 필요할까 ㅠㅠ
남편 회사에서 매칭해 준 임시 숙소
주인 아저씨 집은 은퇴 후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시는
내가 상상했던 미니멀 라이프의 모습과 꼭 맞았다!
전부 오래된 집이지만 잘 관리돼 있고
고가구들도 세월이 묻어나지만 여전히 깨끗하고 튼튼한
최소한의 물건들이 있지만 필요한 건 다 있는
간소하고 단정한 살림
우리 숙소비에 2주마다 한 번씩
청소 및 수건과 침구류 교체하는 비용이 포함인데
주인 아저씨는 진짜 살림꾼이신지
이불 커버랑 디시타월을 다림질까지 해서 주신다 ㅎㄷㄷ
나는 이불도 분기(?) 별로 겨우 빠는데 ㅜㅜ ㅋㅋㅋㅋㅋㅋ
독일 집의 특이점은
방문마다 열쇠가 있다
심지어 장롱이나 수납장에도 칸마다 열쇠가 ㅋㅋㅋㅋㅋ
정원에 있던 엄청 큰 사과나무
우리가 정원 구경하다가 사과나무 얘기했는데
주인 아저씨께서 사과 잔뜩 따다 문 앞에 두고 가셨다
두 번이나 ㅋㅋ
독일어를 몰라서 눈치코치로 대충
이미 다 익은 과일이라 그냥은 먹지 말고
잼이나 소스나 파이 같은 거 만들어 먹으라고 하셨던 것 같다.
입독 첫날에
시차적응 안 된 남편이 갑자기 한밤중에
저 많은 사과를 다 깎아서 애플소스 만들어 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그때 설탕도 없고 그냥 사과 으깨서 끓인 거라
너무 달지도 않고 아기 이유식 같았다 ㅎㅎ
현관문도 여전히 열쇠를 사용하는 독일
문이 닫히면 바로 잠긴다 ㅠㅠ
어느 날인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다가
열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심장이 철렁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오니
저렇게 놔두고 갔었다 ㅋㅋㅋㅋㅋ
진정한 아날로그 생활의 독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지 ㅎㅎ
차도 없고, 냉장고도 작고...
매일매일이 나를 먹이고 일으키는 데
모든 에너지가 쓰인다
지금, 바로 여기에
강제로 집중하게 만드는
소소한 일상
감사하며 지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