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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Jul 27. 2024

어린이집 방학이 다가온다

슬기롭게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해보자

목요일 오전, 모처럼만에 자유남편이 되었습니다. 와이프는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고 허니와 달콤이는 어린이집에서 즐겁게 물놀이 시간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죠. 황금같은 개인적인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으로 운동을 택했고 그렇게 1시간 가량 런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저만치서 어렴풋이 허니와 달콤이가 선생님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선생님들께선 에어 바운스 주변에서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해주시는 동시에 미끄럼틀 태우기, 물총 싸움 등을 병행하시며 열정을 불태우시는 중이셨습니다. 평소에도 허니와 달콤이를 사랑과 열정으로 지도해주시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훨씬 더 대단했는데요. 그러다 문득 스쳐지나간 사실.


'아. 내일부터 어린이집 방학이지'

그렇습니다. 금요일부터 주말을 포함해서 약 10일간 어린이집 방학인 것이었습니다. 물론 방학이라고 해서 어린이집 문이 꽉 닫혀있는 것은 아닙니다. 맞벌이 가정이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등원이 필요한 경우 '통합보육'이라 해서 연령과 학급에 상관없이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프로그램으로 시설이 운영됩니다. 그러나 허니와 달콤이는 때마침 엄마아빠가 방학을 시작하는 기간이라 통합보육을 경험할 의무도, 이유도 딱히 없죠. 그렇다면 10일동안 우리 가족이 모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첫째. 체력을 기르자


유명한 명언 중에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육아를 하다보면 체력이 모자라 아이들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요. 가령 불규칙적인 수면 패턴 탓에 자정까지 잠을 안자고 보챈다던가, 집에 가긴 싫은데 밖이 너무 더워 이도저도 못하고 떼를 쓰는 아이의 모습을 마주하는 경우가 그것이죠. 그래서 이틀동안 주어진 개인적인 시간에 런닝을 하며 체력을 기르고 나만의 소울 푸드인 뼈해장국을 먹으며 기력을 보충합니다. 실제로 체력이 길러졌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계획했던 바를 실행하고 나면 무엇인가를 해낸 것 같은 묘한 착각 탓인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둘째, 차분하게 주변을 정리정돈한다.


오락가락한 날씨 탓에 집안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소파 밑, 매트 아래 구석구석 묵혀 있는 지저분한 것들을 말끔하게 청소합니다. 물론 또 며칠 사이에 원상복귀 되어 클레이 조각, 장난감에 박혀 있는 콩알만한 장식품들, 로봇 부속품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닐테지만 말이죠. 안 치우는 것보다야 그래도 조금이라도 치우는 것이 실내 보육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방학을 맞이해 읽고 싶었던 책들을 조금이나마 손에 쥐어 봅니다. 에세이, 소설, 교육용 도서 등을 슬쩍 훑어보면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나 갖고 있는 생각들과 조우합니다. 깊이 있는 독서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책의 정보를 살짝 맛보는 재미를 느낍니다. 10일 뒤에 찬찬히 살펴보리라 다짐하며 책을 내려놓고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셋째, 몸과 마음이 살찌는 방학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허니와 달콤이와 함께 방학때 견학해보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폭염주의보, 호우주의보가 시시각각 울려대는 날씨와 아이들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프로그램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았습니다. 한국민속촌 방문, 경기도 박물관 견학, 동네에서 물놀이 등 서서히 여름방학 특화(?) 운영 계획표가 완성되기 시작합니다. 몇 년전만 해도 그냥 2박 3일 리조트를 예약하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였는데 아이들이 조금 커서 그런지 제법 현장체험학습이 가능해졌습니다. 몇년 더 지나면 좀 더 수월하면서 유의미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커집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포기할 것은 포기하자는 주의로 인근 반찬 가게에서 격일 간격으로 반찬을 주문해 먹도록 합니다. 집밥을 삼시세끼 차려주면 가장 좋겠지만 왠지 실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외식보다는 건강하고 효율적이지라는 생각도 살짝 보태서 말이죠.


넷째, 아가들과 최대한 많이 놀아준다.


늘 부족하고 모자란 저를 그래도 아빠인지라 아가들이 다행히도(?) 저랑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소에도 하원 후 저녁먹고 나서 집안, 집밖을 불문하고 몸을 이래저래 써가며 놀아주고 있습니다. 방학이라 엄마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을 테니 체력과 정신이 다하는 순간까지 놀아줘야겠습니다. 몇 번 안가본 놀이동산이 인상이 깊었는지, 최근에는 아빠를 마치 놀이기구 타듯이 자연스럽게 오르락 내리락 하며 가지고(?) 노는 아가들의 모습이 유쾌하면서도 대견합니다. 요즘에 레퍼토리가 뻔해져 아가들이 다소 지루해 하는 것 같으니 고객님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습니다.

방학 전날, 선생님들과 어린이집에서 신나는 물놀이를 하며 하루를 불태운 아가들의 모습에서 긍정의 에너지가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허니와 달콤이가 어린이집을 좋아해줘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는 순간입니다. 어린이집에서의 경험이 유익하고 소중하듯, 10일간의 어린이집 여름방학도 엄마아빠와 재미있고 안전하게 보낼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방학이 끝나면 우리 부부도 좀 쉬고요. 너희만 좋을 순 없지 않겠니? 하하.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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