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도시 라이프
우리가 독일에서 처음 지냈던 임시 숙소는
주택이 모여 있는 주거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길 끝에 있는 마지막 집
그 사이에 작은 계단으로 내려가면
우리만의 조그마한 공간이 나온다!
현관문을 열면
머드룸처럼 코트 걸이가 있고
오른쪽 문을 열면 방과 부엌,
왼쪽 문을 열면 화장실로 연결된다.
화장실 창문은
우리 집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해 나 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남편이 출근할 때
현관에서 잘 다녀오라고 한바탕 인사하고
남편이 계단을 올라가면
화장실 창문을 열고 다시 한번 인사하는 게
우리 아침 인사였다.
아련하다 아련해... ㅎㅎ
집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는 기찻길이 있는데
지금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도보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되는데
몇 분 걸리지도 않는데
그냥 다들 저 기찻길로 건넌다 ㅋㅋㅋ
어느 날 발견한 귀여운 발자국
넘나 작고 소듕해...
워낙 작은 도시인 데다 심지어 외곽이라서 그런가
기찻길 건너 바로 목장이 나타난다 ㅎㅎㅎ
큰 말 두 마리
조랑말 두 마리
우리 집에서 가까운 트램을 타려면
나름 지름길로 기찻길을 건너
목장을 가로지르는 길을 지나가는데
네 마리 모두 잘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면서
기분 좋게 걷는다 ㅎㅎ
한 때 독일어를 배우겠다는 열쩡(?)으로
매일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는데,
학원 갔다가 집에 오는 길,
남편 회사가 정류장 근처라
트램 한 정거장 먼저 내려
사무실 근처에서 잠깐 인사하고
집으로 가는 길
말들 모두 잘 있나 눈인사하고
우리 집 바로 앞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데
내가 지나갈 때마다 항상 아무도 없어서
나 혼자 미끄럼틀 그네 트램폴린
차례대로 타고
집으로 간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름 마음 둘 곳, 정 붙일 대상을 찾는
나만의 리추얼이랄까... ㅎㅎㅎ
남편이 일찍 퇴근하는 어느 날엔
그 길을 그대로 같이 걷는데
잔잔한 행복감이 차올랐다.
사소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
또 별일 아닌 걸로 치부하지 않는 남편에게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참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