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쓰는 글이니 만큼 "운동" 하면 생각나는 첫 번째 동작인 스쿼트(squat)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Squat는 영어로 "쭈그리고 앉다"라는 영어 동사이며 가장 기본이 되는 하체운동이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의 3대 운동 중 하나로 알려져 있고 여러 관절과 근육이 동원되는 복합 운동(compound exercise)이자 프리웨이트(free weight exercise) 운동이고 체간(몸통)이 움직이는 닫힌사슬운동(closed chain exercise)입니다.
같은 어려운 말은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나올 한 문장에 하고 싶은 모든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얼핏 보면 그냥 쭈그려 앉는 자세라고 생각하기 쉬운 운동입니다만
스쿼트는 해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딘가에 "앉는다"라는 행위를 할 때는 바닥이나 의자 등 명확하게 몸을 받쳐주는 대상이 있기 때문에 그 방향에 몸의 무게 중심을 싣고 앉습니다. 하지만 스쿼트는 이 무게중심을 앉는 시간 내내 스스로 통제해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평생 해본 적이 없는 일종의 "묘기"입니다.
여기에서 고유감각(propioception)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 고유감각은 "스스로의 위치를 지각하는 능력"으로 "어떤 행동을 할 때 내 몸이 이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눈을 감아도 팔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느끼는 것, 서 있을 때 의식하지 않아도 균형을 잡는 것, 걸을 때 발 위치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앞으로 걸어가 지는 것 모두 고유감각의 기능에 속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고유감각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누워만 있던 아기가 머리를 드는 것도 스스로의 머리를 다루는 고유감각이고, 걸음마를 시작하는 것도 걸음에 대한 고유감각을 발달시키는 과정이며, 네발 자전거에서 두 발 자전거 타는 균형을 익히는 것 또한 고유 감각의 발달에 해당됩니다. 이처럼 처음 해보는 행동은 그 행동에 대한 고유감각의 발달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시 돌아가서, 해당 동작에 대한 고유감각이 몸에 체득되지 않으면 균형을 잡기 위해 필요 이상의 주변 근육이 사용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뻣뻣한 자세가 나오고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거의 모든 스포츠 동작이나 운동이 그렇고 여기에 스쿼트도 예외는 아닙니다. 전신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 자연스럽게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될 리 없으니 엉거주춤한 자세가 될 뿐이지요.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니 너무 조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숙련도가 증가하면서 힘은 빠지고 동작도 자연스러워지게 됩니다. 트레이너나 다른 종목을 가르치는 코치 같은 사람들이 처음 동작을 가르치다가 어느 시점부터 힘을 빼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 과정을 단축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내가 언제 걸음마하느라 고생했냐는 듯 자연스럽게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외발 자전거를 타는 서커스 단원이 다른사람이 보기에는 쉬워보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모든 운동이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결론적으로 스쿼트는 해본 적 없는 어려운 운동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임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쉬워 보이니 쉽게 도전하지만 막상 해보면 잘 안되니 흥미를 잃고 반대로 빠르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습니다. 쉬운 동작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탈 때처럼 해본 적 없는 동작을 배운다 라는 느낌으로 접근해 보시기 바랍니다.
갓난아기는 걸음마를 시작함으로써 비로소 정해진 생활환경을 벗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걷는 과정을 통해 생활환경이 무한히 확장되며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운동의 시작인 스쿼트를 시작하게 된 당신도 이 걸음마를 체득한다면 더 넓고 멋진 운동의 세계에 합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멋진 몸은 덤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